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인류학
[야생의 사고] (2) 후기_토테미즘, 지평을 넓히는 관계의 기술
토테미즘, 지평을 넓히는 관계의 기술
『야생의 사고』 3~5장은 토테미즘의 기본편 두 번째 시간으로 다음 주 토테미즘의 응용편을 앞두고 전반적으로 토테미즘을 이해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레비–스트로스에 의하면 우리는 신체적 거름망인 움벨트를 통해 세상을 감각할 수 있는 것처럼, 정신적 거름망이 사고체계를 거쳐 생각하고 세상을 인식할 수 있다. 사고는 자연발생적이 아니라 창발하는 우연적 목표와 조건에 따라 구성된 사고체계에 따르기 때문에 편향적이며 주술적이다. 호모사피엔스라면 누구라도 이러한 구조화된 사고체계에 기초한 관점에 따라 세상을 파악한다는 점에서 절대적 옮음과 객관성이란 존재할 수 없다. 레비–스트로스의 야생의 사고는 현대 과학이 주장하는 이러한 객관성과 절대적 옮음에 의의를 제기하는 사고법이다. 그러므로 레비–스트로스는 『야생의 사고』를 통해 만물의 연결성을 고려한 사고체계이자 관계의 기술인 토테미즘에 강세를 부여한다. 토테미즘은 배치 전체의 관계성 안에서 차이를 인식하고, 그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연관성을 찾으며 자연과 문화를 연결하려는 포괄적 사고체계이기 때문이다.
달님은 만물의 연결성을 인식하며 관계의 지평을 넓힌다는 측면에서 토테미즘은 관계의 기술이라고 말한다. 또한 토테미즘은 끊임없이 창발하는 우발적 필요와 우연적 조건에 따라 사고체계가 부분적으로 조정되며 자연과 문화를 연결하려는 능동적 사고체계로, 이때 주어진 조건에 따라 기호를 배열하는 기술이 브리콜라주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인간의 각기 다른 영역에서 창발하는 정보를 계속 연결해 낼 수 있는 인간의 인지유동성에서 기인한다. 토템은 동물, 식물, 광물, 사물 등 특정한 대상의 상징을 기호화하는 것으로, 자연의 개체를 종 차원에서 일반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특정한 자연물을 부족의 토템으로 삼으며 인간 개체에게 그 성격을 부여하는 토테미즘은 자연을 도구로 써서 인간적 삶을 해석하는 인간의 자연화 방식이다. 자연적으로 차이가 있지만 문화적으로 같다고 간주하고, 종적인 차원에서 자연적으로 같지만, 상징적으로 다르게 만들며 집단의 편향된 사고체계에 의한 모순을 조정하려는 토테미즘은 우발적 필요와 우연적 조건을 필연성으로 의미화하는 원주민의 적극적 삶의 태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