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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학 실험실

하늘과 바람, 땅에게 배우다

[돌고 도는 돌] 썩지 않는 나무, 석탄이 되다

작성자
기헌
작성일
2025-02-01 02:03
조회
84


전 세계 대부분의 석탄은 34천만 년 전에서 3억 년 전 사이 석탄기 약 6천만 년 동안 생성된 것이다. 당시 벌레나 세균이나 곰팡이 등의 균류는 나무가 죽고 남은 목재의 리그닌을 거의 분해할 수 없었기 때문에, 죽은 나무는 분해되지 않고 그대로 묻혀 석탄이 되었다. 하지만 페름기가 되자 목재의 리그닌을 분해할 수 있는 흰개미가 나타나며 죽은 목재를 빠르게 분해할 수 있게 되었고, 현재는 석탄기처럼 전 지구적으로 석탄이 생성되는 일은 없어졌다.



 




석탄의 성질과 종류

석탄은 비쇄설성 퇴적암으로 가연성 검은색과 갈색을 띤 검은색을 띤다주요 원소는 탄소이지만 수소와 같은 다른 원소도 포함한다식물 재료의 종류다양한 탄화 정도 및 불순물의 존재 여부에 따라 다양한 유형의 석탄이 형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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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탄(泥炭, peat)은 수목질의 유체가 분지에 두껍게 퇴적하여 물의 존재하에서 균류등의 생적인 변화를 받아 분해·변질 된 것토탄(土炭)이라고도 하며 이탄은 지하에 매몰된 수목질이 오랜 세월동안 지열과 지압을 받아 생성된 것과는 달리 식물질의 주성분인 리그닌셀룰로오스등이 지표에서 분해작용을 받은물화학 것이다.


아탄(亞炭, lignite)은 유연탄의 일종으로 탄화도가 낮은 저품위 갈탄의 일종으로 학술적으로는 갈색갈탄이라고 한다발열량은 3000~4000Kcal/kg으로 낮은 비점결 탄으로 일부 지방에서는 연료로 사용된다다량의 수분이 건조할 때에 수축하여 목질아탄(목질조직 이 어느정도 보존되어 있어 나뭇결이 눈에 보임)은 널빤지 모양으로 벗겨지고 탄질아탄(미세한 석탄질과 광물질로 된 치밀함을 갖고 있음)은 불규칙한 균열이 생겨서 급속히 분화(粉化)한다.


갈탄(褐炭, brown coal)은 유연탄(有煙炭)의 일종으로 석탄중에서 가장 탄화도가 낮은 석탄흑갈색을 띠며 발열량이 4,000~6,000Kcal/kg, 휘발성분이 40%정도이다갈탄은 탄소성분이 70%로 낮기 때문에 원목의 형상나이테줄기 등의 조직이 보이는 경우가 많다다른 탄에 비하여 고정탄소(수분휘발분 및 회분을 뺀 나머지함량이 적고 물기에 젖기 쉽고건조하면 가루가 되기 쉽다코크스 제조용으로 사용하기는 어렵고 대부분 가정연료나 기타 연료로 사용된다우리나라에서는 두만강 연안과 길주명천 지구대의 제3기층에 주로 분포되어 있다.

 

역청탄(瀝靑炭, bituminous coal)은 유연탄의 일종으로 흑색 또는 암흑색으로 유리광택 또는 수지(樹脂)광택이 있는 석탄으로 흑탄이라고도 한다탈때에는 긴 불꽃을 내며특유한 악취가 나는 매연을 낸다탄소함유량은 80~90%, 수소함유량은 4~6%이며 탄화도가 상승함에 따라 수소가 감소하고 탄소가 증가한다발열량은 8100Kcal/kg 이상이다제철용 코크스도시가스로 이용되며 최근에는 수소의 첨가가스화 등의 연구가 발달되어 석탄화학공업의 가장 중요한 자원이다건류(乾溜)때에는 역청 비슷한 물질이 생기므로 이름이 붙었다.


무연탄(無煙炭, anthracite)은 탄화가 가장 잘 되어 연기를 내지 않고 연소하는 석탄을 말한다휘발분이 3~7%로 적고 고정탄소의 함량이 85~95%로 높으므로 연소시 불꽃이 짧고 연기가 나지 않는다점화점이 490이므로 불이 잘 붙지는 않지만 화력이 강하고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면서 연소된다주로 고생대의 오랜 지층에서 산출되며 간혹 신생대 석탄으로도 지각변동의 동력작용이나 화산암의 열작용으로 무연탄화되는 경우도 있다. [출처 태백석탄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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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필요한 연료

중세를 거쳐 18세기까지는 석탄은 별로 중요한 자원이 아니었다. 당시에는 주로 장작을 연로로 썼다. 장작은 구하기 쉽고 잘 타고 거의 공짜였기 때문이다. 나무는 건설 분야에서도 중요한 자재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수요가 너무 많았고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믿고 무분별한 벌채로 17세기 후반 인도, 중국, 아라비아와 동남아시아와 서유럽에서 숲이 사라져갔다. 중국에서는 11세기에 이미 장작과 숲이 부족했다. 서유럽은 인구가 비교적 적고 산업 발달도 늦어 15세기까지는 목재가 부족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조선업에서 나무가 부족해지기 시작했다.

