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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양 인류학


[블루 머신] 3장 바다의 해부학 _ 끊임없는 분리와 혼합 그리고 균형

작성자
기헌
작성일
2025-02-10 17:05
조회
60

딱딱한 껍데기 안에서 아주 얇고 작은 치마를 내밀었다 감추었다 하는 듯 보이는 따개비는 붉은바다거북이 등에 찰싹 달라붙어 편리공생을 하며 살아간다. 그는 스스로 먼 바다로 이동하기 어렵지만 거북이 덕분에 다양한 바다를 누빌 수 있다. 이때 그가 거북이와 함께 여행한 바다의 수온과 염분에 대한 정보는 자신의 껍데기에 그대로 기록된다. 그 기록에 따르면 바다는 다양하고 불균일한 특성을 보이는데, 블루 머신의 저자 헬렌 체르스키는 3장 바다의 해부학을 통해 바다가 어째서 그토록 다양한 모습을 보이는지 이유를 추적하고자 한다. 바다는 어디냐에 따라서 분리하고 차이를 보이거나, 혼합하고 균일하게 만드는 패턴을 보여준다. 바다는 끊임없는 차이와 혼합, 변화와 균형 속에서 크고 작은 해부학적 구조를 형성한다고 체르스키는 말한다.

 

분리의 과정에서 살펴보기 중력과 밀도

바다는 대기와 지속적으로 접촉하는 얇고 따뜻한 층 그리고 대기와 분리된 차갑고 두꺼운 층이 존재한다. 해양과학자들은 밀도가 다른 두 층으로 분리된 바다를 설명할 때 성층화라는 표현을 쓴다. 칵테일이 제조될 때 색이 다른 두 액체가 층을 이루는 모습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보통 마주하는 파도는 바다 표층에서만 발생할 것 같지만 분리된 물속 수층 사이에서도 형성될 수 있다. 수면의 것과 비교할 때, 그 파도는 이동속도가 더 느리고 진폭이 훨씬 크다. 해양과학자들은 이를 내부파라고 부른다. 밀도에 의해 구분된 바다에서 표층의 두께, 선박의 속도 및 크기의 조합 등 모든 조건이 딱 맞아 선박 바로 아래쪽에 내부파가 집중되면, 선박은 그 내부파를 끌고 이동해야 한다. 수면에서는 눈에 띄지 않지만 내부파를 끌고 가는 데는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덴마크해협 심해 폭포는 바닥에 뚫린 배수구처럼 작용하는 소규모 함몰 규역이 있어 표층수를 심해로 내려보낸다. 열염분 순환 thermohaline circulation으로 알려진 심해 해류는 열대지방의 따뜻한 물이 해수면을 통해 극지방으로 이동하고, 극지방의 차가운 물이 심해를 통해 극지방에서 멀어지도록 끊임없이 작용한다. 지구 심해 바닷물이 수백 년에 걸쳐 천천히 수평으로 이동한다. 북대서양 심해의 차가운 바닷물은 남극해에 도달한 다음, 남극 대륙을 돌아 인도양과 태평양 바닷물에 섞이며 대양 분지를 순환한 끝에 해수면으로 다시 올라온다. 이 깊고 느린 순환이 전 세계 바다를 하나로 연결한다.

분리된 바다 해수면에는 칼라누스 핀마르키쿠스Calanus Finmarchicus와 같은 요각류oar-feet가 태양에너지를 수확하는 더 작은 유기체를 잡아먹으며 살아간다. 보통 생물은 바닷물보다 밀도가 높아서 가라앉지만 단세포 생물은 너무 작아서 중력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하지만 죽거나, 먹히다 만 유기체 잔해들은 깊은 바다로 가라앉는다. 바다 아래쪽으로만 작용하는 중력에 의해 낯선 해저에 자리 잡은 손님들은 오랜 시간 분해되며 주변 바다의 특성에 영향을 준다가라앉는 현상은 바다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이며, 해양 생물이 지금처럼 분포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하다.(생물학적 펌프)

 

