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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인류학

두 손으로 도구를 다듬었던 인류의 지혜를 배우자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1)] 두 개의 문명관

작성자
coolyule
작성일
2024-11-27 17:40
조회
44
세계의 문명을 바라보는 두 가지 방법:
분절주의와 포용주의





아마르티아 센은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에서 문명에 대한 두 가지 관점을 소개한다. ‘분절적’ 관점과 ‘포용적’ 관점이다. ‘분절적’ 관점은 우리가 살면서 관찰하게 되는 여러 현상과 특징들이 명백하게 구별되는 문명들에 의해 초래된 것이라고 파악한다. 이러한 관점은 서로 다른 문화권 사이에 적대가 발생할 때 유행하는 관점이다. 분절적 관점이 심화될수록 배타성과 불관용이 커진다. 이러한 관점은 궁극적으로 ‘문명의 충돌’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한편, ‘포용적’ 관점은 궁극적으로 하나의 ‘세계 문명’에서 서로 다른 형태들이 발현된다고 여긴다. 문명은 뿌리와 가지를 통해 연결되어 하나의 생명을 이루고 가지마다 서로 다른 꽃을 피운다는 것이다. 아마르티아 센은 세계의 여러 현상들을 이해하고자 할 때 ‘포용적’ 접근에 더 공감한다고 한다.


하버드 대학의 경제학과 철학 교수인 저자는 인생 첫 30년에 세계에 대한 포용적 관점이 형성되는 과정을 회고한다. 센은 개방적인 분위기의 어른들과 친척으로 구성된 대가족의 일원으로 태어나 자발적인 배움을 자극하는 교육 환경에 둘러싸여 자란다. 그는 어린 시절 지냈던 여러 집에서 스승과 양육자들의 삶과 일을 통해 영향을 받는다. 어린 센은 자유로운 이성을 장려하는 분위기 속에서 자발적이고 열정적인 활동을 벌이고, 진지한 고민과 나름의 이해하려는 노력을 발휘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접촉하고 친구들과의 우정과 지지를 쌓아간다.


저자는 회고록 서문에서, 역사와 현실에 적대와 충돌이 있어왔지만, 다른 한편 사람들이 벽을 넘어 접촉과 교류를 통해 포괄의 범위를 넓혀 왔으며 이해와 공감이 확장되어 왔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배타적이고 분절적인 관점은 종교, 민족, 정치, 신분, 성별, 학문 영역에서 시각을 협소하게 만들고 폭력에 눈 감게 한다. 사람은 단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집착에서 벗어나서 이성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열정적으로 여러 문명으로부터 배울 수 있다며, 그러한 능력을 키울 수 있기를 저자는 제안한다. 분절적 관점에서는 한 집단이 어디로도 항해할 수 없는 바다에 둘러싸여 섬이 되어 버린다. 포용적 관점에서는 섬들을 둘러싼 바다가 모두 항해 가능한 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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