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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인류학

 

 

[모든 것의 새벽 (6)]다양하게 복잡하게, 그러나 함께

작성자
윤정임
작성일
2025-07-09 11:50
조회
28

다양하게 복잡하게, 그러나 함께

 

상상의 공동체

저자는 도시가 상상 속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오선민 선생님은 국가도 민족도 공동체도 두 사람만 있어도 심지어 나조차도 상상된 것이라 했다. 상상의 공동체저자인 베네딕트 앤더슨는 민족을 만드는 3개의 장치를 말한다. ‘이 땅이 우리 거다. 우리는 같은 피를 나누었다. 우리는 같은 언어를 쓴다.’ 근대는 이 세 가지를 공유하는 하나의 공동체만을 강요 했다. 현재의 우리는 상상으로 만든 것을 실체가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국가가 있고 한민족이 있다고.

 

규모의 문제

9장에서 저자는 150명이 넘으면 갈등이 생기고 권력이 필요하게 된다는 진화 심리학자 로빈 던바의 패러다임에 문제를 제기한다. 규모가 커진다고 국가나 왕의 출현이 당연한 것은 아니다. 규모가 커도 권력이 생기지 않았던 계획도시를 예로 들어 보인다.

우크라이나에서 발견된 메가 유적: 수 천 명에서 만 명이 넘게 살기도 한 이 유적지의 마을은 두 줄의 커다란 타원 모양을 하는데 중심이 비어 있다. 여기에는 여덟 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 전쟁이나 사회적 특권층이 발생했다는 증거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잉여를 관리하는 듯 안하는 듯이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다.

메소포타미아의 고대 도시(우르): BC 3000~2000년대 초반까지 군주제의 명확한 증거는 없다. 자유 시민이 도시의 기획에 의무적으로 참여하게 만드는 제도인 코르베는 지배자도 예외 없이 참여해야 했다. 우크라이나의 메가 유적과는 반대로 지구라트라는 중심은 있는데 바깥의 경계가 불분명하다. 중심이 있어도 모든 것을 관리하는 것은 아니었고 중심이 여러 개로 균등하게 분포되어 있다.

중국의 타오스 유적 : 왕과 권력이 출현했지만 사람들이 폭력으로 엎어버린다. 궁전이 파괴된 뒤에 홉스가 말하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상태로 전락하지 않고 각자의 생활을 이어갔다. 저자는 그들이 더 평등한 지역 자치 시스템에 따라 살았을 것으로 추정한다.

 

원의 민주성

모든 관계는 상상의 공동체이다. 실질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관계를 원하고 어떤 공동체를 상상하는가? 라고 선생님이 질문을 던졌다. 저자는 스승인 마르셀 모스 의 증여론 모델을 가져와서 원탁의 기사 모델을 제시한다고 한다. 원은 중심이 없다. 원 모양이 가진 민주성이라는 것은 중심을 계속 더는 작동 방식이다. 원일 수 있으려면 계속해서 물건을 돌려야 한다. 메가 유적과 같은 원형으로 배열된 바스크 마을의 공동체에서는 누구나 왼쪽 이웃과 오른쪽이 이웃이 있다. 누구도 첫째가 아니고, 누구도 마지막이 아니다.” 이들 공동체에서 우리는 힌트를 얻는다.

 

균일성, 다양성, 복잡성

우크라이나 메가 유적의 삶의 방식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중심 없이 힘의 위계 없이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매우 복잡한 전략이 필요하다. 마을 외형상의 균일성은 정착지 전체의 개념적 틀을 공유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서로의 다양한 차이를 존중하면서도 함께 한다는 공동체 의식을 공유하는 것은 매우 복잡한 전략이 필요하다. 불평등의 문제는 잉여의 문제가 아니라 전략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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