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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인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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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인류학 학술제] 말의 무게감 : (주술) 말하다

작성자
박수니임
작성일
2024-12-14 22:50
조회
51

마음인류학 학술제 에세이 20241214일 강박순

 

 

말의 무게감 : (주술) 말하다

 

 

오랜만에 알고 지내던 동창생 친구를 만났다. 그의 결혼생활과 자녀교육에 대해서 재미있게 듣고 있었다. 자녀가 벌써 초등학교에 입학했다고 한다. 자녀들과 대화를 하다가 은어와 신조어 같은 것을 사용했는데 세대차이를 느꼈다는 것이다. 친구가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생선, 문상, 이왜진 무슨 뜻인지 알어?” 라고 질문했다. 바로 듣자마자 아니 모르겠는데하니깐 하나씩 설명을 해줬다. 생선은 생일 선물이고, 문상은 문화상품권이고, 이왜진은 이게 왜 진짜?“를 줄임말이라고 했다. 카톡 대화뿐만 아니라 친구들끼리 있을 때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언어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인터넷 세상은 온통 은어와 욕설, 막말 천지였다. 그뿐이랴. 영화에서는 더욱더 심하다. 말에 대한 무게감을 전혀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말의 무게감과 같이 글에 대한 무게감도 동시에 가벼워 지고 있는 것같다. 말에 대한 무게감을 어디서 찾아야 할까. 주술문화가 있는 서태평양의 부족들 들어가보자.

주술문화

 

주술은 영어로 마술(magic)‘이다. 마술이라고 한다면 마술사가 마법을 부려서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지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놀라고 흥분한다. 그렇다, 주술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주술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부족이 있다. 서태평양 지역에 작은 섬들이 모여 있는 곳이 있다. 사람들은 그곳을 트로브리안드라고 부른다.

 

이들은 말에 대한 힘과 의식을 강하게 믿는다. 특히 쿨라 행사가 있을 때는 더욱더 강하다.

쿨라는 의례적인 교환 행위이다. 각각의 부족들은 그들이 만든 카누를 타고 A섬에서 B섬으로 이동한다. 빈손으로 갔다가 물건을 받아온다. 그 받은 물건에 대한 소중함과 감사를 가지고 거기에 대한 보답은 지속적인 순환형태로 이루어진다.

 

부족민들은 카누로 이끌고 향해하는 동안에도 주술언어를 사용한다. 타지의 섬에 도착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관행은 원주민의 신앙의 본질을 애기해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적내면 길로 가게 해준다.

 

원주민이 근본적인 중요성을 지닌 문제에 맞부딪힐 때는 반드시 주술의 도움을 받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들의 생각에 따르면, 주술이 인간의 운명을 지배한다고 과장은 아닐 것이고, 주술은 인간에게 자연력을 지배하는 힘을 부여하여,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온갖 위험에 대응하도록 해주는 무기와 갑옷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므로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 즉 건강과 신체의 안전문제에 있어서, 인간은 주술(sorcery)의 힘이나, 흑주술(black magic)이 지배하는 악력이나 그 외의 어떤 존재에 의해 조종되는 노리개 같은 존재이다. 서태평양의 향해자들(저자 : 브로니스라브 말리노브스키, 최협 옮김, 전남대학교출판부 p.521)

주술의 종류 : 공동체 VS 개인

부족의 주술사용은 공동체적 주술과 개인적인 주술로 나뉜다. 농작물을 경작하면 풍작을 기원하기 위한 주술부터 부족간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전쟁주술도 있다. 트로브리안드에서 가장 기본적인 경제활동은 2가지 이다. 하나는 밭을 경작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바다에 나가서 고기잡이이다. 이것은 개인의 주술이라기 보다는 공통제적 주술이다. 공동체 주술에는 흩어진 에너지의 힘을 한곳에 모여서 힘을 강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밭을 경작하는데 있어서 비가 오지 않는다면 주술사에게 요청해서 주술을 한다. 경건한 마음으로 주술수가 주문을 낭송한다. 고기잡이 및 향해를 하기 위해서 카누제작한다. 카누건조 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나무를 고르는 일부터 시작은 주술이다. 공동체적 주술은 시작부터 끝까지 간다.

