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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말/호시노 미치오] 3장 순환하는 계절과 살아가는 사람들(3/3)

작성자
덕후
작성일
2024-08-19 15:19
조회
92

일본어 강독팀에서 호시노 미치오의 魔法のことば自然 읽고 번역한 내용을 차례로 싣습니다. 이한정 선생님의 진두지휘 아래 김완수 선생님, 이종호 선생님, 오선민 선생님, 임영희 선생님, 권수현 선생님, 조혜영이 함께 번역했습니다.

 

 



또한 봄에는 블랙베어가 동면의 굴에서 나옵니다.

블랙베어는 일본 본토에 있는 흑곰과 같은 종류입니다만 알래스카에 있는 것은 좀 더 큰 것입니다.

언젠가 북극권의 앰블러라고 하는 에스키모 마을 가까이에서 동굴을 알고 있던 저의 지인인 에스키모의 아들이 안내해 준 적이 있었습니다. 금방 굴속에서 나올 거라고 해서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그 굴 가까운 곳에서 3일 정도 기다리고 있어도 나올 기척이 없었고 그날은 대단히 따뜻한 날이었으므로 두 사람 다 눈 위에서 잠이 들고 말았던 것이지요.

그로부터 한 시간 정도 지나서 깨어보니 눈 위에 곰의 검은 귀만이 나와 있었던 것입니다. 깜짝 놀라서 황급히 그를 깨웠습니다만 곰이 동면으로부터 나오는 장면과 딱 마주치리라고는 생각지도 않았었기에 매우 감동했습니다. 그 곰은 맨 먼저 얼굴을 들고 주변을 빙 둘러보고 나서 천천히 나왔던 것인데 정말로 봄이 왔다는 것이 실감나는 광경이었습니다.

곰이라면 알래스카 남쪽으로 촬영 갔을 때 만난 회색곰 어미와 새끼도 잊을 수 없습니다.

곰과 예기치 못하게 마주쳤을 때 가장 위험한 것은 어미와 새끼 곰입니다. 알래스카는 홋카이도에 비교하면 확 트여 주위가 잘 보이기 때문에 딱 곰과 예기치 못하고 마주치는 일은 그다지 없지만 어쩌다 어미와 새끼 곰이 매우 떨어져 있을 때가 있어서 모르는 사이에 어미와 새끼 사이에 끼여버리면 대단히 위험합니다.

그때는 지인인 연구원과 함께 갔습니다만 그는 그 지역의 곰을 오래 연구해 오고 있던 사람이므로 어느 정도 개체 식별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때 만났던 어미 곰도 새끼 때부터 알고 있었던 것이지요.

우리는 강기슭의 둑 위에서 곰의 어미와 새끼가 연어를 잡는 것을 보고 있었는데 연어를 다 잡은 곰이 이쪽을 향해왔던 것이었지요. 괜찮을까 하고 걱정하고 있었더니 점점 가까이 와버려서 어떻게 할까?”라며 지인에게 물었더니 이제 움직이기에는 늦었으니까 움직이지 말고 있자고 그가 말했으므로 계속 그대로 앉아있었죠.

그러자 바로 옆까지 온 곰이 우리 옆에 털썩 앉아버렸던 것이지요.

새끼 곰 쪽은 처음에는 매우 긴장하고 있었지만 어미 곰이 릴랙스하고 있었기에 점점 안심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물론 대단히 긴장하고 있었으므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굳어있었는데 지인이 괜찮으니까 절대 움직이지 말라고 해서 옆을 볼 수도 없이 둘이서 앞을 향해서 강을 보고 있는 채의 자세였습니다. 그러니까 만약 그때 강 건너편에서 사진을 찍었다면 마침 인간과 곰이 나란히 앉아 강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실제 시간으로 친다면 단지 5분 정도에도 미치지 못할 사건이었지만 그때의 체험은 지금도 대단히 신기해서 어떻게 그렇게 넓은 벌판 속에서 우리가 그곳에 앉지 않으면 안 되었던가,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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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점점 여름이 되면 많은 혹등고래가 하와이에서 다가옵니다.

어떻게 해서 혹등고래가 하와이로부터 여행을 오느냐면 하와이의 바다는 매우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지만 혹등고래에게 있어서는 빈곤한 바다인 것이죠. 다시 말해 먹이가 적습니다. 한편 알래스카 바다의 해면을 보면 탁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그것은 더럽다는 것이 아니고 풍부한 바다라는 것입니다. 많은 플랑크톤이나 작은 고기가 있다는 증거지요.

그래서 혹등고래는 여름에 알래스카로 오면 그 반 년 간 오로지 먹으며 보냅니다. 그리고 겨울은 하와이 바다에서 출산과 육아를 합니다.

여러분도 TV에서 보신 적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혹등고래는 매우 재미있는 먹이활동을 합니다.

