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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양 인류학


[인류의 대항해](2) 지속성, 문화적 지평의 확장

작성자
보나
작성일
2025-03-24 17:40
조회
27

지속성, 문화적 지평의 확장

 

인류의 대항해5~8장은 에게 해와 지중해, 홍해와 페르시아 만을 포함한 동아프리카 해안에서 인도양까지의 탐험과 개척, 정착 과정에 대한 항해 이야기다. 인류는 위험한 파도와 바람에도 불구하고 깊고 먼바다를 향해 문화적 지평을 넓혀왔다. 세대에서 세대로 전승되어 온 지식과 항해술, 연안 항해로 오랫동안 다져진 직접 경험과 판단력, 조심성과 존경심이 뒤섞인 채로 바다를 바라보는 마음의 자세는 바다와의 친밀함을 느낀 인간을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게 했다. 그런데 최첨단 기계와 기술, 진공상태의 지식에만 의존한 결과 현대인들의 관심은 눈앞의 풍경에만 국한되어 인간의 또 다른 삶의 조건인 바다와의 연결성을 상실했다. 우리는 이러한 연결성을 어떻게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 에게 해의 고대 항해자들이 흑요석을 찾거나 다랑어를 잡기 위한 정기적 항해에서 시작해 먼바다를 항해하고 정착하게 된 지속적인 이동이 하나의 실마리가 될 것 같다.

에게 해는 그리스 본토 앞바다의 에비아, 크레타, 로도스, 터키와 가까운 레스보스 4개의 큰 섬과 작은 섬들이 빽빽하고 불규칙하게 흩어져 있으며 강한 바람과 짧고 가파른 파도로 항해가 만만치 않은 바다다. 이로인해 다른 지역의 역사적 흐름과 단절되어 독자적인 방식으로 이주와 정착, 항해가 발전했다. 에게 해에서는 이러한 종잡을 수 없는 기후, 환경적 요인에 따라 섬 간 이동의 긴 회랑이 발달한 방대한 태평양 항해에 비해 섬들을 둘러싼 육지로부터 접근하는 항해 구간이 많았다. 에게 해의 항해자들은 세대로 전승된 항해술과 당사자의 직접 경험으로 증대되는 기억술인 페리플루스(그리스인 구어 표현, 바닷길)’를 통해 해안과 섬 주변을 지속적으로 항해했다. 풍부하지 않은 해양 생물과 척박한 환경으로 인한 농사의 불확실성, 인구 부족은 어떤 공동체도 다른 공동체와의 적극적인 교류 없이 홀로 생존할 수 없음을 뼈저리게 느끼게 했을 것이다. 고대의 에게 해 사람들에게 섬들간의 상호 교류, 식량, 상품의 교환과 지속적인 이동은 필수 생존 전략이었다. 이러한 지속적인 이동은 섬 생활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치며 항해는 멀리 떨어진 사람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안에서 이루어졌다.

그들은 주변 바다와 다양한 섬들, 정박지와 해변, 동지중해의 계절풍인 멜테미가 바다를 휘저을 때 지속적인 항해를 통한 마음속의 해도와 머릿속의 항해 지표를 기준 삼아 배를 몰았다. 이러한 지식과 정보, 바다 건너의 다른 지역 사회들과의 지속적인 교류와 이동으로 쌓인 경험은 항해자들을 점점 더 먼 바다로 이끌었다. 지속성은 낯섦을 익숙함으로 전환해 인류의 인식의 한계를 확장해 문화적 지평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필수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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