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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양 인류학


[이븐 바투타 여행기] 시이파와 수니파 갈등의 문화적 요소

작성자
유나
작성일
2025-06-09 22:24
조회
13

2025.6.9./해양 인류학/이븐 바투타(2)/손유나

 

시이파와 수니파 갈등의 문화적 요소

 

이븐 바투타의 여행길을 보면 이슬람의 여러 종파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도시를 만나게 된다. 수니파 법학자인 이븐 바투타도 나자프에서 4대 칼리파인 알리 븐 퇄리브의 묘를 참배한다. 알리는 수니파와 시아파가 분열하는 시작점이 되는 핵심 인물로, 수니파에서는 존중받고, 시아파에서 신성시되는 인물이다. 이 모습을 보면 수니파와 시아파의 갈등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 같은 종교를 믿으면서도 이렇게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헌 선생님과 이슬람 1400책을 읽다가 두 종파 갈등의 한 요소로 작용하는 문화적 차이가 눈에 들어왔다. 수니파는 아라비아반도를 중심으로 퍼져있다. 현재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위치한 곳이다. 아라비아반도는 80% 이상이 사막, 고원, 평야로 농경은 일부 지역에서만 가능할 뿐이고 낙타와 염소, 양을 데리고 물과 초원을 따라 이동하는 유목민이 많았다. 척박한 환경에서 생존해야 하는 유목민은 족장을 선정할 때 왕조 문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자 계승의 원칙을 따르지 않는다. 족장을 배출하는 유력 가문이 존재하지만, 그 가문의 출신 중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하는 사람이라면 연장자가 아니어도 족장으로 선출된다. 이런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수니파는 무함마드의 혈통이 아니더라도 공동체 내에서 능력과 덕망이 있는 사람이 칼리파로 선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시아파는 현재 이란으로 한때 고대 페르시아 문명이 펼쳐졌던 지역을 중심으로 퍼져있다. 이들은 고대 페르시아 문명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 이슬람 종교를 수용했으나 아랍 문화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페르시아어를 사용하고, 족장 중심이 아닌 관료제를 발달시키고, 건축과 예술 분야에서도 이슬람 내에서 문화의 독자성을 지켜왔다. 혈통을 중시하는 왕조를 발달시켰던 문화 정체성을 간직하고 있었기에 시아파는 무함마드의 후계자가 무함마드의 혈통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니파와 시아파의 갈등은 단순히 종교갈등이 아니라 역사와 문화 정체성이 결합한 복합적인 문제이다. 이슬람은 종교로서 거대한 권역을 아울렀지만, 그 안에서 다른 역사와 문화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다. 그로 인해 빚어지는 갈등과 긴장을 이슬람의 경전과 율법, 공동체 의식이 어떤 방식으로 협동하고 깨어지는지 흥미로운 힘의 줄다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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