 

개인주술도 존재한다. 개인주술은 질투, 증오, 선망 같은 감정을 사용한다. 돼지가 집 근처에 오지 못하게 하는 주술, 배우자의 애정이 멀어지게 하는 주술, 음식물을 오래 보존하게 하는 주술. 춤출 때 자신의 매력을 과시하고 싶은 주술까지 셀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이들은 왜 이렇게 주술에 대한 믿음이 강한 것일까? 주술은 만들어지거나 꾸며낸 것이 아니며 오랫동안 이어져 온 것이라고 한다. 내재하는 요소라고 한다. 말리노프스키에 따르면 주술에 대한 기원을 추척하는 과정에서 흥미로운 것을 발견했는데, 주술은 원초적인 것이고, 자기발생적(autochthonous)이다. 예를 들면 밭 주술은 땅 구멍에서 나왔으며, 물고기 주술, 바람 주술도 역시 지하에서 온것이라고 한다.

주술은 지하에서 왔다. 또는, 인간이 아닌 어떤 존재로부터 인간에게 주어진 것이다. 혹은 주술에 의해 지배되는 현상을 초래한 원래의 조상으로부터 자손에게 전해졌다……그러나 본질적인 것은 주술이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거나 발견되는 것은 불가능하며, 인간에 의해 변형되고 수정되는 것에 전면적으로 저항한다는 사실이다. 주술은 태초에 사물이 생겨난 이후 줄 곳 존재했다. 주술은 사물을 창조하지만, 그 자체는 결코 창조된 것이 아니다. 주문은 사물을 변형시키지만, 그것 자체는 결코 변형되지 않는다. 서태평양의 향해자들(저자 : 브로니스라브 말리노브스키, 최협 옮김, 전남대학교출판부 p.529)

 

주술 신화

주술은 지하에서 왔고 자기발생적이다. 주술을 추척 하면 신화와 맏닿아 있다. 즉 연결되어 있고 볼수있다. 오늘날의 신화는 미신으로 간주되어 있지만 트로브리안드 부족들 사회에서는 주술에 대한 강력한 믿음이 존재한다. 주술의 주문을 듣고 풀이해 보면 조상의 이름들이 열거된다. 그 부족의 지역이름이거나, 태곳적으로 동식물을 언어가 사용된다. 그렇다 레비스트로스가 쓴 <슬픈 열대>,<신화학1,2,3>에서도 표범이 개구리로 변하거나, 뱀이 하늘로 올라가거나, 물고기가 새가 되어서 하늘로 갔다 등이야기를 접할수 있다. 그러면 주술에 남아 있는 것은 옛날 신화에 존재한것이라고 볼수 있다.

주술을 한다는 것은 주술사가 의례적인 행위속에서 나오는 낭송이다. 그냥 우리가 일상적으로 대화속에서 나오는 언어가 아니다. 이 낭송은 전통으로 이어져 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길을 잃어 버린 신화와 연결을 시도하려는 강력한 내제적인 힘이다. 우리가 보기에 대충 하는 것같지만, 이들의 오랫동안 내려져오는 전통적인 신화적 이름은 까먹지 않고 낭송한다. 이렇게 낭송을 하면 그 힘이 주술사 신체의 배 아래쪽에 새겨진다고 믿고 있다. 이러한 믿음은 매우 강하다. 이런 믿음하에 사물에 힘을 불어 넣으면 그 힘이 전이 된다고 믿는다.

 

주술의 힘은 사물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 속에 존재하고, 오로지 인간의 음성을 타고 밖에 나오는 것이다.(p545)

 

주술에서 낭송의 힘은 인간의 육체에 새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절대로 대충하거나, 아무렇게 할 수가 없다. 주술에는 이렇게 말의 무게감이 있다. 그 무게감은 체중계로 측정할수 없을 정도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것들 중에서 은어, 욕들을 신체에 새길수 있고, 무게감있다고 볼수 있을까? 우리는 종종 말을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을 가벼워 보인다 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그것보다 침묵이 오히려 무게감 있다고 하기도 한다. 신체에 새길수 있는 말하기의 무게감을 찾는 연습이 필요하다. 주술의 낭송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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