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건너뛰기
    붓다佛陀  

[유쾌한 불교] 보살과 불교의 도덕(회향)

작성자
진진
작성일
2025-04-27 23:38
조회
40

보살과 불교의 도덕(회향)


불교는 깨달음을 위해 승가(출가)에서의 수행을 중시하는 소승불교에서 재가에서도 깨달을 수 있다고 보는 대승불교로 나아갔다. 대승불교의 중요한 특징은 보살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윤회를 바탕으로 한 붓다 이전의 삶, 그러니까 붓다의 자카타(부처의 전생 이야기)가 가치 있어진다.

유대기독교(일신교)의 신과는 달리 불교는 인간이 붓다가 될 수 있다는 전제가 있기에 오히려 인간과 붓다, 둘 사이의 거리를 벌려놓으려고 하는 점이 있다. 이를 수많은 보살의 형상과 567천만 년이라고 하는 아득한 이미지로 그려 놓는데, 책에서는 이를 현기증 효과매혹시킨다고 표현했다. 나는 보살을 통해, 마치 어떤 인간도 현생에서는 붓다의 경지에 도달할 수 없다는 아득함과, 깨달음을 위해 현생에서 열심히 선업을 쌓도록 동기를 부여해주는, 이중적인 느낌을 받았다.

지난 시간에 이어 이번 시간에도 보살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흥미로운 점이 많았는데, ‘보살에 대해 정리를 한번 해보자.

 

보살의 산스크리트 원어는 보디사트바(bodhisattva)이다. bodhi(깨달음)sattva(생명이 있는 것 유정有情’)로 보살은 깨달음을 구하고 있는 생물, 부처가 될 후보자로 수행자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미래의 성불은 확정적이다라는 뜻으로 쓰이는 경우(미륵보살)도 있고, 단순히 성불할 잠재적인 가능성이 있는 정도를 가리키는 경우도 있다.(225)

오늘 세미나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보살이 자신의 깨달음을 구하면서 수행함과 동시에, 타자가 깨달음을 얻도록 도와주는, 즉 타자를 구제하는 자라는 점도 중요시된다는 것이다(자각각타自覺覺他) 유명한 보살로는 법장法藏(아미타불의 성불하기 전의 이름), 문수文殊(지혜가 뛰어난 공덕), 보현普賢(자비와 실천), 관음觀音(자비를 대표하는 보살), 지장地藏(6도의 중생을 교화 구제한다는 보살), 세지勢至(중생을 삼악도에서 건지는 힘) 등이 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이미 붓다의 경지에 올라 있는데도 니르바나에 들어가지 않고 중생제도(인민구제)에 힘쓰고 있다는 것이다.(225~226)

중생제도에 힘쓰는 붓다는 자리自利(자신이 수행하고 있다)에서 이타利他나 각타覺他(다른 사람을 깨우치게 하다) 쪽으로 중심이 옮겨 가게 된다. 이 점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 것이 관음보살이다. ‘관음觀音은 아발로키테슈바라(Avalokiteśvara)의 번역으로, aval(넓다)lokite(보다)śvara(소리), 널리 소리를 보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소리는 중생의 목소리를 말하며, 사람들이 관음보살을 부르면 그것을 알아듣고 소원을 성취시켜 준다는 믿음으로, 여기에는 관음보살의 이타성이 잘 나타나 있다. 정말 많이 변신하는 관음보살은 모든 방향으로 고개가 향해 있고 다양한 모습으로 중생 속에 나타나 구제활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245)

다시 승가와 재가로 돌아가서,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승가는 재가의 도움을 받아 수행을 할 수밖에 없고, 석존이 출가하여 깨달았지만 재가의 수행자는 경제활동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승가와 재가는 모두 딜레마를 안고 있다. 이 둘을 보완해주는 것이 대보살이다. 재가에서 자신이 행하는 여러 경제활동들을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를 위한 행동으로, 자비로서 실천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모든 경제활동은 나뿐만 아니라 전체에게 돌아가는 것으로 우리 각자는 그 부분들을 분담하고 있을 뿐이라는 측면에서 말이다.

여기에서 흥미로운 개념이 회향廻向이라는 것이었다. 회향은 자신이 행한 선근공덕을 돌리고’, 일체중생의 깨달음이나 이익으로 돌려보내는것을 의미한다. 불교는 자신의 깨달음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개인적이라고 했는데, 타인을 구제하는 보살이 어떻게 자기 깨달음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앞에서도 말했듯이 보살은 깨달음을 앞두고도 니르바나에 들어가지 않고 중생구제를 도모한다. 다른 사람들이 선업을 쌓도록 도우며 자신은 마이너스 포인트를 떠안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자비의 마음으로 기꺼이 그렇게 한다. 그렇기에 보살은 좀처럼 붓다가 될 수 없다.^^ 오사와 선생님은 여기에 우리 사회의 도덕과는 다른, 불교의 도덕이 있다고 했다. 타인의 득점을 위해 자신은 계속해서 실점을 하지만, 성불 직전에서 성숙하고 있다. 회향의 원어는 변화··변경·성숙·발전의 뜻이 있다고 하는데, 불교의 도덕을 생각해볼 수 있는 단어가 아닌가 싶다.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