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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인류학


 

[세계종교사상사2] 수업 후기 – 종말이 아닌 종말

작성자
오켜니
작성일
2025-09-02 17:53
조회
13

세계종교사상사25회차(827) 수업 후기/25.9.2/오켜니

 

종말이 아닌 종말

지난주 달님의 강의 내용이 주옥과 같았다. ‘에 대한 인간의 사유에 관한 내용이다. 폐허와 파국, 멸망에 대한 생각은 종교관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다. 누가 끝장나는가? , 창조주가 죽는가? 타락하고 죄를 지은 인간이 죽는가? 그런데 끝에 대한 사유는 끝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끝을 설정하는 것이 앞(시작)이 있다는 것이다. 끝은 시작의 상태가 변한 것이다. 끝의 다음이 있다. 결국 끝이란 끝 전후(前後)의 인과관계이다. 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끝은 다음에 대한 전망이다. 끝이 어떠해야 한다는 설정이다.

 

1. 종말을 품은 창조론

 

게르만 종교의 특징은 세계의 종말이 우주 창조론에서 이미 선언되었다는 것이다. 기독교적 사유에서는 인간의 도덕적 타락이 멸망을 불러오고, 하느님의 선을 행한 자에게 멸망은 더 좋은 세상에 대한 약속이다. ‘하느님의 선이라는 잣대(판단의 기준)가 늘 존재한다. 하지만 북유럽 신화에서는 신조차도 종말을 피할 수 없다. 달님은 이것을 내재적이다, ‘바깥이 없다라고 표현하셨다. 기독교적 사유에서는 세상의 바깥에 하느님의 자리가 따로 있어서 그 하느님은 세상을 창조하기도 하고 그 세상을 멸망시키기도 한다.

게르만족의 종말론은 이러하다. 죽은 자의 세상에 속한 한 무리의 거인들이 수르트르 지휘하에 신들과 영웅들을 찾아와 드넓은 벌판에서 싸움이 벌어진다. 토르는 우주 뱀을 죽이지만 뱀의 독이 퍼지면서 쓰러진다. 오딘은 늑대인 펜리르에게 잡아먹힌다. 헤임달은 로키를 공격하고, 그들은 서로를 죽인다. 수르트르를 제외하고 모든 신들과 그들의 모든 적들이 이 종말론적인 전투에서 쓰러진다. 살아남은 수르트르는 우주적인 대화재를 일으키고, 모든 생명의 흔적은 사라진다. 마침내 바다가 모든 대지를 삼켜버리고, 하늘은 무너져 내린다. 우주적인 멸망에 예외는 없다.

게르만 신화의 다른 버전 또한 마찬가지로 창조론 안에 세상의 종말을 품고 있다. 우주를 상징하고 우주를 구성하는 세계의 중심인 이그드라실은 모습을 나타내자마자(즉 세계가 신들에 의해 조직되자마자) 파괴의 위협을 받는다. 한 마리의 독수리가 그 잎을 먹기 위해 자리 잡았고, 그의 줄기는 썩기 시작했으며, 니드호그라는 뱀이 그의 뿌리를 갉기 시작했다. 나무즉 우주는 등장 그 자체가 다가오는 쇠락과 최후의 파멸을 나타내고 있다. 운명, 즉 우드르가 이그드라실의 뿌리가 뻗어 있는 지하의 샘 속에, 다시 말해 우주의 중심 자체에 숨겨져 있는 것이다.

게르만 종교에서 종말은 인간의 도덕적 타락과 무관하며, 끝은 자연 발생적인 것이며 운명적인 것이다. 세상은 시작의 상태가 지속될 수 없으며 노쇄해가면서 종말을 향해 가는 것이다. 멸망은 우주적인 순환 속에 위치하며 계속되는 새로운 시작을 예비한다.

 

2. 이항을 갖는 하나, 무엇이든 낳는다

 

게르만 종교의 뿌리인 인도유럽 종교는 삼위신 구조, 적대적이면서도 상보적인 쌍을 이루는 최고신, 종말론이라는 세 가지의 특징을 갖는다.

게르만 종교는 인간의 형상을 한 존재의 살해와 해체에 근거한 우주 창조론을 가지고 있다. 인간의 형태를 한 부리와 거인의 딸로부터 탄생한 오딘, 빌리, 베라는 삼형제는 이미르의 몸을 절단하여 세상을 만들어낸다. ‘세계의 창조가 유혈 희생 제의의 결과라는 생각은 게르만족 에게도 인간 희생을 정당화시켰다. 희생이라는 최초의 신의 행위를 반복하는 것은 세계의 갱신, 생명의 재생, 사회의 결집을 보증해준다.

이미르는 양성적이었다. 그는 자신의 힘으로 한 쌍의 인간을 낳았다. 양성성은 총체성의 가장 효과적인 표현이다. 양성성(서로 다르지만 상보적인 두 힘이 맞물린 것)을 가진, 원초적 총체성을 가진, 이미르는 악마와 같은 거인들도 낳게 된다. 이 거인들은 마지막 파멸의 시기에 우주를 위협하게 될 것이다. 원초적 총체성을 갖는 신은 무엇이든 낳는다. 하나인 근원자는 여러 가지 다른 힘들(, 거인, 인간, 창조와 종말과 재생)을 낳을 수 있다. 반면 기독교적 사유에서 하느님의 천국에서 벌을 받아 추방된 인간은 초월적인 저 바깥을 향해 가야 한다.

 

3. 종말론이 없는 샤머니즘

 

고대 게르만족 사회는 전쟁을 희생 제의와 동일시하였다. 승자와 희생자는 모두 신에게 피의 제물을 바쳤다. 영웅적인 죽음은 특별한 종교적 경험이 되었다. 전사의 죽음이 지니는 엑스터시적 성격은 전사를 샤먼, 예언자, 점복가뿐만 아니라 영감을 받은 시인과 가깝게 해주었다. 그리고 젊은 전사들에게 공격적이고 엄청난 분노를 접하게 하여 그들의 인간성을 변질시키고 그들을 곰이나 황소와 같은 육식동물처럼 변하게 하였다.

디오니소스를 찬미하는 의례, 여러 지역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비의적인 의례들은 일시적인 신성화 또는 신과의 접속을 지향하는데 이 모든 것이 샤머니즘적인 존재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시적이지만 신과 합일을 인간이 달성할 수 있다는 생각은 폐허, 파국, 멸망에 대한 개념을 갖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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