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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말/호시노 미치오] 8장 두 개의 시간, 두 개의 자연(1/3)

작성자
덕후
작성일
2024-11-25 01:22
조회
35

일본어 강독팀(매주 월 오후 4-6)에서 읽은 호시노 미치오의 魔法のことば自然 연재합니다.

아래는 이한정 선생님의 진두지휘 아래 김완수 선생님, 이종호 선생님, 오선민 선생님, 임영희 선생님, 권수현 선생님, 조혜영이 함께 번역했습니다.

 

魔法のことば自然

 

목차

 

서문 / 호시노 나오코(星野直子)

1장 졸업하는 너에게

2장 알래스카에 매료되어

3장 순환하는 계절과 살아가는 사람들

4장 진정한 야생

5장 오로라 아래에서

6장 남동 알래스카와 혹등고래

7장 아무도 없는 숲에서

8장 두 개의 시간, 두 개의 자연

9장 백 년 후의 풍경

10장 인디언들의 기도

 

 




8장 두 개의 시간, 두 개의 자연

 

교토 히가시야마 산기슭의 호넨인에서 개최되었던 사진전 알래스카에 즈음하여, 1996128, YMCA 시조 센터에서 행해졌던 강연

저는 알래스카에서 살기 시작한 이래 올해로 18년이 됩니다. 처음에는 5년 정도면 돌아올 생각이었는데 결국 18년이나 지나버렸습니다.

아마 여러분 중에는 알래스카의 이미지는 희미하게 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미국본토 사람들에게 있어서도 똑같은 것이지요. 그들에게도 알래스카는 아주 먼 곳이어서 미국본토 사람들도 일본사람들이 느끼고 있는 것과 같은 정도의 거리를 알래스카에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로부터 어째서 그런 멀고 추운 곳에서 살고 있는가라고 자주 듣습니다. “힘들지요라고도. 저도 대답할 방도가 없어서 힘듭니다라고 무심코 대답해버립니다만 실제로 알래스카에 살고 있으면 힘든 가운데에도 사는 보람이 있지요.

예를 들면 저는 자주 글에서 가혹한 자연 속에서 사는 에스키모에 대해서 썼습니다만 돌이켜보면 지금은 에스키모라도 가혹한 자연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 식으로 바깥세상에서 보이는 것과 실제 거기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생각은 상당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지난주에 홋카이도에 가서 몬베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역시 알래스카에 대해서 여러 가지 질문을 받았는데 그중에 에스키모 사람들은 뭘 먹습니까라고 자주 묻습니다.

제가 늘 생각하는 것은 먹는다는 것의 소중함입니다. 다른 민족과 접했을 때 상대 민족이 맛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우리가 맛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대단히 소중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미국 사람이 회나 초밥을 기꺼이 먹어주면 일본인으로서는 아주 반가운 것이지요. 음식에 대한 생각이라는 것은 매우 미묘한 것이어서 반대로 미국인이 활어를 먹을 수 없다고 하면 일본인으로서는 괴롭다고나 할까, 어딘가 용서할 수 없다는 마음을 품게 됩니다. 음악이나 영화의 취미가 다르다는 것은 별로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라도 자기들이 맛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먹지 못한다고 하는 것은 매우 괴로운 것입니다.

알래스카에서 에스키모인들과 함께 있으면 여러 가지 먹을 것을 주지요.

에스키모에게 가장 중요한 음식은 실오일이라고 하는 바다표범의 기름입니다. 그들의 식생활에서 실오일은 없어서는 안 되는 것으로 일본인의 간장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그들과 여행을 하면 제가 그것을 먹든 먹지 않든 그들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저를 계속 보고 있고 제가 먹으면 아주 기쁜 듯한 표정을 짓습니다.

알래스카 이야기를 할 때 언제나 어디서부터 이야기할까 망설여지는데 우선 넓이라고 하는 것으로 설명하자면 알래스카는 일본의 4배 정도의 넓이입니다.

하지만 인구는 아주 적지요. 상당히 오래 전에 제 친구가 알래스카의 인구밀도를 일본에 가져가면 어떻게 될까 하고 계산한 바, 도쿄 전체에 95명의 비율이었다고 합니다.

  알래스카는 거의 도로가 없는 땅이기 때문에 비행기로 이동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장소가 많지요. 예를 들어 처음 가는 마을을 지도에서 찾아보면 확실히 검정 표시로 마을의 이름이 실려있습니다만, 실제로 가보면 네 가족 밖에 살지 않거나 하지요.

  그런 식으로 보통의 감각으로 지도를 보면 착각을 일으키게 되지만, 제가 알래스카에 매료된 것은 아마도 그런 뭔지 모르는 펼쳐짐일지도 모릅니다. 보통 우리가 눈으로 보는 장소의 넓이라고 하는 것은 공원이거나, 뭔가 의미가 있는 장소라고 생각하지요. 하지만, 알래스카의 경우에는 비행기로부터 지상을 바라보면 정말로 뭐가 뭔지 모르는 펼쳐짐이 끝없이 언제까지도 계속되고 있어 그 감각은 역시 제가 매우 매료되는 부분입니다.

  미국에는 그랜드캐니언이나 옐로우스톤과 같은 많은 자연공원이 있습니다만, 예를 들어 그랜드캐니언에 가면 지평선 너머에 무엇이 있을까라고 하는 것이 매우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아마도 지평선 너머에는 마을이 있겠지요. 하지만 알래스카의 경우에는 지평선 너머에는 다시 새로운 지평선이 있고, 거기에 알래스카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느끼는 것입니다. 좁은 자연이 나쁘고 넓은 자연이 좋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그것은 역시 알래스카가 가지고 있는 아주 큰 힘인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예를 들어 알래스카 자연의 특징을 설명할 때에 데날리(Denali) 국립공원을 듭니다.

