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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양 인류학


[이븐 바투타 여행기(6)] 후기 _ 호기심이 이끈다

작성자
기헌
작성일
2025-07-08 17:48
조회
25

  오늘 『이븐 바투타 여행기』 가 마무리되었다.  우리는 두 달 가까이 이븐 바투타를 따라 이슬람 세계를 여행했다. 맨 처음 이슬람이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는 대체로 나쁜 것이었다.  그에 대해 전혀 모르는데도 나는 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한편으로는 언제 , 어떻게 자리 잡았는지도 모르는 나의 고정관념이 얼마나 위험한가 싶은 생각도 들었었다. 하지만 이븐 바투타를 따라 여행하면서 편견보다, 그 세계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다. 궁금함이야 말로 공부의 최고 무기 아닌가! 여전히 내 앎은 미천하지만, 그의 등 뒤에서 색다른 세상을 보았고, 많은 사건들 속에서 그곳에서만 가능한 질문들이 차올랐다는 것은 큰 즐거움이 되었다. 더 알고 싶어서, (그가 걸었던 안달루쓰로  직접 가보고 싶어서) 구글 어스 사이트로 그의 여로를 따라갔다. 궁금함은 나를 이끌었다.

  오선민 선생님은 이븐 바투타의 여행에 대해 ‘호기심’에 대한 키워드로 접근해보아도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더 자세한 말씀을 하셨는데 아쉽게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생각해보면, 궁금증은 우리의 발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 같다.  그런데 이븐 바투타는 알라의 분부대로 봉사를 하기 위해 순례한다고 한 적이 있었다. 지난 후기에도 썼지만 영험한 에너지를 지닌 바라카로서 길을 떠났고, 그가 존경하는 수많은 샤이흐나 성인들처럼 세상 어디에 서 있든, 유익하고 좋은 기운을 전달하는 인간이 되고 싶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호기심과는 좀 거리감이 느껴졌었다.

  세미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문득 봉사를 행하는 그의 입장에서도 호기심이 있어서 안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르는 것을 알고 싶을 때 호기심이 일어나고, 익숙한 이해의 틀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세계가 보일 때, 현실이 예상을 벗어날 때, 현실과 내 생각에 어떤 틈이 생길 때도 호기심이 일어날 것 같다. 오늘 읽은 부분에서 아프리카 말리에서 빵과 고기만 보내는 술탄에게 황당해 했던 이븐 바투타가 떠오른다.  넉 달이 넘게 체류해도 아무것도 보내지 않던 술탄에게 직접 가서 왜 자신을 대접하지 않냐며 직언한다. 그것은 그가 생각하는 상식에 반하는 일이다. 자신처럼 훌륭한 법관에게 술탄의 하사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그가 잘 먹고 잘 지내야 당연히 다른 사람들에게도 좋기 때문이다. 상식적이지 않은 상황은 곳곳에서 그를 기다렸다. 말리에서 어느 집 가정주부는 남자친구와 침대에 누워있고, 남편은 그것을 보고도 쏘쿨이다. 그 광경을 목격한 이븐 바투타는 쿨한 그 남편에게 한소리하고 그와 다시는 만나지 않는다. 호기심이라는 주제로 생각해보니 그가 ‘특이’하다고 표현했던 다양한 상황들이 떠오른다. 좀 권위적이고 꼰대 같아 보이는 상황도 많다. 하지만 그가 권세를 누리는 일을 좋아했다면 그 정도로 오랜 기간(약 30년)을 이방인으로 사는 삶을 선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궁금증은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던 상식 밖으로 나를 안내한다. 그렇다면 낯선 세상에서 차오르는 질문들이 이븐 바투타를 쓰게 하고, 걷게 하고, 봉사하도록 만들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내 상식에 갇힌 나에게, 다른 관점의 세상을 보여준 이븐 바투타의 여행은 그의 책 원제목처럼 선물이 맞았다.

 

탕헤르, 이븐 바투타 박물관

전체 1

  • 2025-07-09 17:25

    오잉 ㅎㅎ 이븐 바투다 박물관이 다른 박물관하고 다르게 생겼습니다
    말로만듣던 이븐 바투타 에 대해서 조금 알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