혼합의 과정에서 살펴보기 자전, 육지 장벽

하와이 해령은 대부분 깊이 4,500m 해저에서 솟아오른 칼날 모양의 지형이다. 하와이해령처럼 바다 수심의 절반에 해당하는 높이까지 솟아오른 해령이 조수가 이동하는 경로의 한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으면 대단히 큰 장애물이 된다. 물에 잠긴 하와이 해령 부근과 그 위에서는 바닷물이 좁은 틈으로 밀려들어와 내부파가 생성된다. 내부파는 해령을 넘거나 산맥에 부딪혀 부서지고, 난류와 섞여 열과 소금이 각각 바다 아래와 위로 이동하도록 돕는다. 또는 에너지를 운반하며 깊이 수백킬로미터 심해로 계속 이동할 수 있다. 조수의 움직임으로 일어난 바닷물의 흐름은 하와이해령에서 에너지를 잃고, 여기에서 손실된 에너지는 내부파로 전환된다. 내부파가 해령에 부딪혀 부서지면서 에너지를 잃으면, 이 손실된 에너지는 해령 바로 위 바닷물이 혼합되는 데 쓰인다. 이후 내부파는 지속적으로 이동하면서 에너지를 바닷물 혼합 과정에 공급하거나 바다 바깥쪽으로 전달하고, 마침내 먼 대륙붕에서 부서진 끝에 열로 전환된다. 바다를 혼합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 대부분이 내부파로부터 공급된다. 나머지 에너지는 표층수를 이동시키고 혼합하는 바람과 폭풍, 깊은 바닷물을 위쪽으로 밀어 올리는 섬을 비롯한 해수면 근처 장애물, 해저에 난기류를 일으키는 해류와 해저 사이의 마찰에서 나온다. 혼합 효과는 더 깊은 바다에서 주로 발생하며 성층화가 지나치게 심해지는 것을 방지한다.

바다에는 주요 대양 환류가 5개 존재하며 모두 같은 방식으로 생성된다. 북대서양 환류와 북태평양 환류는 각 대양 분지의 북쪽 지역에서 시계 방향으로 회전한다. 적도 이남 지역인 남태평양, 남대서양, 남인도양 환류는 모두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한다. 마지막 빙하기 이후 일본에서 캘리포니아까지 이동한 다시마는 북태평양 환류에 실려 갔고, 유럽 뱀장어 유생은 사르가소해에서 멕시코 만류를 타고 유럽데 도착했다. 북태평양 환류는 회전하는 데 수년이 소요되며 수심이 수백 미터에 불과하지만, 해수면에서 움직이는 위풍당당한 톱니바퀴로서 적도부터 극지방까지 열을 운반하고 대양 분지들의 수송 연결망을 형성한다. 거대 환류가 생성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지구가 자전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바다가 주변 육지에 제약을 받는다는 것이다. 육지는 바다 흐름을 막는 장벽 이상의 역할을 한다. 수많은 표층 해류는 바람에 떠밀려 움직이고 바람은 육지에 영향을 받으며 분다. 그 결과 방대한 해류open ocean current가 형성된다.

북극 바다의 성층화는 수온이 아닌 염분의 영향이 지배적이다. 그렇지 않다면 차가운 표층이 가라앉은 뒤 그 자리를 차지하는 따뜻한 바닷물은 얼어붙을 만큼 차가워지지 않으므로 해빙이 생성되지 않을 것이다. 얼음 뚜껑에서 훨씬 아래로 내려가면, 대서양과 태평양에 흘러들어온 바닷물이 북극해 분지를 순환하고 다시 대서양으로 흘러간다. 이 가운데 일부는 얼음이 생성되고 남은 바닷물로 지구상에서 밀도가 가장 높아서,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 사이의 거대한 수중 폭포로 쏟아지며 전 세계 바다의 대규모 순환을 주도한다. 비교적 작은 북극해가 전 세계 해양 엔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해빙이 얼어붙는 과정에서 전세계 바다로 흘러가는 차가운 바닷물이 생성된다. 이는 전 세계 심해의 성질과 해양 엔진의 기본적인 작동 방식을 결정한다. 둘째, 하얀 얼음은 햇빛을 우주로 반사하며 북극을 비추는 약한 햇빛이 해수면을 직접 데우지 못하도록 막는다. 햇빛이 북극의 해수면 온도까지 올린다면 더 많은 에너지가 흡수된 끝에 지구온난화가 심화할 것이다. 북극 얼음이 북극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에너지 흐름을 제어한다는 점에서 북극은 지구 에너지 수지의 주요 조절자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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