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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일리치 Ivan Dominic Illich

공생의 삶을 생각하다

 

[학교 없는 사회] 자율성 회복, 자발적 배움이 일어나는 교육 네트워크 재구축

작성자
보나
작성일
2024-07-18 17:59
조회
143

자율성 회복, 자발적 배움이 일어나는 교육 네트워크 재구축

 

학교화된 사회에서 제도에 의존해 자율성을 잃은 현대인들은 끝없는 생산품의 소비를 통해 스스로를 착취하지만 심리적 무능력에 고통받는다. 학교화된 사회에서 제도는 끝없는 진보가 가능하다는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며 사회적 피라미드를 재생산하는 종교로 기능하고, 인간은 제도의 의도에 따라 자신의 본성과 필요도 인식하지 못하고, 한계를 가늠하지 못한 채 도구로써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우리는 어떻게 자율성을 회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이반 일리치는 학교 없는 사회에서 자발적 배움이 일어나는 교육 네트워크의 재구축을 통해 제도화된 가치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며 성장하는 인간 본성의 회복을 촉구한다. 우리는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막막함 속에서도 자연의 선의와 은총을 발견하고 이에 감사하며 배우고, 이러한 배움을 다시 나누고 공생공락(共生共樂)하며 살아온 에피메테우스적 인류의 후예이기 때문이다.

가치의 제도화가 초래하는 물리적 오염, 사회적 양극화, 심리적 무능력함을 끊기 위한 자율성의 회복은 자연의 선함을 믿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일리치에 의하면 선사시대 사람들은 자연의 후한 베풂과 신들의 은총, 부족의 본능에 의존해서 이럭저럭 살아갈 수 있었다. 그들에게 배움이란 개인을 신성한 의례에 참여시키는 신화적 방식을 통해 사회적으로 전승되는 지식을 가르쳤지만, 고전기 그리스인들은 합리적 계획과 통제에서 나온 결과에 의존해서 만들어진 제도에 적응한 시민들만을 올바른 인간으로 인정했다. 이때 선사시대 사람들의 배움이란 새로운 문제에 직면했을 때, 개인이 먼저 열린 마음으로 자신의 문제를 밝히면, 그동안 공동체가 쌓아온 지식을 공유하며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과정에서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대응 방식을 익히며 함께 성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배움은 결코 합리적 계획에 의해 촉발되지 않는다. 또한 미리 정해진 정답도, 목적도 없이 함께 성장하는 배움의 장에서는 지식의 우열을 가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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