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립 데스콜라 『자연과 문화의 저편』] 2장 야생과 길들여진 것(12/17)
거북이 잉글리쉬 (매주 월요일 오후 7시 30분 ~ 9시 30분)의 번역입니다. 오선민 선생님, 이종은 선생님, 조재영 선생님, 최경미 선생님, 최옥현 선생님, 윤연주가 함께 번역했습니다.
□ 책의 목차
Ⅰ. 눈속임하는 자연
1. 연속성의 구성
2. 야생과 길들여진 것 유목의 공간들 / 정원과 숲 / 밭과 논 / 설비와 숲 / 목동들과 사냥꾼들 / 로마의 풍경, 허시니아의 숲, 낭만적 자연
3. 대분할 풍경의 자율성 / 퓌시스의 자율성 / 창조의 자율성/ 자연의 자율성/ 문화의 자율성 / 이원론의 자율성 / 세계의 자율성
Ⅱ. 관습의 구조
4. 관습의 스키마 구조와 관계 / 익숙한 것을 이해하기 / 스키마티즘 / 차이화, 안정화, 유추
5. 자기와의 관계와 타인과의 관계 식별의 양식과 관계의 양식 / 타자는 나
일본의 산은 정복할 장소도 혼란스러운 낯섦의 자리도 아니어서 비록 산의 작물이 완전히 재배되었을 때 역설적으로 ‘야생’이 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야생’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이 군도의 많은 지역들에서 원시적인 경사면들에서 자라는 숲들은 주로 일본의 편백나무들과 수기(sugi) 삼나무들과 같은 토종 침엽수의 산업용 조림들로 대체되었다. 산골 마을의 거주민들에게, 낙엽수 또는 윤나는 녹엽과 같은 종들이 있는 오래된 숲은 신들의 존재로 인해 조화와 아름다움이 증대된 장소였었다(아울러 국내 경제에 유용한 자원의 창고로서도). 하지만, 그것들을 대체한 진액이 많은 나무들의 조림은 무질서, 슬픔 그리고 비체계를 불러일으킬 뿐이다. 신경을 쓰지 못하는 데다, 논밭들과 개간한 땅들을 장악하고, 그들의 경제적 가치를 대부분 잃어버리면서 단조로이 밀집된 줄을 이루면서 자라난 이 ‘검은 나무들’은 이제 그것들을 경작했던 사람들의 사회적 그리고 기술적 통제를 벗어났다. 산은 야마, 숲도 야마, 사람이 살지 않는 장소들도 야마이다. 그 같은 말이 세 가지 상황 모두에 사용된다. 그러나 완전히 경작되었다고 해도, 이 인위적인 산림은 도덕적 경제적 사막이 되었다. 다시 말해서, 그것이 대체한 자연림보다 훨씬 더 ‘거칠(wild)’다.
고대 인도에서는 프란시스 짐머만이 명쾌하게(눈부시게) 설명한 용어적 이유로 인해 장소의 지위가 더 복잡하다. 산스크리트어 텍스트에서 앵글로–인도식 ‘정글‘의 어원이 된 ‘장갈라‘는 크게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 첫째, 그것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오랫동안 버려지고 경작되지 않아서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다. 그러나 이것이 첫 번째 역설인데, 장갈라는 마른 땅을 의미하기도 한다. 즉, 키플링 이후 줄곧 ‘정글‘이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환기시키는 것과는 정반대의 의미이다. 따라서 고대 의미에서 정글은 무성하게 우거진 젖은 숲이 아니었다. 대신 그 단어는 반건조한 가시덤불 대초원, 드문드문 나무가 우거진 사바나 또는 낙엽수가 얄팍하게 숲을 이룬 곳을 가리켰다. 따라서 그것은 열대 우림, 맹그로브, 늪지대 등 물을 좋아하는 식물이 특징인 습지, 아누파의 반대였다. 장갈라와 아누파의 대조는 우주론, 의학 교리, 동식물 분류학에서 강한 양극성을 반영한다. 건조한 지형은 건강하고 비옥하며 아리안족이 거주하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 반면, 습지 지형은 비아리안 부족이 피난처로 삼는 건강에 해로운 변두리로 나타난다. 각 유형의 경관은 상징화된 동식물종에 의해 그리고 (생태 공동체에) 고유한 우주적 생리학(형태론?)에 의해 정의된 별도의 생태 공동체를 구성한다. 따라서 두 번째 역설이 있다. 어떻게 사람이 살지 않는, 명백한 ‘야생’ 구역이 농경 문명과 관련된 탁월한 미덕의 자리가 될 수 있을까? 간단히 말해, 정글은 지리적 단위일 뿐만 아니라 잠재력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관개 덕분에 식민지가 된 것은 건조한 지형이었으며, 아리아 농민들은 뚫을 수 없고 물에 잠긴 습지대를 주변 부족들에게 사용하도록 남겨둔 채로 그들의 지형을 조직한 곳은 경작되지 않았지만 비옥한 지역의 바로 중심부에 있었다. 따라서 장갈라와 아누파의 대조는 세 가지 용어가 포함된 변증법의 형태를 취하며, 그 중 하나는 암시적으로 남아 있다. 야만인의 영역인 습지대와 아리안족이 주장하는 마른 땅의 대립에는 정글을 점유되지 않았지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인간은 없지만 문명의 가치와 약속이 깃든 공간으로 만드는 중요한(확장할 수 있는) 개념이 중첩되어 있다. 이 두 가지 관점은 장갈라가 사회화가 필요한 야생의 장소로 간주되는 것을 막는데, 왜냐하면 (이곳은) 어쨌든 사실상 사람이 거주하고 있으며 프로젝트 또는 궁극적인 가능성으로서 여기서 개발에 유리한 조건을 찾을 수 있는 문화적 에너지를 포함하기 때문이다. 한편, 습지는 야생의 땅도 아니다. 이곳은 단순히 매력이 부족하고 수풀이 우거진 어둠 속에 사는 몇몇 주변적인 인종이 숨는데만 적합할 뿐이다.
사례를 쌓는 것이 증거가 된 적은 없지만, 사례는 적어도 다수의 확립된 확실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이제 우리 행성의 많은 지역에서, 인간 세계와의 더하거나 덜한 근접성에 의존하여, 존재들과 장소들에 대한 대조적인 인식은 서구에서 ‘야생’과 ‘길들여진 것’으로 대표되는 두 양극에 붙어있는 의미와 가치의 체계와는 거의 일치하지 않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농업 사회의 다른 곳에서 흔적을 찾을 수 있는 점진적인 불연속성이나 포괄성의 많은 형태와 달리, 그 두 개념은 상호 배타적이며 상호 보완적인 대립에서 서로 관련되어 있을 때에만 그들의 완전한 의미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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