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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아니아 Oceania

 

[마나 모아나 답사기] 바닷길의 안내자

작성자
유나
작성일
2025-05-27 23:35
조회
41

2025.5.27/마나 모아나 답사기/손유나

 

바닷길의 안내자

 

귀신들의 세계에서 안전하게 길을 가는 방법은 무엇일까? 아마도 자신도 귀신으로 위장한 채 조용히 목적지까지 가는 방법이 가장 안전할 것이다. 오세아니아는 수천 개의 섬이 흩어져있는 지역으로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카누를 타고 바다를 누볐다. 오세아니아인들은 파도와 해류를 익히고, 태양과 별의 위치로 방향을 가늠하며 섬에서 섬으로 이동했고, 그들에게 바다는 일상적으로 접하고 익히 알고 있는 친숙한 공간이었을 것만 같다.

하지만 카누의 뱃머리 조각, 도가이전시품은 카누에 몸을 실은 항해자들이 바다에서 느꼈을 긴장감을 전달한다. ‘도가이는 카누의 뱃머리를 장식하는 선수로, 나무로 얼굴을 조각하고, 화식조 깃털을 이용하여 주변을 풍성하게 설치했다. 정전기가 잔뜩 오른 머리카락처럼 사방으로 뻗친 풍성한 털은 야생적이었다. 더욱이 검은 얼굴과 대비되는 하얀 눈, 그것도 넓은 흰자에 찍힌 작은 동공의 검은 눈은 한눈에도 비범한 기운을 내뿜고 있어 나를 화들짝 놀라게 했다. 이 도가이는 토러스 해협 사이바이섬의 어부들이 거북이나 듀공을 사냥하러 나갈 때 길잡이 역할을 하는 여성 정령이었다고 한다. 길 안내를 하다 때로는 변신술로 장난을 쳤다는 설명이 곁들어져 있었다. 이 장식을 한 방에 두고서는 절대 잠을 자고 싶지 않은 기운을 지닌 정령의 안내를 받아 항해했다는 사실에 놀랐으나, 다시 생각해 보면 상당히 현명하고 안전한 방법이라고 생각되었다. 마녀들의 세계에서는 같은 마녀의 일부가 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오세아니아의 원주민이 바다를 삶의 일부로 여겼다는 말은 그들은 바다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을 듯한 착각하게 한다. 하지만 본디 바다란 변화무쌍한 곳이다. 오세아니아는 비교적 규칙적인 바람이 불어오는 해역이지만 바다란 기본적으로 한순간에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는 위험한 장소임은 틀림없다. 서태평양의 항해자들이란 책에서 브로니슬라브  말리노프스키가 말하긴, 이들에게 바다는 요요바라는 마녀가 힘을 부르는 공간이었다. 그래서 항해자가 익혀야 하는 중요한 기술 중 하나에는 마녀의 주술에 대항하는 보호 주술을 익히는 일도 포함되어 있다. 게다가 위험한 바다를 건너는 길에 같은 마녀의 힘을 등에 업고 바다로 나간다면 안심할 수 있다. 만일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는 수호 정령이 잠시 장난을 치는 것이라 여기며 불안을 달랬을 것이다.

 

 

전체 2

  • 2025-05-28 08:38

    브로니슬라브 말리노프스키. ^^


    • 2025-06-01 00:17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