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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양 인류학


[바다 인류] 한자 동맹의 과도기적 특성

작성자
유나
작성일
2025-04-21 13:58
조회
49

2025.04.21/해양인류학/바다 인류(3)/손유나

 

한자 동맹의 과도기적 특성

 

역사 속에서 어떠한 힘이 모여있기는 하나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모든 가능성이 잠재되어 시기를 과도기라고 부른다. 한자 동맹도 이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탄생하여, 도시 자치를 기반으로 한 자유무역과 국가를 중심으로 하는 제국주의의 가능성을 모두 품고 있는 과도기적 연맹체였다.

한자 동맹은 독일 북부에서 발생한 상인들의 자발적인 연합으로 시작하여 도시 연합체로까지 발전한 무역 공동체로, 12~16세기 북유럽 발트해와 북해를 중심으로 활동하였다. 중세 말 상업 혁명으로 도시가 성장하고, 어업과 해상교역이 발달하면서 상인들은 해적이나 봉건 귀족, 다른 상인들로부터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하고자 했다. 러시아에서 스코틀랜드까지 동유럽과 서유럽의 교역을 중개했다. 특히 발트해로 청어가 많이 모여들었고 청어 염장에 필요한 암염 광산이 독일 뤼네부크에서 개발되자 청어 산업이 발전했다. 당시 청어는 유럽 사람들의 주요 식량이었다. 중세 가톨릭이 안식일이나 사순절에 육식을 금지하고 있어 생선의 소비가 많았기 때문에 청어 산업으로 한자 도시들은 부유해지고 더욱 강해졌다.

한자 동맹은 주요 무역을 독점하고, 동맹 도시끼리 외교적, 군사적 지원을 해주기도 했다. 덴마크가 한자 연맹 산하의 도시 비스뷔를 공격하자, 한자 동맹 70개 이상의 도시가 군사적 지원을 해주었고, 결국 덴마크가 패배하고 1370년 슈트랄준트 조약이 체결됨으로써 한자 동맹의 강력한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15세기부터 서서히 중앙집권 국가가 등장하고, 청어가 발트해가 아닌 북해로 이동하고,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으로 무역의 중심지로 대서양이 떠오르면서 점차 쇠퇴의 길을 걷게 되었고 17세기에는 완전히 사라졌다.

한자 동맹은 공동 규범을 바탕으로 상호 이익을 추구하고 협력하는 평등한 도시 연맹체였다. 하지만 동시에 독점 무역으로 동맹 소속만이 혜택을 누리게 함으로써 다른 상인과 도시를 배제하였다는 점에서 제국주의의 씨앗이 엿보이기도 한다. 한자 동맹과 경쟁하기 위해 다른 상인 연합이 힘을 키워 독점을 견제하고 교류와 상호성을 바탕으로 도시가 발전해 나갈 수도 있었겠지만, 역사는 강력한 왕권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침략적 제국주의로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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