영국은 목재와 숯이 부족한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 에너지원을 바꿀 수밖에 없었던 첫 번째 국가였다. 영국 정부는 큰 나무를 베지 못하게 하는 법령을 제정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심각한 상황이 되자 그동안 사용하지 않던 질 낮은 에너지원인 석탄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 가난한 사람들부터 석탄을 쓰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모두가 사용하게 되었다.

영국에서는 산업혁명이 싹튼 후로 최초의 대규모 탄광이 개발되기 시작했고 1800년이 되자 전 세계 석탄의 83퍼센트가 영국에서 채굴되었다. 석탄 캐는 일은 힘들고 위험하며 목숨에 위협이 되기도 했다. 당시 노동자들은 굶주림 때문에 탄광 소유주의 조건을 무조건 받아들였다. 19세기에는 여덟 살의 어린아이도 노동자로 12시간씩 일하기도 했다.

급속한 산업혁명 이후 계속 석탄층들이 발견되고 이어지는 전쟁으로 석탄의 수요는 급증했다. 세계적으로 퍼져나간 탄광업은 오늘날 석탄 퇴적층의 고갈이나 채굴의 어려움, 높은 황 함유량으로 인한 산성비 유발 등의 이유로 경쟁력을 잃었다.



19세기 영국의 석탄 산지(위키피디아)




 

석탄과 지구 환경

무분별한 석탄 사용은 수백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방출시켰다. 이는 지구를 온실 상태로 만드는 원인이 되었다. 뿐만아니라 석탄이 타면서 만들어지는 황산이 바람을 타고 날아가 빗물에 섞여 지구에 손상을 입히는 산성비가 되었다. 1970년 미국에서는 고()유황 석탄의 채굴에 높은 부담금을 부과하는 청정대기법Clean Air Act’이 제정되었고, 그로 인해 애팔래치아 산맥과 일리노이의 여러 광산은 문을 닫게 되었다.


애팔래치아 광산





연탄

내가 직접적으로 사용해본 석탄은 연탄(, 練炭)이다.  연탄은 석탄 중에서도 주로 한국에서 많이 나는 무연탄을 가루로 만든 다음 점토와 섞어 블럭 또는 원통형으로 가공하고 여러 개의 구멍을 뚫은 형태의 연료이다. 구멍을 뚫은 이유는 공기 중의 산소와 접촉 면적을 늘려 잘 타게 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구멍이 많을수록 화력은 세지만 타는 시간이 짧고, 구멍이 적으면 타는 시간은 늘어나지만 화력이 약하고 속이 완전히 잘 안 타는 경우도 종종 있다. 

80년대에 초등학생이었을 때, 우리집 난방은 연탄 보일러였다. 두장을 연달아 쌓고 태워야 하는데 동시에 두 장을 넣는게 아니라, 시간에 맞추어 한 장씩  교대로 갈아주어야 했다. 여기서 포인트는 한 장을 새로 갈아줄 때 연달아 있는 연탄과 구멍을 잘못 맞추면 불이 꺼진다는 것. 언니는 늘 성공했는데 나는 두어번 실패해서 엄마가 더는 안시켰던 것 같다. 연탄은 집을 데우기도 했고, 연탄 위에 물을 데우거나 카스테라를 만든다고 스텐 도시락통을 올려두었던 기억이 있다. 어떤 날인지 모르겠지만 가끔씩 연탄이 부엌 맞은편 공간에 잔뜩 쌓이면 필요할 때마다 연탄 집게를 들고 가져왔었다. 강도가 단단한 편은 아니라서 잘못 집으면 부서지기도 했다. 아마 비가 온 뒤라면 더 그랬을 것이다. 

연탄 일본에서 시작되었다. 규슈 지방에서 목탄 대용품으로 쓰기 위해 여러 개의 구멍을 뚫은 석탄 덩어리에서 유래하였다. 그 모양이 마치 연밥을 닮았다고 하여 ‘연꽃연탄’이라고 불렸다.  이후로 선박용 연료로 쓰였고 1940년대 이후로 가정용으로 널리 쓰이게 되었다. 이 연탄은 한반도와 중국대륙에도 전파되었고 산업용으로 쓰이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일제강점기때 전파되었지만 당대에는 산업용으로 주로 쓰던 수준이었고, 가정용으로는 별로 보급되지 않다가 1950년대 이후로 산림 황폐화 대책의 일환으로 연탄이 보급되기 시작한 이래로 많이 쓰였다. 1980년대 초반까지 이걸 연료로 하는 연탄 보일러를 둔 집이 많았지만, 그 뒤 석유 보일러가 유행하고 도시가스가 공급되면서 급격히 사라졌다. 특히 급격한 생활수준의 향상과 제6공화국 이후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에 따른 폐광의 급증 때문에 공급과 수요가 모두 급락해 한 때 사양산업이 되기까지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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