물고기 무리를 발견하면 세 마리에서 다섯 마리 정도로 다가가서 그 무리의 아래에서 거품을 내면서 빙빙 도는 것입니다. 그러면 거품 벽이 바다 속에 생겨서 물고기는 그 안에 갇혀버리는 것입니다. 물고기는 그 거품이 무서워서 점점 바다 표면을 향해 도망치고, 거기로 혹등고래가 커다란 입을 벌리고 로켓처럼 튀어나가는 것이죠.

대단히 재미있는 것은 그 튀어나가기 직전의 1분간 정도 사이에 고래의 노래가 들려옵니다. 저도 수중마이크로 들은 적이 있는데 아주 신기한 소리지요. 그때 몇 사람인가 보트에 타고 있었는데 너무나 신기한 소리여서 헤드폰의 쟁탈전이 벌어졌습니다. 그래서 헤드폰을 떼고 가만히 귀를 기울이고 있었더니 해면으로부터 노래가 들려왔습니다.

그리고 잠깐 후에 바다표면 위로 직경 10미터에서 15미터정도의 커다란 거품 원이 생기고, 거기에서 고래가 무리 지어 입을 벌리고 튀어나왔던 것입니다.

고래는 소리에 대해 매우 민감해서 보통 보트의 엔진을 끄고 조용히 고래가 해면으로 올라오는 것을 기다리는데요, 한번은 우리 보트 주변으로 빙 둘러 원이 생겼던 일이 있어서, 그 순간 우리는 모두 얼굴을 마주 보았습니다. 그리고 황급히 보트에서 해면을 내려다보니 고래가 올라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어떻게 된 걸까 생각해보면 고래가 튀어나오기 직전에 동그라미에서 떨어지듯이 코스를 바꾸어 튀어나왔던 것이죠. 그때까지 쭉 잠수하고 있던 거라서 숨을 크게 토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우리는 고래에게 방해가 된 것이지만 저는 그것에 매우 감동했습니다. 긴 시간 물고기를 바짝 따라잡고 거품을 뿜으며 노래를 부르고, 최후에 자세를 정돈해서 드디어 부상하려고 할 때 돌연 머리 위에 보트가 있어서 그 순간에 어째서 코스를 바꾼 것일까라고 하는 것이 매우 불가사의했습니다.

그때 마침 고무보트에 그 고래의 등이 닿아서, 보트가 조금 해면으로부터 떴는데 그 감촉이 잊히지 않습니다. 대단히 큰 동물이기 때문에 조금 난폭하게 끌어당기면 작은 고무보트는 잠시 지탱하기도 어려운데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왜 그렇게 행동을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고래는 그런 식으로 어딘지 아주 매료시키는 동물이지요.

 

가을이 되면 알래스카에는 다양한 나무 열매가 열립니다.

소프베리, 블랙베리, 크랜베리알래스카에는 과일이 없기 때문에 알래스카에 사는 사람들은 나무 열매를 대단히 소중히 해서, 이 시기에 가족이 일 년 분의 열매를 모읍니다. 그리고 그것을 잼으로 만들거나 냉동해서 보존하거나 합니다. 슈퍼마켓에 가면 빈 잼 병이 쭉 늘어서 있지요. 그것을 보면 가을이 왔구나라는 느낌이 듭니다.

또 가을에는 에스키모 감자라고 불리는 작은 나무의 뿌리를 에스키모 사람들이 모읍니다. 삶아서 먹는데 감자라고 해도 진짜 감자는 아니고 실은 작은 나무의 뿌리입니다.

이전에 코북강 유역에서 에스키모 할머니와 에스키모 감자를 찾으러 간 적이 있었는데 할머니는 땅을 발로 확인하면서 쥐구멍을 찾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시기에 쥐가 겨울 음식으로 에스키모 감자를 보금자리에 많이 비축해놓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할머니는 쥐구멍에서 에스키모 감자를 반만 가져오고 그 대신 말린 물고기를 답례품으로 놓고 구멍을 메우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쥐의 먹이를 먹으니까 쥐에게 자신의 식량을 돌려주겠다는 것인데 이 세대의 사람들은 아직 정말로 그런 감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지요. 젊은 사람들에게는 그런 감각이 옅어져 가는 것 같지만요.

또 하나 알래스카 사람들에게 아주 중요한 식량이 무스입니다. 가을이 되면 사냥 시즌이 두 달 있어서 그것은 제대로 허가를 받아야만 합니다. 무스는 알래스카에서 광범위하게 서식하고 있어서 6, 7백 킬로그램짜리도 있는 큰 동물입니다. 제가 사는 페어뱅크스에서는 오늘 저녁 식사는 고기야라고 하면 대부분 경우는 무스 고기를 가리킵니다. 무스 고기는 아주 맛있어서 알래스카 사람들은 소고기와 무스가 나오면 반드시 무스를 먹을 거라 생각하지요. 야생의 맛이 있어서 저는 아주 좋아합니다.

