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인류학
[세계 끝의 버섯](3) 19장 일상적인 자산
19장 일상적인 자산
윈난성의 사유화와 다양한 병렬 현상
애나 칭은 우리가 자산을 모을 때 공유지를 무시하지만, 때때로 인간이 세운 계획과 상관없이 공동의 얽힘을 가능하게 하는 잠재적인 협력자들을 위한 장소가 발견된다고 말한다. 중국의 윈난성은 이런 문제를 생각하기에 좋은 장소인데, 공산주의적 실험 후에 엘리트 계층이 사유재산을 만드는 일에 열기를 보이며 구제 축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윈난성의 사유화는 자산을 성립시키는 관계의 변화가 갑자기 일어났고 사유화와 사람들이 사물과 관계 맺는 다양한 방식 사이에 병렬 현상을 보이기 때문에 누구의 숲이고 누구의 무역인지 구분하기가 어렵고 불확정적이다.
60년 동안 윈난성의 숲은 공산주의 혁명 이전 시기의 토지 사용권 관계를 부활시킨다든지, 국유림, 집체림(collective forest), 개별 가구가 책임지는 산림으로 나뉘거나 개별 가구 계약으로 나뉘는 등 여러 차례 사용권 합의를 거쳤다. 전문가들은 이런 방식이 소농민 풍경을 합리화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개인 사용권을 보전의 한 가지 형식으로 상상했다. 농민들에게는 숲을 관리하는데 일정한 주도권을 가질 기회이긴 했지만, 그들은 이러한 범주들의 차이점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해 혼란스러워하거나 무시했다. 연구자들은 윈난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민들의 이득을 평등하게 하려고 숲의 구역을 재배치하는 방식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계약의 특권을 활용하는 법을 터득한 농민들의 창의력을 경계하기도 했다. 길들여지지 않는 공간과 다양한 생태계가 존재하는 윈난성의 숲은 사유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역사와 의도가 뒤얽혀 오염된 일종의 시험대였다.
그 결과 윈난성에서는 여러 해 동안 벌목이 금지되었고, 국내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공식 허가를 받은 목재만 벌목할 수 있었다. 개별 가구 계약이 진행된 윈난성의 추슝이족자치주에서는 산에서 송이버섯이 잠재적 자산으로 발견되어 연구자들을 흥분시켰다. 사유화에 대한 이러한 계약 방식이 채집인들의 무모한 자원 파괴와 비능률을 막았으며, 숲에 질서를 세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추슝이족자치주의 숲은 사적 자산을 만드는 산림 개혁 모델을 제공했다. 잠재적 자산으로 발견된 송이버섯 관리 방식 중에 찬사를 받는 방법은 마을 경매다. 경매의 승자는 송이버섯 시즌 동안 마을 주민들이 계약한 숲에 대한 접근권을 받는데, 윈난성의 한 지역에서는 경매를 통해 번 돈이 각 가구에 분배되어 수입의 중요한 일부가 되기도 하였다.
계획된 공개 행사용 숲 VS 계절에 따른 인클로저 모델
송이버섯 공개 행사를 위한 숲도 있다. 어느 경매 승자는 산림감독관들의 부탁으로 숲의 공간을 울타리로 둘러싸고 판자를 갈아 만든 길을 놓아 통과하도록 만들었다. 숲을 방문한 감독관들과 연구자들, 수많은 지역의 관광객은 숲을 건드리지 않고 구경했고, 소농민의 교란이 없었기 때문에 숲의 나무들은 크고 아름답게 자랐으며 두꺼운 산림 퇴적물이 생성되어 있었다. 누구도 버섯을 채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버섯의 모양 또한 깔끔했지만, 부엽토가 너무 풍부했기에 송이버섯이 곧 자취를 감출 것이 예견된다.
공개 행사용 숲 이외의 지역에서는 송이버섯 숲들을 너무 많이 이용하고 남용한다. 숲의 활엽수는 장작으로 사용되어 대규모로 가지치기 되고, 소나무 종에 따라 송홧가루나 잣을 얻으려고 가지가 마구 잘렸다. 염소가 어느 곳에나 있어서 어린 소나무를 포함해 모든 것을 먹어 치우고, 상품으로 팔 수 있는 많은 종의 버섯이 채집되었다. 이 숲은 인간의 필요와 그들이 키우는 동식물이 입을 혜택 둘 다를 위한 바쁜 교차로다.
