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데스콜라 『자연과 문화의 저편』 <서문>(3/3)
거북이 잉글리쉬 (매주 월요일 오후 7시 30분 ~ 9시 30분)의 번역입니다. 오선민 선생님, 이종은 선생님, 조재영 선생님, 최경미 선생님, 최옥현 선생님, 윤연주가 함께 번역했습니다.
기존 실체 간의 관계 형태(모드)의 조합을 분석하는 일을 먼저 하면서, 나는 그들의 진화에 관한 모든 연구를 뒤로 미룰 의무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것은 즉흥적이라기보다는 방법의 선택이었다. 진화론을 현재 작업의 합리적인 차원을 훨씬 초과한 분석 작업과 결합하는 시도를 했다는 사실과는 별개로, 나는 시스템의 기원은 그것의 특정한 구조가 밝혀지기 전까지 분석될 수 없다고 확신한다. 그것은 마르크스가 자본주의 생산 형태의 기원을 조사했을 때 정당성을 부여하는 과정으로, “인간의 해부학은 유인원의 해부학의 열쇠“라는 유명한 문구로 요약될 수 있다. 역사주의와 선행적인 원인에 근거하는 설명이라는 순진한 믿음에 반대하며, 우리는 어떤 현상의 구조를 알아야 그것의 기원을 탐구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 자신에게 강조해야 한다. 마르크스에게, 정치경제학의 범주에 대한 비판적인 이론은 그 범주들을 구별하기 위해 설정한 현상의 출현 순서에 대한 조사를 필수적으로 수반하게 하였다. 동일한 방식으로, 세계 및 타자들과 관계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계보학을 수립하는 것은 이런 구성 요소들이 통합되어 있는 안정된 형태를 먼저 발견한 이후에나 가능하다. 이런 접근은 비역사적이지 않다. 회고적 역사에 모든 관심을 기울이라는 마크 블로시(Marc Bloch)의 권고를 따른다. 즉, 현재에 먼저 집중해야 과거를 더 잘 해석할 수 있다. 인정하면, 나에게 “현재“는 종종 즉흥적이고 다양함의 의미로 해석된다. 사용된 재료의 다양성, 사용 가능한 출처들의 비균질성, 그리고 과거 상태의 사회를 참조할 필요 때문에, “현재“는 동시대적이기보다는 민족학적 현재이다. 현재는 비교를 위한 모범적인 패러다임, 즉 “이상적 형태“를 제시했을 때 포착한 한 장면인데, 이 장면은 전개의 특정한 한순간의 집합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의심할 여지 없이 일부 사람들은 극복해야 할 엄청난 어려움과 고려해야 할 많은 참고자료를 감안할 때 일원론적 인류학에 대한 연구 프로젝트가 사치스러울 정도로 야심차다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독자들은 이 책을 문자 그대로, 시도라는 의미에서 에세이로 간주해야 하며, 그러한 과정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과거의 시도한 과정보다 그 목적에 더 적합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여겨야 한다. 지금까지 이해한 것처럼, 나의 목적은 사물과 그것들이 사용되는 방식의 다양성이 우리 눈에 나타나는 형태의 다양성을 완전히 존중할 수 있기를 희망하는 타자성의 기초와 결과를 상상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세상에 좀 더 천진난만한 시선을 던짐으로써 인류학을 꽃 피운 관대한 운동에 대해서 이제는 인류학이 마땅히 설명을 부여해야하거나, 최소한 이원론의 베일에서 벗어나야 할 때인데, 이원론의 베일은 산업화의 진화에 따라 시대에 다소 뒤떨어진 것이 되었고 우리와 다른 우주론을 이해하는데 많은 왜곡을 야기 시켰다. 인간과 “자연 물체” 사이의 경계가 흐리거나 심지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이것들은 수수께끼 같은 것으로 유명했고 학문적 관심을 끌 가치가 있었다. 그것은 끝내야 할 논리적 스캔들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거의 눈치 채지 못한 것은 경계를 침투 할 수 없게 가동된 모든 인식론적 장치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이에서 경계가 거의 명확하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다행스럽게도 그 상황은 변하고 있으며, 실험실에서 의사소통하는 원숭이의 형태를 취하든, 농부의 꿈에 나오는 고구마의 영혼, 체스에서 패배를 맞보게 한 전기 장치의 영혼 또는 어떤 의식에서 사람을 대신해 희생되는 황소 영혼을 취하든, 이제는 사회적인 삶의 중심에서 비인간이 아무데도 없는 것처럼 행동하기가 어렵다. 우리는 이 모든 것에서 결과를 이끌어 내야한다. 마치 그들의 외부에 선언되어진 모든 것은 유용성이나 의미가 부족한 사물의 무질서한 집합체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세계 거주자들 사이의 상호 작용에 대한 분석은 더 이상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기관들로 구성된 영역에만 국한될 수 없다. 이른바 원시사회라고 불리는 많은 사회들은 우리가 그 경계선을 넘도록 초대한다. 이것은 인간성의 한계가 인종보다 더 멀리 확장되는 것을 결코 상상하지 못한 사회들과 가장 미미한 식물과 가장 하찮은 동물들까지도 그들의 공유된 사회적인 삶 속으로 초대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 사회들 사이의 경계선이다. 따라서 인류학은 벅찬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인본주의의 소진된 형태로써 사라지거나 인류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그것의 영역과 도구를 재고함으로써 스스로를 변형시거나. 즉 인간과 연결되어 있지만 현재는 단지 주변 역할의 위치에 있는 존재들의 전체 집단, 또는 좀 더 전통적인 용어로 표현하자면, 문화의 인류학은 자연의 인류학을 동반해야만 하는데, 자연의 인류학은 그들 자체의 그 일부라는 것에 열려 있고, 인류가 실현시키고 그것을 통해 그들 자신이 대상화되는 그 세계에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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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데스콜라 『자연과 문화의 저편』 <서문>(3/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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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비인간, 자연과 문화라는 이원론의 논리적 스캔들은 이제 끝나야 한다. 인간과 자연 물체 사이의 ‘경계’는 흐리거나 심지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른바 원시사회라고 불리는 많은 사회들은 우리가 그 경계선을 넘도록 초대한다. 그들은 가장 미미한 식물과 가장 하찮은 동물들까지도 인간의 사회적 삶에 초대하였다. 일원적 인류학을 향한 데스콜라 선생님의 야심찬 도전! 하지만 여전히 어렵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