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인류학
[이븐 바투타 여행기](5) 이븐 바투타가 보는 여성
델리에서 씰란(현 스리랑카)으로 가는 길에서, 이븐 바투타가 묘사하는 여인들이 인상적이다. 마르흐(marh)시 여인들이나, 다울라 아바드지방 주민(마르하타al-Marhatah족) 여인에 대해 알라께서 특별히 예쁘게 창조했다는 표현을 한다. 문득 그가 보는 여성의 아름다움이란 무엇일지 궁금했다. 다음 등장하는 여인들은 힛나우르시 주민들인데 이곳의 여인들은 바느질한 옷은 입지 않고 바느질하지 않은 천만을 몸에 두르고 다닌다. 천 끝을 허리에, 다른 한 끝을 머리와 가슴에 두른다. 가공을 최소화한 의복이 지니는 의미는 신체에 사치나 인위적인 치장을 피하고, 순수하고 정결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이븐 바투타에 따르면 아름다운 그녀들은 정조를 지키고 코에는 금고리를 끼고, 『꾸란』을 다 암송한다고 한다.
반면, 신앙심이 두텁고 청렴한 무슬림들이 사는 지바툴 마할 제도(현 몰디브제도) 힛나우르시에서는 조금 다른 여인들이 눈에 띈다. 바투타가 보는 그녀들은 다음과 같다. ‘여성들은 머리를 가리지 않는다. 왕후도 마찬가지다. 그녀들은 머리카락을 한쪽으로 빗어넘긴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타월 한 장으로 배꼽부터 하체까지 가릴 뿐, 기타 부분은 다 드러내놓고 있다. 그 꼴로 거리 등을 활보하고 있다.’(255) 이븐 바투타는 이 모습이 받아들이기 힘들었는지, 이 관습을 근절하고자 옷을 입으라고 종용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한 가지 더 독특한 점은 이곳 여성들은 절대로 고향을 떠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섬으로 외부인의 선박이 들어와서 이곳 여성들과 결혼하는 일이 있지만, 남자들이 떠나면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이혼을 선택한다. 여성들의 붙임성이 최고로 좋다는 이븐 바투타의 서술이 바로 따라오는 것은 많은 이방인의 출입과 연관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그 외 생각거리
◎ 빚을 진다는 것, 받는다는 것에 대하여 : ①일행을 먹여 살리려 하루에 소 한 마리씩 잡는다는 구절에서 돈에 쪼들려(?) 살았던 것은 아닌지 궁금해진다. 채권자들에게 술탄 앞에서 자신(이븐 바투타)의 빚을 어필해달라고 당부하는 것도, 술탄에게 빚을 물어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당당하고 자연스러워, 이상해보인다. 술탄이 이븐 바투타의 낭비에 대해 지적하는 점도 재미있다.
◎ 기이한 경험 : ①이븐 바투타가 죽을 위기에서 만난 타즈 부라, 지친 바투타는 그의 말대로 그의 목에 올라타 염송을 반복하다 잠이 든다.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사라진 그. 그는 오래전 현인 아부 압둘라 알 무르쉬드가 말한대로, 인도땅에서 자신을 구원해줄 형제 달샤드였다.(208) ②죽을 위기, 타즈 부라에 의해 들어간 마을에서 촌장이 이븐 바투타에게 내어준 옷과 머릿수건은 과거 어느 아랍인이 맡겨두고 간 것이다. 그것들은 이븐 바투타가 더 오래전 그 아랍인에게 선물한 것들 ③ 바르완시의 사자 주키야라는 마법사. 여성마법사들의 예언, 눈길로 상대방을 즉사시킴(215)
◎ 인도 관리들의 비리(1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