이러한 숲은 통행과 인클로저 사이의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개인이 접근권을 갖는 인클로저의 모델이다. 이 숲은 송이버섯 시즌 동안 도로와 경계를 이루는 곳에 울타리를 쳐서 불법 침입으로 인한 문제를 방지한다. 이 방식은 계절에 따라 다르게 시행되며 전문가들이 개입하는 공식적인 계획이 아니다. 이러한 모델은 전문가들의 신념으로 기획된 프로그램을 유명무실하게 했으며, 거주민들은 전문가들이 못마땅하게 여기는 방식으로 공유지를 이용했다. 통행은 숲이 개방된 채로 있게 하고, 부엽토가 얇게 쌓이고 영양이 부족한 땅이 되어 송이버섯 생산에 최적의 장소 중 하나로 만들었다. 저자는 통행이 송이버섯을 살리려는 명백한 목적을 가지고, 계약들의 감시망을 피해서 이루어질 때 한해서라고 강조한다. 송이버섯은 일시적이고 존재를 인정받지 못하는 공유지에서 교란을 통해 번성한다.
다양한 가치가 창출될 공유지의 필요
땅속 곰팡이의 자실체인 송이버섯과 곰팡이들이 번성하려면 공유지에서 일어나는 통행이 필수적이다. 숲이 교란되지 않으면 버섯이 하나도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사유재산으로 소유되는 버섯은 인간과 비인간의 교란이 섞여 잠복해 있는 공유지의 가능성을 경험하면서 성장하고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지하 조직의 파생물이다. 버섯의 지하 공유지를 고려하지 않고 버섯을 자산으로 만들어 소유한다는 것은 사유화의 일반적 방식이지만 이는 버섯의 입장에서 잔인무도한 행위다. 송이버섯이 완전한 사유재산이 되려면 자신의 삶의 세계에서 뿌리 뽑힐 뿐 아니라 상품으로 입수되는 과정의 관계에서도 찢겨 나가야 한다. 사유재산이 된 버섯은 얽힘을 지속적이고 끝없이 차단당하며 상품화의 표상이 되기 때문이다.
오늘날 중국은 도시의 기업인들 뿐만 아니라 농부들, 이주민들, 시골의 작은 마을 사장들까지 협력해서 생산된 버섯의 성장과 채집으로 얻어진 공공의 부를 사유화하기 위한 쟁탈전이 치열하다. 이런 사회 풍토에서는 인간 및 비인간 존재들을 모두 자원으로 만들어버리는 소외 기술이 확산되어 인간 존재뿐 아니라 모든 행위와 가치가 자본을 위해 전유된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윈난성 전문가들이 자연 자원 관리를 합리화하려는 관심과 숲 계약을 사안으로 삼는 프로젝트는 숲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부를 전용하기 위한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시골의 작은 마을 사장들은 인간이 염원하는 대상의 모델이 된다. 이를 모델로 삼은 사람들은 자수성가를 꿈꾸지만, 스스로를 삶의 터전에서 뿌리 뽑힌 자율적 자아로 인식한다.
윈난성의 한 작은 마을의 사장들과 채집인들 사이의 관계에서 사유재산이 여전히 공동의 삶의 공간에 의존하는 곳이 있다. 이 마을에는 오리건주 오픈티켓처럼 가격과 등급을 높여서 협상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채집인들은 버섯 가격이 얼마인지 묻지 않고 넘기고 대가로 지불되는 만큼 돈을 받았다. 이는 시골의 가장자리에서 버섯거래와 관련인들 사이에 형성된 오래된 관계와 신뢰를 고려해 구매가 일어난 사례다. 사장들(라오반)과 채집인들은 같은 종족의 구성원이자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관계로 일상의 일부분을 함께하는 지역의 사람들이다. 채집인들은 사장들이 송이버섯으로 부자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개인 재산을 모으는데 그들의 성과를 모방하고자 했다. 그럼에도 이들의 관계는 호혜적인 의무로 연결된 얾힘의 한 형태로 유지되었다. 이때 버섯과 돈은 관계를 다지며 신뢰를 교환하는 행위의 징표로 번역된다. 사장들은 채집인들과 얽혀 있기 때문에 원하는 조건대로 버섯을 구매할 수 있었다. 그들은 버섯이 사유재산으로 전환될 수 있는 더 큰 마을로 버섯을 옮기고, 이때 버섯은 다시 상품으로 변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