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데스콜라 『자연과 문화의 저편』] 1장 연속성의 구성 15번째
거북이 잉글리쉬 (매주 월요일 오후 7시 30분 ~ 9시 30분)의 번역입니다. 오선민 선생님, 이종은 선생님, 조재영 선생님, 최경미 선생님, 최옥현 선생님, 윤연주가 함께 번역했습니다.
□ 책의 목차
Ⅰ. 눈속임하는 자연
1. 연속성의 구성
2. 야생과 가축화된 자
유목의 공간들 /정원과 숲/ 초원과 논/설비와 숲/목동들과 사냥꾼들/로마의 풍경, 허시니아의 숲, 낭만적 자연
3. 대분할
풍경의 자율성 / 퓌시스의 자율성 /창조의 자율성/자연의 자율성/ 문화의 자율성/이원론의 자율성 /세계의 자율성
Ⅱ. 경험의 구조
4. 연습의 스키마
구조와 관계 / 익숙한 것을 이해하기 / 스키마티즘 /차이화, 안정화, 유추
5. 자기와의 관계와 타인과의 관계
식별의 양식과 관계의 양식 /타자는 나
그러나 어떠한 변화든 견뎌내고, 인식하지 못하는 채로 그들을 균일한 그룹으로 나누면서 그들을 구분하는 존재들의 한 가지 특징이 있다. 루와이를 부여받은 각 부류의 인격들은 시력의 특별한 특징으로 인해 세상을 그 자체의 특정한 방식으로 인식한다고 믿어진다. 예를 들면, 취옹족이 숲에서 어떤 정령이 야생 돼지들을 잡기 위해 설치한 함정에 빠지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 그러나 그의 눈은 정령의 ‘차가운’ 눈들과 다르게 ‘뜨겁고’, 그는 그의 신체가 추락의 고통스런 결과를 느끼는 정도를 제외하고, 그에게 일어날 일들을 인지하지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상은 양방향으로 이루어지기에 인간들이 특별히 불리하지 않다. 칸나canna 한 종을 먹는 것으로 알려진 정령 한 종은 이 식물을 고구마로 본다. 그리고 취옹족들이 칸나들 자르면 이 정령들은 고구마를 뿌리째 뽑고 있는 고슴도치만 본다. 유사하게 개가 집 아래에서 찾은 배설물들을 먹을 때, 그것은 바나나를 게걸스럽게 먹는다고 확신한다. 반면에 코끼리는 서로를 인간으로 간주한다. 각각의 종의 시력 형태는 개별적인 변형에 영향을 받지 않는 루와이의 특성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호랑이의 옷(가죽)을 채택한 취옹은 세상을 계속 인간의 눈으로 보게 될 것이다. 아메리카 인디언들 중에서 인식의 문제는 존재들의 정체성과 세상의 질감은 유동적이며 우발적이고, 외형이라는 유일한 증거에 따라서 현실을 동결하기 위한 어떤 분류에도 저항한다는 점에서 상대주의(relativism)와 명백하게 평행하다. 취옹족은 아마도 이원론자들일 것이나 우리들의 의미와는 매우 다른 방식이다. 심도 있게 인간과 비인간을 구별하기보다는, 가까운 것들과 먼 것들, 한편으로는 같은 전통적 규범과 서식지를 공유함에도 불구하고 이질적인 특성을 가진 인격들의 집합체들과 다른 한편으로는 다른 언어들과 다른 법들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미스테리한 외주부 사이에 구분선을 그린다. 그들의 이원론은 동심원적인 성격을 가져 집에 근접한 불연속성이 완화될수록 경계 너머의 것을 배제하고, 반면에 우리들의 것은 정반대여서 절대적인 구분선을 그리는 만큼 포함되는 게 더 낫다.
취옹인이 자연과 사회가 다른 구획으로 분리되지 않는 세계를 쉽게 수용하는 것은 동남아시아에서는 결코 이례적인 것이 아니다. 말레이시아 자체에서, 민족지학적 자료는 그 반도의 중앙의 바텍 네그루토스Batek Negritos와 셀랑고르Selangor의 맹그로브 숲에 있는 마‘베티섹Ma’ Betisek과 같은 다른 원주민을 대략적으로 유사하게 그린다. 와이져 후안 카림Wazir-Jahan Karim은 후자의 경우“식량 자원으로 동식물의 착취는 인간을 식량으로 착취하는 것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더 동쪽에 위치한 지역, 인도네시아 동부의 살람섬Seram의 누아울루족Nuaulu도 마찬가지이다. 로이 엘렌Roy Ellen은 그들이 동물군을 분류하는 방식에 대한 연구에서, 고대 세계의 ‘존재의 사슬’과 유사한, 더 모든 것을 포괄하는 하나의 우주 질서와 무관한, 즉, 별도의 영역으로 이해하는 누아울루족 분류법을 골라내기는 불가능하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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