  데날리 국립공원은 북미 최고봉 맥킨리산((Mount McKinley)의 기슭에 펼쳐져 있어 이전에는 맥킨리 국립공원이라고 불렸습니다. 미국 전체를 둘러봤을 때에 아마도 데날리 국립공원만큼 와일드한 국립공원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도로가 하나 뚫려있을 뿐, 그 외는 빙하의 산이나 황무지밖에 없는 어마어마한 넓이를 가진 국립공원이지요.

  하지만 알래스카 전체를 보면 데날리 국립공원은 가장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는 지역이지요.

  미국이라면 옐로우스톤 주변에는 많은 사람이 살고 있고, 사람들의 생활에 둘러싸인 유일한 자연국립공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알래스카의 경우에는 그 반대가 되어서 데날리 국립공원이 첫째로 사람이 들어가 있는 지역이고 오히려 주변의 지역이 훨씬 야생입니다. 알래스카는 그런 역설과 같은 것을 지닌 땅입니다.

  최근에는 알래스카를 찾는 일본인들도 꽤 증가하고 있습니다만, 관광객에서 많은 것은 독일인들과 스위스인들이라 생각합니다. 왜 독일이나 스위스 사람들이 알래스카에 오는가 하면, 역시 앞에서 말한 것처럼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펼쳐짐’, 그런 것에 대해 이것저것 생각하고 있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몇 년 전에 홋카이도의 삿포로에서 처음 사진전을 했을 때도, 꽤 연세 드신 분들이 많이 오셨었지요. 어떤 사람과 이야기했을 때, 옛날 홋카이도의 이미지와 오버랩하여 알래스카를 보는 부분이 있어서, 역시 백년 정도 전의 홋카이도와 알래스카에 오버랩하는 부분이 있는 것인가 하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알래스카의 사계절을 생각하면 여러분은 정말 겨울밖에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만, 실제는 사계절의 변화가 매우 뚜렷하게 있습니다. 그리고 알래스카 사람들은 태양을 몹시 신경 쓰며 1년을 살고 있지요.

그것은 극지로 가면 갈수록 그렇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살고 있는 페어뱅크스에서는 이 시기의 태양이 10시 지나서 조금씩 떠오르고 14시 전에는 져버립니다. 그것도 지평선에서 약간 얼굴을 내밀 뿐이고 아침 해와 저녁 해가 동일한 느낌으로 바로 져버립니다. 제가 작년 말에 일본으로 돌아갔을 때 알래스카는 영하 45도 정도로 역시 겨울은 매우 춥습니다만 정말 추운 것은 지금부터라서 영하 60도 정도까지 내려갈 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미 알래스카 사람들은 봄기운을 느끼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동지가 지나서인데, 동지는 알래스카 사람들에게 매우 커다란 마음의 분기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그 날을 경계로 일조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이지요. 제가 있는 페어뱅크스는 태양이 조금이라도 나오니까 아직 괜찮은데요, 좀 더 북쪽에 살고 있는 인디언이나 에스키모가 있는 지역에서는 1년 중 몇 주인가는 전혀 태양이 나오지 않는 날이 계속됩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날은 하지입니다. 하지 무렵이 되면 백야의 계절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태양이 거의 지지 않는 것이지요.

하지라고 하면 언제나 떠오르는 것은 한참 전에 한국에서 야구 올림픽 대표팀이 페어뱅크스에 건너왔던 적이 있습니다. 페어뱅크스의 직업인 팀은 미국 전체에서도 꽤 강한 팀인데, 한국 올림픽 대표팀과 시합을 했던 것이죠.

마침 하짓날에 시합을 했는데요, 알래스카에서는 하짓날에 야구 시합을 할 경우, 아무리 어두워져도 야구 조명을 켜지 않는다는 약속이 있습니다. 보통 하짓날은 매우 밝아서 밤 7시를 지나도 조명 없이 시합이 가능했지만 그 날은 시합이 시작될 때부터 제법 어두웠던 것이죠.

시합이 계속됨에 따라 점점 피처가 던지는 볼이 보이지 않게 되고 한국 팀에서 올림픽에 출전하는 중요한 팀인데 구장의 조명을 켜줘라고 항의가 나왔습니다. 그렇지만 페어뱅크스 팀은 하짓날에는 규정이라 절대로 켤 수 없다고 말하며 몇 번 그런 대화가 오갔습니다. 그래서 결국 한국 팀은 화가 나서 돌아가 버렸던 것입니다.

그때 저도 구장에 있었는데, 누구도 불만을 말하지 않았지요. 하지라는 것은 그들에게 있어서 그만큼 소중한 축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식으로 알래스카 사람들은 태양을 매우 주시하면서 살고 있다고 할까, 하루에 태양이 그리는 호의 크기를 언제나 신경 쓰고 있는 것이지요.

지금은 동지가 지나고 있어서 일조시간이 매일매일 길어지고 있는데요, 그러면 일기예보에서 반드시 가장 마지막에 오늘은 어제보다 일조시간이 5분 길어졌습니다라는 한 마디가 들어갑니다. 매일 말하는 것은 같습니다만 그 한마디를 듣는 것을 모두 기대하고 있고 역시 봄을 기다리는 기분이 강하게 있는 것입니다.

일본에서 살고 있으면 태양에 대해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요, 알래스카에 살고 있으면 태양은 매우 중요한 것으로 특히 겨울에는 그것을 강하게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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