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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문화 답사

한반도 the Korean Peninsula

 

[국립중앙박물관 선사유적 답사] 신암리 비너스상의 비밀

작성자
기헌
작성일
2025-07-07 00:00
조회
25

  

드디어 만났다. 신암리 비너스상. 지난달 달님과 함께 떠났던 울산 답사에서 우리는 비너스상이 출토되었다던 신암리 서생초등학교에 들렀었다. 나는 그날 그 자리에 가기 직전, 달님께 신암리 비너스상에 대해 처음 들었었다. 당시 그곳은 학교 이전으로 폐교되어 조금 쓸쓸한 분위기를 풍겼었다. 우리는 학교 주변에 비너스상과 관련된 정보가 있을까하여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어떤 것도 발견하지는 못했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가치 있는 유적이 나온 장소에 어떤 흔적도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나는 그저 이곳이 선사시대에 사람들이 오가던 곳이었음을 가만히 상상하고 돌아왔었다. 그런데 이번 답사에 드디어 그 비너스상을 만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나는 비너스상 실물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정말 비너스상이 맞을까? 하는 질문이 먼저 떠올랐다. 생각보다 너무 작았기 때문인데 그 크기가 고작 3.6cm라고 한다. 크기도 크기지만 오스트리아에서 발견된 신석기 비너스상 빌렌도르프처럼 형체가 매끈하거나 뚜렷하게 남아있는 것도 아니었다. 보자마자 비너스상인지 질문이 떠올랐을 만큼 초라한 비너스상이었다. 하지만 관련 학자들은 신암리 비너스상에 대해 다산과 풍요, 순산을 기원하는 주술적, 종교적 상징물에 가깝다고 해석한다. 세계적으로 비너스상이 곳곳에서 발견되는 것을 보면, 흙으로 빚은 여신상이 인류에게 중요한 상징물이었음을 짐작할 수는 있지만, 더 깊은 이해는 학자들의 발표를 따를 뿐이다.

나는 문득 질문이 들었다. 우리는 인류가 가까이했던 오래전 유물들이 어떻게, 왜 만들어졌는지 정말 그 비밀을 알 수 있을까? 어떤 것은 영원히 모를 것이고, 안다고 하는 것도 결국 그것이 맞다는 것조차 신만이 알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비너스상을 유심히 관찰하는 이 공부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가에 있다.

답사를 다니면서, 어떤 공부는 직접 만나고 감각적으로 느껴야만 겨우 알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배운 것 같다. 무엇을 이해하고 싶다면 책을 넘어 더 가깝게, 더 다양한 각도에서 그것을 마주하는게 좋다. 직접 유물을 만나고, 그것에 링크되는 순간에 차오르는 질문이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 생생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하지만 한 번으로 되는 일은 아닐 것이다. 답사를 다니면서 이전에 없던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고, 평소와는 다른 질문이 떠오르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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