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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양 인류학


[블루 머신] 바다, 알로하

작성자
진진
작성일
2025-02-03 17:59
조회
74

 

바다, ‘알로하 aloha’

 

인간은 지구라는 아름다운 초록별에서 살아간다. 우리는 그중에서도 삶의 터전을 육지()에 두고 대부분의 생활을 해나가고 있다. 지구의 2/3가 바다라지만, 살아가면서 바다가 이 지구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거나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블루머신은 바다를 조망의 대상으로 가끔 휴가나 즐기러 가는 곳으로 생각했던 나에게,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거대하고 역동적인 엔진으로 바다가 인간의 삶에 얼마나 오랜 시간 깊이 관여하고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바다는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은 열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전환하는 데에, 그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엔진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에너지의 변환과 흐름에서 지구의 자전, 바다의 유동성, 수온, 염분, 밀도는 이 엔진을 작동시키는 주요 요소들이다. 이 책 ‘1부의 1장 바다의 본질에서는 지구의 에너지 전환의 엔진으로서 바다가 이들의 영향을 받아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보여준다. ‘1부의 2장 바다의 형태에서는 지도에서 마치 고정된 상태로 보이는 바다가, 실은 그것을 담고 있는 지형에 따라 활발히 움직이고 변화하는 역동적이고 복잡한 시스템임을 보여준다.

이 책의 저자 헬렌 체르스키가 설명해주는 에너지 전환 엔진으로서의 바다의 각 요소들의 작용들도 흥미로웠지만, 바다를 탐구하고 탐험하는 방식에서 그것을 대상으로만 삼지 않는 부분이 나는 더욱 인상 깊었다. 책의 곳곳에서 그녀는 하와이의 원주민들이 바다를 대하는 방식과 근대의 우리가 바다를 이용하는 방식을 대조한다. 그리고 그들의 방식으로 바다를 항해한 경험을 들려주기도 하는데, 카누를 타고 원주민들과 함께 직접 노를 저어 빅아일랜드에서 마우이섬으로 건너가는 부분은 무척 감동적이었다. 그녀는 이때 역동적인 바다 속으로 들어가 바다와 하나 되어 바다를 직접 느꼈다. 바다를 직접 경험한 그 항해로부터 그녀가 배운 것은 바다를 대하는 태도였다.

바다를 향유의 대상으로만 여겼던 내게 그녀의 이 경험과 배움, 하와이 원주민들이 바다의 일부가 되어 그 속으로 들어가고자 하는 태도와 의식들은 자연을 대하는 태도를 다시 생각해보게 했다. 나는 사실 바다를 아주 많이 무서워한다. 마치 나를 집어삼킬 것만 같은 두려움에 바닷물이 얼굴에 닿는 것조차 겁내하는데, 그녀가 직접 그들과 함께 카누의 노를 저으며 바다의 파도와 한몸이 되기 위해 애썼을 노력과 경험들이 상상되었다. 바다를 온 신체로(머리와 몸) 대하는 그녀를 떠올려 보며, 그것이 그녀가 바다를 탐구하는 태도를 만들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다에 들어가며 알로하aloha’라고 인사하고, 바다를 오하나ohana’하고 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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