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스웨덴 특파원이 들려주는 슬기로운 외국살이
[일희일비(日喜日悲) 스톡홀름 Life] 오로라 관광
작성자
Yeonju
작성일
2024-08-15 14:28
조회
125
스웨덴에도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것이 있는데, 바로 오로라다.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의 댓글들을 보면 직접 보는 것에 비할 바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 대부분이다. 스웨덴으로 이사 오며, 당연히 나도 매년 이번 겨울에는 오로라를 보러 북부로 가봐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늘 겨울이다가오면 한국 귀국 일정에 마음이 들떠 정신이 없다. 한국에 다녀와선, 업무를 한참 하다 보면 어느새 부활절 휴가 기간(4월초)이 코앞이다. 그러면 ‘이번 겨울에는 꼭 가야지’ 하다가 매년 미루어진 것이 ‘오로라 관광’이었다. 막상 스웨덴에 살다보니 언제든 기차 타고 반나절만 가면 볼 수 있는 오로라보다는 가슴 뛰는 귀국 일정이 더 우선시 되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에서도 자기 동네 관광지는 거의 가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스웨덴에서도 북부까지 일부러 오로라를 보러 가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오히려 오로라를 본 사람 중에는 스키를 타러 갔다가 오로라를 보게 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스웨덴이 한국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 무지막지하게 긴 겨울이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무지막지하게 긴 어둠이다. 추위는 한국과 비슷하다고 느껴지는데, 긴 어둠은 매년 처음인 것 마냥 적응이 안 된다. 시간이 지나면 울컥하고 화가 날 정도다. 스웨덴은 하지가 지나고 나면 어둠이 급격히 길어져 11월부터 2월까지는 오후3~4시가 되면 밖은 이미 칠흑 같은 밤이다. 그래서 실내 조명, 실내 인테리어가 발전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반대로 긴 어둠을 지나 4월정도 부터(부활절 연휴 기간이 포함된)는 성큼성큼 들어오는 해가 감사하다가도, 6월 정도가 되면 수면에 방해가 되서 불편하게 느껴진다. 늘 ‘Lagom’이라고 말하는 적당함을 추구하는 스웨덴 사람들의 생각이 어쩌면 지나친 자연의 영향이 아닐까 잠시 생각해본다.
스톡홀름 Day Time (y축: 2:00-24:00)
한국 Day Time (y축: 4:00-20:00)
어찌됐든 잘 시간이
되면 암막 커튼이 없이는 자다가 깨기가 십상이다. 그래서 항상 침실에는 암막 커튼으로 창을 꼼꼼히 잘 막고 잠에 든다. 어제는 자다가 방문 사이로 시간에 맞지 않는 ‘잔잔한 밝음’이 방안으로 새어 들어와 ‘이상하네’ 하고 잤다.
그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니 인터넷에 온통 ‘스웨덴 전역에서 오로라 관측됨’ 하고, 스웨덴의 각 지역 신문이 지역 명소와 함께 찍은 오로라 사진을 올려놨다. ‘기차 타고 북부까지 가지 않아도, 집에서 창을 통해 편하게 오로라를 볼 수 있었는데….’
오로라 앱까지 깔아놓고 오로라 여행을 늘 계획만 했었는데, 내가 봤던 오로라 사진은 주로 관광객들이나 전문사진가들이 한겨울에 찍은 것들이어서 겨울에
추운 곳으로만 가야 볼 수 있다고 무작정 생각했던 것 같다. 어제 밤 오로라에 대한 기사 설명에 따르면, 오로라 관측의 필요 조건은 태양 폭풍(태양의 흑점이 폭발하면서 큰 에너지를 가진 미립자가 우주로 방출되는 현상, 출처:우리말샘)과 구름 한 점 없는 밤하늘이라고 한다. 이제 앞으로는 밤하늘의 구름도 확인하게 될 것 같다.
정말 생애 한번쯤은 보고 싶은 오로라입니다. 우리 연주샘은 럭키!!
라곰이 자연에 대한 스웨덴 분들의 태도라니, 새롭습니다. 저는 어렵겠군요? @.@
여름이 가고, 긴 겨울이 연주샘을 향해 걸음을 내딛기 시작했겠지요. 하늘을 보며 저도 연주샘을 생각하리.
그 전에, 우리 곧 만나리! ^^ 고마워요.
커튼 틈 사이로 새어 나오는 오로라의 잔잔한 빛을 맞으며 잠을 잔다니, 오로라 관광만큼이나 판타스틱합니다.
스웨덴에 사시는 연주쌤도 오로라 관광을 아직 못 가보셨다니, 선생님을 생각하면 아쉽기도 하고 저를 생각하면 왠지 희망적이기도 합니다.
일단 저도 오로라 앱부터 깔아 보려고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