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인류학
두 손으로 도구를 다듬었던 인류의 지혜를 배우자
[작은 것이 아름답다(4)] 4부 17~18장 핵심 요약 / 나의 손으로 하는 일
기술 인류학 / 작은 것이 아름답다(4) / 24.11.21 /붱붱
4부 17~18장 핵심 요약 / 나의 손으로 하는 일
<17~18장 핵심 요약>
17장 <사회주의>에서는 기업을 세 가지 형태로 나누고, 이상적인 방향을 제안한다. 첫 번째 형태인 ‘국영 기업’은 국유화(공공 재산)를 골조로 하며 국가/국민의 목표를 설정하고, 두 번째 ‘구형 민간 기업’은 사유 재산과 이윤을 추구하고, 마지막 ‘신형 민간 기업’은 사유 재산을 인정하되 이윤 외 다른 목표를 지향한다. 슈마허는 구형 민간 기업은 지극히 ‘이윤’으로만 모든 것이 환원되어 위험하다고 보며, 신형 민간 기업도 이윤이 아닌 다른 목표를 지향한다고는 하지만 사유 재산을 장려하는 그 기본 속성상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결국 국유화를 기본으로 하는 국영 기업의 ‘순기능’이 중요해지는데, 여기에는 ‘계획과 자유의 균형’이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이를 통해서만 사회주의자들은 미래를 확보할 수 있다.
18장 <소유권>에서는 재산권과 기업 규모를 분류하고, 좋은 방향을 제시한다. 슈마허는 재산권이 사유화된다고 해서(사유 재산) 무조건 나쁘다고 보면 안 되며, 불로소득이 아닌 자신의 ‘정당한 노동’으로 얻은 사유 재산은 타당하다고 말한다. 소규모 기업은 그 규모상 이러한 정당한 노동과 그에 따른 사유 재산이 가능한 형태이다. 중규모 기업으로 가면 점점 노동 그 이상의 재산이 생기게 되는데, 여기에서 오는 폐해를 막고자 한다면 사회적 기부나 기여와 같은 방법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대규모 기업은 더이상 사유 재산이라고 이름붙이기도 어려운 구조인데, 이 때문에 대기업은 국영 기업화(국유화)의 필요성이 높아진다고 본다. 다만 이때 사업의 비효율과 정치 부패를 야기하지 않는 법과 제도가 필요하다.
<나의 손으로 하는 일>
나의 손으로 하는 일이란 무엇일까? <작은 것은 아름답다>에서 이는 조정 능력과 정화, 평화를 불러일으키는 종류의 것이라고 한다. 나는 그것이 전문적인 업무를 넘어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만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날이 추워졌다. 내가 있는 2층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졌는데, 내 자리 가까이에 있는 분들과 좀 따땃하게 일하고저 문 근처 보일러를 23~25도로 올리는 일이 출근하자마자 하는 요즘 가장 중요한, 나의 손으로 하는 일이다. 동시에 퇴근할 때는 이를 18도로 내리는 일이 비등하게 중요하다. 함께 따뜻해지고, 대신 전기를 관리하는 이 일이 참 뿌듯하며, 기본적으로 이때 갖는 관계에 대한 생각과 태도가 출퇴근 사이 일하는 시간을 댑혀준다.
일하는 동안에 주력으로 하는 것은 일과 일 사이를 조정하는 일이다. 분명 더이상 끼워넣을 빈자리가 없는 레고블럭 사이에 또 다른 새로운 일이 어떻게든 비집고 욱여 들어온다. 늘상 새롭게 당황스러운 일들의 파도 속에서 정신줄을 붙잡고 일들을 시간대별로 정렬한다. 산처럼 쌓여있는 빨래를 멍하니 볼 때는 정신 나갈 것 같지만, 하나하나 개다보면 어느새 몇 장 남아있는 것처럼, 이 시간에 저 시간에 하나 하나씩 하다보면 일도 정리가 되겠지 믿어본다. 일들을 시간 속에 정렬하는 일, 이게 내가 손으로 하는 또 중요한 일이다.
다음으로는 내 욕망에 부채질하는 일을 내 손으로 하는 일로 적어보고 싶다. 이 부채질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하나는 욕망을 줄인다는 뜻의 부채질이고, 하나는 욕망을 더 불지핀다는 뜻의 부채질이다. 어쩌면 둘은 동시에 일어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책을 디자인하는 일을 하는데, 넓디 넓은 세상, 온오프라인을 가로지르며 잘하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 나도 한다고 하지만 그런 삐까뻔쩍 재치 넘치고 명석한 작업물들을 보고 있노라면 나와 그 사이에 도저히 건널 수 없는 다리가 놓여 있는 듯한 느낌이다. 이때 나의 욕망에 부채질을 잘 해줘야 한다. 나는 나의 속도가 있다, 나의 공부와 위치로 뚜벅뚜벅 잘 하는 수밖에 없다 스스로를 설득하고, 저 삐까뻔쩍한 작업물들을 통해 나도 어떻게 더 빛내볼 수 있을 것인가 자극을 받는다. 또한 나의 디자인은 무엇이 다를 수 있는가를 고민하게도 만든다. 사무실에서 가만히 앉아만 있는 것 같지만, 20cm 안팎의 머리통 하나가 온탕과 냉탕을 뺀질나게(!) 오고가느라 되게 바쁘다.
일단은 지금은 이정도가 내가 손으로 하는 일인 것 같다. 온도를 조정하고, 업무량과 시간을 맞추고, 욕망과 밀당한다. 이를 통해 그나마의 평화를 확보하는 듯하다. 안 될때도 많다.
늦어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