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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말/호시노 미치오] 3장 순환하는 계절과 살아가는 사람들(1/3)

작성자
덕후
작성일
2024-08-05 09:32
조회
119

일본어 강독팀에서 호시노 미치오의 魔法のことば自然 읽고 번역한 내용을 차례로 싣습니다. 이한정 선생님의 진두지휘 아래 김완수 선생님, 이종호 선생님, 오선민 선생님, 임영희 선생님, 권수현 선생님, 조혜영이 함께 번역했습니다.

 

魔法のことば自然

 

목차

 

서문 / 호시노 나오코(星野直子)

1장 졸업하는 너에게

2장 알래스카에 매료되어

3순환하는 계절과 살아가는 사람들

4장 진짜 야생

5장 오로라 아래에서

6장 남동 알래스카와 혹등고래

7장 아무도 없는 숲에서

8장 두 개의 시간, 두 개의 자연

9장 백 년 후의 풍경

10장 인디언들의 기도

 

 


 

 

3장 순환하는 계절과 살아가는 사람들

 

1993211, 홋카이도 카미카와군 시미즈초에서 개최되었던 사진전 알래스카 바람같은 이야기에 즈음하여 행한 강연.

 

 

이 사진전은 6일부터 시작해서 오늘이 마지막날인데요, 도카치에서 사진전을 하는 것은 처음인 일이라 홋카이도에서는 지금까지 삿포로와 하코다테에서 했습니다만 이번 시미즈초에서 해서 정말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이러저러한 사람과 만나 말할 수 있었던 것이 대단히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근처에 호류(宝龍)라는 라면집이 있어 정말 맛있어서 몇 번이라도 먹으러 가고 있습니다만 그 호류의 모두가 사진전을 보러 왔습니다. 아직 영업중이었기 때문에 에이프런이나 모자를 두른 채 와주어서, 역시 그런 것이 대단히 기뻤습니다. 어제도 그 호류의 주인분이 와주셔서 조금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분은 대단히 자연을 좋아해서 가게의 정기휴일인 매주 화요일에는 반드시 산에 오르거나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진전을 보고 돌아갈 때 이런 식으로 일생 자연과 관련해서 일을 할 수 있으니 정말 부럽다라고 그분으로부터 말을 들었는데, 정말로 그렇다고 생각해서 어제는 이 말이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있었습니다.

지금은 교통수단이 발달해서 세계가 좁아졌다고 자주 듣습니다. 예를 들어 시미즈에서 알래스카까지 비행기의 연결이 잘 닿으면 하루에 완전히 갈 수 있지요. 그렇지만 저는 세계가 좁아지고 있다는 것은 거짓말로서 역시 세계는 넓다라는 의식을 언제나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예를 들어 제가 여기 시미즈에 와서 일주일만이라도 이만큼 많은 사람들과 만나서, 대화하고, 여기 사람들의 삶을 알아 갑니다. 그렇게 하면 시미즈가 어떠한 장소인지 어떠한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지라는 것이 굉장히 짧은 시간인데도 역시 알 수 있겠지요.

결국 온 세계를 간단하게 비행기로 돌아다니는 것은 가능해졌지만 세계의 넓이라는 것은 거기에서 잠깐 멈춰 서서 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통해서밖에 절대적으로 알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세계지도를 보았을 때 홋카이도의 시미즈에는 이런 사람이랑 저런 사람이 있어서……라는 식으로 생각을 넓히면서 조금씩 세계의 넓이를 실감할 수 있는 듯한 생각이 들고, 그것은 제가 알래스카에 있으면 항상 생각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제 알래스카에 14년 되었는데 지금부터도 아마 알래스카에서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째서 알래스카 등에 사는 걸까라는 의문도 있다라고 생각합니다만, 제 안에서는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자주 굳게 마음먹은 결단이군요라고 듣는 일도 있지만 저도 전혀 그럴 생각은 없었습니다. 게다가 처음에 갔던 무렵은 설마 이런 식으로 살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요.

처음에는 5년 정도 사진 찍으러 가려고 생각한 것입니다만, 결국은 20대부터 30대에 걸쳐 거의 쭈욱 그쪽에 있다가 정신 차려보니 14년이 되었다는 느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로서는 자연스럽게 그쪽에 살게 되었다라고 하는 느낌입니다만.

