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최소한으로 생각하라] 관념의 힘

『죽음을 최소한으로 생각하라』

정리 144~150

  인간의 정신은 인간의 신체인 연장의 양태에 상응하는 사유의 양태로서 그 자체가 다른 관념들로 이루어진 하나의 관념일 뿐이다. 이성의 관념은 사실인 반면 감각이나 표상의 관념들은 거짓된 경우가 많고 언제나 불완전하며 훼손되어 있다. 실제 관념들 사이의 갈등은 그 관념들이 지니는 행위를 촉발하는 힘 때문에 발생한다. 자연 그 자체처럼 인간의 정신도 서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들이 경쟁하는 장이다. 정신에서는 이것들이 바로 관념이며, 정서적으로 더 강력한 힘을 갖는 관념이 참이든 거짓이든 관계없이 승리한다.  그(스피노자)는 우리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표상하는 것에 대한 정서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표상하는 것에 대한 정서보다 더욱 강렬하고 크다고 설명한다. 아크라시아(자제력 부족)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 존재하는 사물에 비교하여 지닌 미래의 사물에 대한 정서다. 아크라시아는 이성적인 관념이 기대하는 선이 먼 미래에 발생하는 반면 표상의 관념이나 정념과 관련된 즐거움이 즉각적으로 존재하거나 적어도 이성의 선보다는 가까운 시간 내에 일어날 때 발생한다. 의지박약 또는 자제력 부족은 정념이 이성을 방해할 때 발생한다. 우리의 부적합한 관념이 적합한 관념보다 훨씬 강력할 때 결국 우리는 모든 점에서 미루어 보건대 가장 현명한 판단에 반하는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