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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인류학


 

[나의 순례기 쓰기]글바다 7내 안의 신 = 스피리트

작성자
윤정임
작성일
2025-04-04 18:00
조회
47

내 안의 신 = 스피리트

주제문 : 스피리트들의 세계는 불완전하고, 질서를 깸으로써, 증식을 만든다.

취지 : 내가 살고 있는 세계와 고도의 대칭성을 이루는 스피리트들의 세계의 차이를 알아보고 스피리트들을 찾아본다.

 

반전의 반전

종교 인류학 1학기 수업이 끝났다. 이건가 하면 저거고 저건가 하면 이거고 한 학기 동안 계속 헤매다 끝난 기분이다. 왜 이렇게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거라고 하면 이렇게 고정시키고, 저거라고 하면 저렇게 고정시켜 놓으니 계속 엇박자가 일어난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유일신의 세계에서는 스피리트들의 예측 불가능성을 포획할 수 없다. 어째서 그럴까? 스피리트들의 세계는 어떤 세계인가? 포착 불가능하지만 여전히 뇌 속에서 초월성을 향해 척후 활동을 하고 있는 스피리트의 세계에 대해 알아보자

 

스피리트들의 세계와 유일신의 세계의 차이

유일신의 세계는 대칭성이 깨진 세계이다. 힘의 균형이 깨졌고 유일신이 강력한 척도를 세우고 질서를 유지하는 존재이고, 우리는 거기에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 결과 다종다양한 스피리트들의 차이와 증식은 억압당하게 되고 균질화 되어가면서 활기는 사라진다. 언어로 구성된 이 세계는 추상화되면서 현실에서는 공허가 만들어지고 이것은 오로지 초월자인 유일신만이 메꿀 수 있다. 그래서 이 세계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척도를 열심히 따라가는 것과 신을 믿는 것만 남는다. 유일신의 힘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화폐신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다.

대칭성이 높다라는 의미는, 에너지의 유동체인 스피리트 세계 내부에서 스피리트나 그레이트 스피리트가 자유로운 방향으로 운동이 가능하고, 자유자재로 변형이 일어나, 고정이 불가능한 상태를 말한다.(나카자와 신이치, 신의 발명, 동아시아, 122)

 

스피리트들의 세계를 알아보자. 먼저 스피리트는 에너지의 유동체라고 한다. 가시적인 세계에 물질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물질과 정신의 접점 어딘가에서 기묘한 물질성으로 발생한다. 이것은 양자역학과 비슷한 느낌이다. 양자역학을 이용한 스마트폰, 컴퓨터, MRI 등과 같은 기기들은 이미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고 있지만 양자역학을 제대로 이해한 사람은 없다고 한다. 우리는 다양한 종교와 문화에서 스피리트를 접하고 있지만 그들과 접촉하기는 어렵다. 대칭성이 깨지고 유일신이 지배하는 단일한 척도로 균질화시키는 사고에 익숙해진 우리에게는 스피리트들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볼 수 없고 접촉할 수 없는 존재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이들의 활동 행태를 통해 접근해 보자.

자유로운 방향으로 운동이 가능하고, 변형이 일어나, 고정이 불가능한 것은 어떤 상태인가? 이것은 유일신의 척도, 균질화, 추상성과 정확히 반대의 방향성을 갖는다. 에너지의 유동체이기 때문에 견고한 물질성으로 드러나지 않고 경계가 흐물흐물하여 어떤 것으로든 변화가 가능하고 어디로든 갈 수 있다.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고 어떤 것이든 사라질 수 있다. 이것은 고정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이 스피리트의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유일신의 세계관이 견고하게 자리 잡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내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 이유는 수업받는 족족 고정시키고 실체화 시켰기 때문이다. 스피리트의 세계에서 증식이 일어난다는 얘기를 들으면 증식이 좋은 것으로 실체화시키고, 자본주의에서는 화폐와 상품만이 증식하는 것이니 좋은 것만도 아니다. 스피리트들 세계의 억압으로 유일신이 존재할 수 있다하여 억압은 나쁜 것이라 실체 시켰는데 억압이 없으면 이 세계를 유지할 수 없다고 하니 그러면 나쁜 것이 아닌가? 이러한 치우침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고정시키고 실체화시키는 경향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 맥락에 따라 유동적으로 사고하지 못한다. 하나의 척도라는 좁은 시각으로 세계를 보니 시야 밖에 있는 스피리트의 세계는 보이지 않는다.

 

우글거리는 세계

저차원의 대칭성을 갖는 내방신은 기존의 질서을 깨면서 이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로부터 등장한다. 질서를 깨는 신이라니! 질서정연한 세계에 균열을 일으키는 존재는 어떻게 해서든 억압하려는 것이 유일신이다. 3년 만에 다시 직장에 다니면서 내가 선호하는 사람들과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이 어떤 기준으로 갈라지는지 인식했다. 선호하는 사람들은 유순하고 성실하게 묵묵히 일하고 부드러운 사람들이고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은 불평불만이 많고 이기적이고 자기 욕망에 충실한 사람들이다. 이것은 딱 유일신 세계의 사람과 스피리트 세계의 사람처럼 갈라지는 느낌이다. 특히 관계의 조화를 무시하고 어그러트리는 사람을 멀리한다. 그런데 관계를 중시하고 질서를 중요시하는 것은 유일신도 스피리트들도 같다. 다만 방법이 다를 뿐이다. 유일신은 오로지 단일한 척도를 벗어나는 것을 억압시키는 것으로 질서를 유지하고, 스피리트는 오히려 단일한 척도를 깨고 차이를 만들도록 모든 억압을 해체 시킨다. 그런 차이들이 새로운 것을 생성시키고 소멸시키면서 대칭성을 만들어낸다. 스피리트들의 방법을 배워본다. 유동적인 에너지가 우글거리는 것들이 어떤 것으로 변형이 일어나더라도 모두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것! 이질적인 것들도 이 세계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 냄새나고 혐오스러운 것들을 제거하거나 멀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통합시킬지 고민하는 것! 통합시키지 못하더라도 그 안의 스피리트를 볼 수 있기를!

전체 1

  • 2025-04-04 18:14

    “반전에 반전”, 진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