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
유덕한 사람은 자유롭다
[죽음은 최소한으로 생각하라]『윤리학』과 이기주의 – 연민
어떻게 사는 것이 인간답게 사는 것일까를 탐구하는 윤리학은 우리가 흔히들 떠올리는 이기주의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스티븐 내들러의 『죽음은 최소한으로 생각하라』에 의하면, 고대 철학자들에게 윤리는 인간에게 좋은 삶이 무엇이며 어떻게 그 삶을 영위할 것인가였다고 한다. 즉 나에게 좋은 삶이 무엇인가, 어떻게 행복해질 것인가에 있었다. 이러한 방향이 타인에 대한 태도 등으로 바뀌게 된 것은 칸트가 등장하면서 부터였다고 한다. 인간다운 삶을 고민하는 윤리학이 내 삶의 행복을 도모하는 이기주의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은 스피노자의 윤리학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 중요해 보인다.
스피노자는 자신의 저서 『윤리학』에서 모든 실재의 본질을 자기 존재의 지속에 둔다. 모든 실재는 자신에게 이로운 것을 추구하고 이익이 되는 행동을 한다. 자유인 또한 자신에게 유익한 행동을 한다. 그가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하는 행동이 어떻게 타인에게도 유덕할 수 있을까. 이 부분을 이해하는 데 있어 ‘연민’이라는 정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죽음은 최소한으로 생각하라』(스티븐 내들러)는 말하고 있다.
3부 정리 22의 주석에 의하면 연민은 ‘타인의 불행에서 생겨나는 슬픔’이다. 우리는 어떤 것이 우리와 유사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의 불행으로부터 슬픔, 즉 연민을 느낀다. “4부 정리 50. 이성의 인도에 따라 살아가는 사람에게 연민은 그 자체로 나쁘며 무익한 것이다.” “4부 정리 50 따름정리. 이로부터, 이성의 명령에 따라 살아가는 사람은 그가 할 수 있는 한에서, 연민이 미치지 못하는 것을 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이 따라 나온다.”
연민은 행위 능력을 떨어뜨리는 슬픔이다. 연민은 그 자체로 악이다. 하지만 자유인 인간이기에 같은 인간에게 연민을 느낀다. 하지만, 이성의 인도에 따라 사는 자유인은 타인의 불행으로부터 생겨나는 연민에 의해 행동하지 않는다. 자유인은 정념에 이끌려 수동적으로 반응하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