저는 십 대 무렵부터 북쪽의 자연을 좋아해서 특히 홋카이도에 대해 동경이 매우 강했던 것입니다. 홋카이도에 가고 싶다, 살아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막연하게 있었던 것이지요. 사카모토 쵸코씨의 책을 아주 좋아해서 상당히 읽고 있었습니다. 쵸코씨의 그림도 좋아했습니다만 오히려 자연과 관계를 맺는 방식이 매우 좋았습니다. 지금도 알래스카 집의 책장에는 쵸코씨의 책이 많이 있어서 알래스카에서 읽으면 아주 그리운 생각이 되살아납니다.

그래서 십 대의 마지막에 일이었는데, 홋카이도보다도 북쪽의 알래스카로 가보고 싶다라는 기분이 강해졌던 것입니다.

그런데 벌써 20년도 더 전의 이야기인데 당시는 알래스카에 대한 자료 등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지요. 그래서 이것저것 찾아봤는데 간다(神田)의 서점에서 겨우 알래스카 사진집을 한 권 발견했습니다. 알래스카에서 출판된 영어책이었는데 사진이 정말 많아서 매일 반복해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다음 페이지를 넘기기 전에 어떤 사진이 나올지 알 정도로 그 책을 좋아했습니다.

그중에 한 장 아주 마음에 걸리는 사진이 있는데 그것은 작은 에스키모 마을을 공중촬영한 사진이었습니다. 마침 북극해로 해가 지는 순간을 역광으로 공중으로부터 촬영한 사진인데 정말로 아무것도 없는 광야에 덩그러니 그 촌락이 있지요. 그 사진이 아주 좋아서 점점 사진 속 사람의 생활이 신경 쓰였습니다. “어째서 이런 곳에서 사람이 살고 있나?”라는.

저는 치바에서 자랐는데 도쿄와 그다지 다르지 않은 도회지여서 그 작은 마을에서 사람이 생활하고 있다는 것이 아주 신비로워서 몇 번이고 그 사진을 보고 있다 보니 그 마을에 가보고 싶어졌습니다. 사진 설명문에 마을 이름만 쓰여 있어서 당신의 마을에서 생활하고 싶은데 누가 돌봐주세요라는 내용의 편지를 썼던 것입니다.

서투른 영어였고 절대 답장이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아주 똑같은 편지를 6통 보냈지요. 지도로 북극해 연안의 되도록 작은 마을을 찾았고 마을 이름만을 바꾸어 보냈습니다. 구체적인 주소도 이름도 몰랐던 것으로 각각의 마을 이름과 나머지는 알래스카 U.S.A라고만 썼으니까 반 이상의 편지는 수신인불명으로 돌아와 버렸습니다.

그런데 반년 정도 지나고 나서 제가 제일 먼저 가고 싶었던 마을의 어느 가족으로부터 답장이 왔던 것입니다. 이미 답장을 기대하고 있었던 것조차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오니까 우편함에 외국우편이 들어있어서 아주 뭐가 뭔지 모를 정도로 기뻤습니다.

매우 짧은 답장으로 와도 좋아요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그 시기에 오면 마침 사냥 등의 일이 많이 있으니 도움을 바란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무렵 알래스카는 꿈같이 먼 존재였고 드디어 현실로 내 앞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매일매일 그 답장을 되풀이해서 읽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음 여름에 그 마을로 갔고 답장을 주었던 가족과 여름 한 철을 보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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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마을은 해안에 있는 에스키모 마을로 고래는 잡을 수 없었지만, 해안에서는 바다표범이나 바다코끼리, 내륙에는 카리부나 곰이 있어서 수렵 생활에 의존하는 마을이었습니다. 참으로 작은 마을이었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모두 아는 사이였고 매우 즐거운 3개월이었습니다.

돌아올 때 정말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돌아와서 한참 지나고 나서 뭐가 좋았던 걸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사진을 보고 어째서 이런 곳에 사람들이 살고 있는 것이지?’하고 신기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실제로 3개월 살았던 것만으로도 예를 들어, 제가 그 마을의 젊은이로 자랐다면, 제가 그 마을에 태어나서 다른 세계에는 가보지 않은 채로 평생을 마치고 죽는다는 것이 특별히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실감으로써 알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실감은 제게 매우 큰 것이었지요.

당연한 일입니다만, 역시 어느 민족이든 어느 나라이든 거기 살고 있는 사람에게는 그 장소가 세계의 중심이며 그런 식으로 세계는 성립되고 있다는 것을 진짜 실감으로 알았습니다. 그것이 제게 있어서 여행의 가장 큰 수확이었습니다.