무스를 먹는 것도 좋아하지만 보는 것도 좋아서 어딘가 보고 있으면 마음이 놓이는 동물이지요. 그렇지만 실은 아주 강한 동물이어서 이 시기에 곰이 무스의 새끼를 노리지만 좀처럼 잡을 수 없고 거꾸로 곰이 무스의 어미에게 습격당하고 있는 장면을 몇 번 본적이 있습니다. 무스는 새끼를 두 마리 낳는데 하지만 한 마리는 곰이나 늑대에게 당하고 맙니다. 가을까지 두 마리가 살아남는다는 것은 정말로 드문 일입니다.

이처럼 알래스카의 계절에는 춘하추동이 제대로 있어서 만약 알래스카에 처음 온다면 가을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북극권의 단풍은 홋카이도도 마찬가지로 대단히 멋집니다만 알래스카의 단풍도 역시 매우 예쁘고 825일쯤부터 단풍이 시작돼서 9월 중순까지가 피크인데 그 시기는 오로라도 볼 수 있어서 처음 오기에는 가장 좋은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오로라는 겨울에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사실은 일 년 내내 나와 있지요. 여름은 하늘이 어두워지지 않아 보이지 않지만 8월이 되면 밤이 점점 어두워져 보이게 됩니다.

 

, 좀 정신없이 알래스카의 사계절과 자연에 대해 설명했는데요, 마지막으로 북극권의 환경보호 문제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북극권은 언뜻 보면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 땅입니다만, 실은 제대로 여러 장소에 생명이 있고, 예를 들면 계절이동으로 건너오는 카리부나 철새들의 중요한 집산지이기도 합니다만, 아쉽게도 이 지역에 매장되어 있는 원유를 둘러싸고 벌써 20년 정도 논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즉 유전개발을 할지, 환경보호를 할지라는 것으로 현재 알래스카 주지사가 개발에 꽤 적극적이기 때문에 그것은 매우 아쉬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 거기에 대해 반대하는 움직임도 상당히 강하기 때문에 아직 어느 쪽이 될지 알 수 없지만요.

항상 북극권의 자연을 생각할 때에 저는 아프리카 케냐에 관해 생각합니다.

저는 아프리카에 가 본 적이 없습니다만, 예를 들어 케냐의 자연을 찍은 사진을 보면, 많은 동물이 있고, 한편으로는 관광객도 많이 있지요. 한 마리의 사자 주변에 많은 관광객의 차가 멈춰 있고, 그런 장면을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슬픈 마음이 들지만, 그래도 그 동물들은 살아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역시 국립공원에 관광객이 많이 들어와서 관광이라는 것이 경제로 성립됨으로써 거기에 있는 동물들은 아무리 야생으로부터 떨어져 있는 상태여도 살아남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알래스카 북극권은 어떤가 하면 예를 들면 카리부의 계절이동은 지구상에서 남아있는 최후의 거대한 야생동물의 무리인 것이지요. 그렇지만 그것을 지킬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을 때 너무나 야생적이어서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그 최후에 남겨진 손대지 않은 자연에 저는 대단히 매료되어 있지만 그것은 거꾸로 약점을 지니고 있어서 너무나도 야생적이어서 인간이 가까이 가지 않기 때문에 돈이 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관광객이 들어갈 수 없는 장소이기 때문에 그곳에서 유전이 발견된다면 그 개발에 반대하는 사람이 적다는 것이 됩니다.

그렇지만 제가 알래스카의 자연에 대해서 언제나 생각하는 것은 특별히 많은 사람이 갈 필요는 없고 예를 들어 카리부의 계절이동도 알래스카에 살고 있는 사람조차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99퍼센트의 사람은 한 번도 못 보고 일생을 마칩니다. 그 정도로 알래스카는 넓고 그것은 그것대로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곳에 갈 필요도 없고 볼 필요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곳에 있다는 것이 틀림없이 중요한 것이지요. 그런 세계가 남아있다는 것이 대단히 소중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만약 그곳이 완전히 없어진다면 우리는 여러 가지를 상상할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지금 알래스카에서 늑대 문제가 대단히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늑대가 있든지 없든지 우리의 생활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렇지만 지구상에 한 마리도 남지 않게 된다면 이제 늑대에 대해서는 상상할 수 없게 되어버린다고 생각하지요. 늑대가 어딘가에 있다고 하는 것은 역시 우리에게 여러 가지 상상을 할 수 있게 해준다고나 할까 그런 점이 커다란 차이 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의미에서는 인간에게 있어 소중한 자연이 두 개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는 모두에게 있어서 가까운 관계에 있는 자연입니다. 예를 들면 집 근처의 숲이나 강, 새라든가 그런 일상에 가까운 자연의 소중함이 있지요. 그것은 매일의 생활 속에서 변해 가는 자연입니다만 또 하나 먼 자연도 인간에게 있어서 소중한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는 평생 갈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어딘가 멀리 그런 자연이 남아있으면 언젠가 갈 수 있을지도 모르지요. 또는 평생 갈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언제나 마음속에 품고 있는 그런 먼 자연의 소중함이 있지요.

그것은 알래스카에만 한하지 않고 아프리카든 남미든 또는 일본이든 가령 자신이 거기에 가지 않더라도 일상생활과 관계가 없더라도 그냥 거기에 있는 것으로 인간의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자연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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