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인류학
[세계종교사상사1] 차라투스트라와 이스라엘의 예언자들
『세계종교사상사1』에세이 수정/25.7.1/최옥현
차라투스트라와 이스라엘의 예언자들
어떤 필요가 다신의 구조 속에서 유일신을 선택하도록 부추기는가? 차라투스트라가 마즈다교에서 했던 개혁들이 똑같이 이스라엘 종교의 예언자들에게서 일어나고 있었다. 매년 반복되는 세계의 재생을 추구하는 전통의 의례를 부정하고 유일신에 의해 결정된 종말의 임박을 주장하는 것이다.
이집트 유일신 탄생의 이유
이집트 18왕조의 투트메스 3세 때 이집트 역사상 최대 땅을 거느린 제국이 건설되었다. 이때 아멘–라신은 어느 민족에게나 받아들여질 수 있는 신으로 여겨졌고 따라서 신전과 신도의 수가 증가하였고 대사제들의 권력은 강화된다. 그러나 아멘호테프 4세는 ‘아르미나 개혁’(BC 1375~1350)을 단행한다. 젊은 파라오는 즉위하자마자 대사제가 신의 재산을 관리하지 못하게 하고 대사제의 권력을 박탈한다. 개혁을 완성하기 위해 그는 아멘 및 다른 모든 신들을 몰아내고, 태양신과 동일시되었던 지상신 아톤을 숭배했다. 다신의 구조 속에서 아톤이 선택되어 유일한 지상신으로 격상된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아크–엔–아톤(‘아톤을 섬기는 자’)으로 바꾸고, 새로운 수도에 궁전과 아톤의 신전을 세운다.
아켄아톤이 아톤이라는 유일신을 선택한 이유는 정치적인 이유였다. 파라오의 권력을 넘보고 국사에 관여하는 아멘신을 섬기는 대사제들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다. 책에는 아켄아톤이 아톤을 선택한 개인적 이유도 첨가된다. 아켄아톤이 병약하고 신체적 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아톤의 무한한 창조력과 신성한 빛에서 행복을 발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재위 기간에 아시아 영토의 대부분을 상실했다. 그의 후계자인 투탕카멘은 아멘의 대사제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다시 테베로 수도를 옮겼다. 유일신 아톤을 통한 아켄아톤의 개혁은 완전히 지워졌다.
마즈다교와 차라투스트라
이란 종교는 아후라 마즈다 숭배를 중심으로 한 마즈다교이다. 이란 종교는 서양 종교 사상의 형성에 큰 공헌을 했다. 다양한 이원론적 체계, 구세주 신화, 낙관적 종말론의 구상, 선의 승리, 우주적 구제, 죽은 자의 부활 등은 이란 종교의 중요 사상이다. 차라투스트라는 BC 1000년부터 600년 사이에 활동한 역사적 인물로 마즈다교를 개혁한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차라투스트라는 『가타』에서 아후라 마즈다가 ‘처음이자 마지막인 존재’, 즉 ‘세상의 처음이자 끝’이라는 사실을 사유를 통해 알았다고 선언한다. 이스라엘의 아브라함, 이집트의 아켄아톤의 신앙 고백과 비슷하다. 아후라 마즈다는 신적 존재들(아샤, 워후 마나흐, 아르마티 등)의 아버지이며 쌍둥이 신(선한 신 스펜타 마뉴, 악한 신 앙그라 마뉴)의 아버지이다. 아후라 마즈다는 쌍둥이에게 선함과 악함을 선택할 기회를 주었다. 그의 자식인 쌍둥이 신은 자신의 선택으로 선함과 악함의 대립 속에 있지만, 아후라 마즈다는 선악 대립의 모순을 초월하여 존재한다. 마즈다교는 이신교가 아닌 일신교이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란 전통 종교의 신들인 다에와들을 부정한다. 다에와들이 악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동물을 바치는 희생 제의는 일반 신도들의 구복을 위해 계속 거행되었다. 차라투스르라는 대량의 유혈 희생제의와 과도한 하오마를 마시는 오르지적 제의에 반대하였다.
차라투스트라는 죽은 자의 영혼 여행이라는 인도–이란의 전승을 받아들이면서, 거기에 덧붙여 심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죽은 자는 지상에서 사는 동안 자기가 행한 선택에 의거하여 심판을 받는다. 저세상으로 가는 길에 친와트 다리가 놓여 있고, 그곳에서 의로운 자들과 악한 자들의 선별이 이루어진다. 이승의 선택이 내세의 심판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죄의식을 갖게 하고, 세상은 순환하는 구조가 아닌 심판과 종말이라는 끝을 향해 간다.
세계의 ‘재생’에서 ‘변용’으로
차라투스트라는 주기적으로 갱신되는 우주의 순환이라는 원초적 이데올로기를 철폐하는 일에 온 힘을 쏟았으며, 아후라 마즈다에 의해 결정되고 실행되는 되돌릴 수 없는 종말이 임박했음을 주장했다.
유대인이 세운 두 왕국의 존립 자체를 위협했던 역사적 위기에 대한 이스라엘 예언자들의 대응책은 단호하고 전면적으로 우주적 종교성을 거부하는 것이었다. 자연의 신성은 제거되었고 우주적 재생을 위한 제의 활동은 가치가 없어졌다.
아후라 마즈다와 하느님에 대한 믿음은 각 개인을 ‘심판’하고 악한 자를 ‘처벌’하고 의로운 자에게 ‘상’을 내리는 과정을 통해 완전히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다. 단 한 번에 완성되는 근본적이고 결정적인 ‘변용’을 주장한다. 야훼의 약속과 창조에 의해 이스라엘 민족은 새롭게 태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