그 이후 일본에 돌아와서, 다시 알래스카에 돌아갈까 어쩔까는 정하지 않았습니다. 다시 학생 생활이 시작되고 자신의 방향에 대해서 방황할 시기였었지요. 딱 그 시기에 제 어린 시절부터의 친구가 산에서 조난을 당하여 죽어버렸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가까운 사람의 죽음이라고 하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대처해야 좋을지 잘 몰랐습니다. 여러 가지 일을 앞으로 함께 하자고 이야기했던 친구가 갑자기 없어져 버렸기 때문에..

그때까지 자신의 일생에 대해 그다지 열심히 생각한 적이 없었습니다만, 그 친구의 죽음이 처음으로 지금부터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지요. 그래서 1년 정도 생각하고 딱 결론이 나왔던 것이지요. 단순한 일이지만,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해 가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식으로 생각했을 때에, 알래스카가 제 안에서 강하게 되살아와서, 다시 한번 알래스카에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는 아직 학생이었는데요, 대학에 가도 뭔가 위화감이 있어서 조금 더 다른 세계에 가고 싶다든지, 조금 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었지요.

저는 그때까지 사진을 찍은 적이 없었는데요, 사진을 보는 것은 아주 좋아했기 때문에, 사진을 하자고 생각했습니다. 알래스카에 돌아가서 알래스카를 여행하면서 사진을 찍자고.. 때문에 제게 있어서 먼저 사진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알래스카의 자연에 관계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있었던 것이지요.

 

조금 전에도 말했습니다만 처음에는 5년 정도 좌우지간 노력해서 그래서 뭔가 알래스카를 테마로 한 사진을 정리하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10년이 지나고 벌써 14년이 되어버렸습니다만 어째서 제가 이토록 알래스카에 매료되었느냐고 생각했을 때 하나는 역시 자연의 매력이지요. 알래스카의 자연은 아메리카에서도 마지막 남은 손대지 않은 자연입니다. 개척 시대의 홋카이도가 일본의 4배 정도의 크기로 남아있는 곳입니다.

그런 자연에 대한 동경이 물론 있습니다만 또 하나는 역시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매우 끌렸던 것입니다.

예를 들면 남극에도 역시 대단한 자연은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만 틀림없이 저는 남극에는 끌리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하는 것은 그곳에 사람이 살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알래스카에는 에스키모나 인디언 또 아메리카 본토에서 건너온 백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홋카이도와 매우 닮은 부분이 있습니다만 여러 인간이 여러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그런 여러 사람의 생활과 만날 수 있다라는 것이 제가 14년 알래스카를 여행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지금도 전기도 수도도 없는 벌판에서 살고 있는 백인의 가족이나 그런 각양각색의 인간이 알래스카에 살아가고 있고 그런 사람의 생활 다양성이라는 것이 매우 알기 쉬운 형태로 보이는 땅인 것입니다. 분명히 그것은 일본에서도 쭉 보면 같다고 생각하는데 알래스카의 경우는 저에게 있어서 그 다양성이 보이기 쉬운 땅이었던 것입니다.

제가 사람들의 삶에 매료되는 이유는 처음 간 에스키모 마을에서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만 예를 들면 자기와 같은 나이 정도의 인디언 청년과 만났을 때 저와는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자란 것에 매우 흥미가 있는 것이지요. 자란 환경은 전혀 다르지만, 한 번의 일생으로서는 똑같은 것입니다. 여러 민족의 여러 인간이 세계에서 살고 있고 모두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면서 하나뿐인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누구나 한 번의 일생밖에 살 수 없다는 것이지요. 정말 둘도 없는 일생이라고 할까, 그것은 어떤 민족의 어떤 인간에 있어서도 똑같은 것이지요. 그런 식으로 사람들의 생활을 보고 있으면 여러 가지 문제가 있으면서도 누구나가 제일 좋은 형태로 일생을 보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런 부분은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했을 때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고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가 하는 것, 즉 다른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 궁금합니다. 다른 사람의 생활 방식이 궁금하다는 표현은 나쁜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쉽지만, 저는 그걸 알게 되면 몹시 마음이 놓여요. 예컨대 같은 세대의 에스키모와 이야기 했을 때, 저는 그와 동일한 생활을 할 수는 없지만 그 생활을 앎으로써 굉장히 안심을 하며, 그것을 앎으로써 반대로 우리의 삶이 눈에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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