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문화 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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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에서 왕으로] 무엇이 문화인가
무엇이 문화인가
오늘도 나는 최소한 ‘동물복지’ 또는 ‘자연방목’이 쓰여 있는 달걀을 고른다. ‘동물복지’라는 단어를 음미해보지 않다가 나카자와 신이치의 『곰에서 왕으로』라는 책을 읽으면서 나의 무심함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인간이 뭐라고 동물에게 복지를 제공해준단 말인가.
저자는 광우병이나 조류독감 등이 걸린 소와 닭을 생매장하는 방식 그리고 그 이전에 소에게 소의 뼛가루로 만든 사료를 먹이는 행위 같은 것을 ‘야만’이라고 말한다. ‘동물복지’란 자기 몸 크기만 한 사육장에서 길러지는 닭에게 그나마 자기 몸은 움직일 수 있는 쾌적한(?) 사육 공간을 제공하여 스트레스와 불필요한 고통을 최소화하는 방식을 말한다. (https://www.animal.go.kr) 닭에게 필요한 고통은 무엇이며, 고통을 최소화한다는 말도 고통을 없앤다는 말이 아니니 이게 무슨 말이지 어이가 없다. ‘야만’은 이성을 가진 인간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행동이나 생각을 말한다면, 닭에게 고통을 주면서, 그건 최소한이니 괜찮다고 살육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려고 자기를 합리화하는 ‘동물복지’가 ‘야만’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나카자와 신이치는 ‘야만’의 반대로 ‘대칭성’을 말한다. ‘대칭성’은 쉽게 말하면 인간이 자기가 사냥하는 동물, 예를 들면 곰이면 곰이 되고 곰 또한 인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나를 ‘인간’의 정체성에 가두지 않고 ‘곰’일 수도 있다는 반인반웅의 사고를 ‘대칭적 사고’라고 한다. 이런 사고는 주로 동물과의 혼인을 통해 친족 관계를 맺는 ‘문화’적 방식을 바탕한다. 여기서 ‘문화’는 확장되어 사냥한 동물의 뼈나 가죽 등을 처리하는 방식과 동물을 동굴이나 암벽에 그리거나 새기면서 영혼을 기억하고 ‘대칭적 사고’를 육감하는 형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