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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안데르센 동화전집] 이성과 눈물

작성자
오켜니
작성일
2024-09-25 17:47
조회
56

동화인류학/안데르센 동화전집2/24.9.26/최옥현

 

이성과 눈물



차가운 이성으로 보는 세상은 왜곡되어 있다. 따뜻한 눈물이 왜곡된 상을 만드는 거울 파편을 빼낼 수 있다. 차가운 이성은 영원을 볼 수 없다. 개체의 생명은 늘 죽지만 생명은 늘 연속되고 있다. 피고 지는 장미 속에서 영원(아기 예수)을 볼 수 있다. 온 우주에 열려 있는 게르다의 마음이 인간의 커다란 힘이다.    

1. 왜 카이는 눈의 여왕의 나라로 끌려 갔을까?

가난한 카이와 게르다는 서로 마주보고 있는 다락방에서 산다. 양쪽 집에는 작은 창문이 있어서 물받이 통만 건너가면 상대편 집 창문에 닿을 수 있다. 두 아이는 이웃으로 친하게 지낸다. 카이는 할머니와 게르다와 함께 이야기를 하다가 눈의 여왕이 집으로 들어온다면 난로 위에 놓고 녹여 버리겠다는 말을 한다. 카이의 허세 가득한 말 때문이었을까? 카이는 집의 얼어있는 창문을 통해 밖을 보다가 눈의 여왕과 눈이 마주쳤고, 그 해 여름 카이의 눈과 가슴에 악마의 요술 거울 파편이 박히게 된다. 카이의 가슴은 금방 얼음 덩어리처럼 차갑게 변해 버렸다. 그 이후 카이는 장미를 마구 꺾고, 사람들을 흉내 내며 비웃고, 게르다를 괴롭혔다. 사람들은 확대경을 가지고 노는 카이를 똑똑하고 비범하다고 말한다.

눈의 여왕은 카이를 눈의 나라로 데려간다. 카이가 자기 집의 창문으로 보았던 눈의 여왕은 얼음으로 보였지만 눈의 궁전에서 여왕은 완벽해 보였다. 여왕에게 카이는 분수도 암산도 할 줄 안다고 자랑하고 면적을 구할 줄 알고 전국의 인구 수를 안다고 말한다. 이 장면에서 미야자와 겐지의 은하 철도의 밤에 나오는 캄파넬라의 아버지가 생각난다. 캄파넬라의 아버지는 조반니에게 자신의 아들이 강에 실족된 후 45분이 지났으니까 아들을 살릴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말한다. 그 말을 듣는 조반니는 잠깐 잠든 사이 꿈 속에서 캄파넬라가 하늘나라로 가는 길을 막 배웅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분수, 암산, 면적, 인구수, 시간은 모두 숫자와 수량으로 세계의 모습을 파악하는 것이다. 45분이 지났기 때문에 아들을 구할 수 없다는 세계관과 꿈에서 친구의 마지막 길을 배웅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세계관은 서로 거리가 멀어 보인다.

눈의 여왕은 이성의 거울이라고 불리는 호수에서 쉰다. 이 호수는 꽁꽁 얼어있고 수면에 수천 개의 금이 가 있는데 각 얼음 조각들은 모두 모양이 같다. 모양이 같은 얼음 조각을 얻을 수 있는 곳은 오로지 수학적 세계 안에서이다. 그런데 이곳의 차가운 이성으로 만들지 못하는 글자가 있는데 그것은 영원이라는 글자이다. 눈의 여왕은 카이를 데려다가 영원이라는 글자를 만들게 했다. 눈의 여왕이 카이를 자신의 세상으로 데려온 이유이다. 하지만 카이의 차가운 이성도 마찬가지로 영원이라는 글자를 만들지 못한다.

2. 게르다의 목적 없는 길

게르다가 카이를 찾는 목적은 단순하다. 같이 놀던 친구가 썰매 타러 나간다고 했는데 사라졌으니까. 울면서 겨울을 지낸 게르다는 봄이 오자 새로 산 빨간 신을 신고 카이를 찾아 나선다. 게르다는 지상의 온갖 생명들에게 자신이 카이를 찾고 있다고 말한다. 해님, 제비, , 참새, 버찌 정원의 노파, 장미, 백합, 아네모네, 히아신스, 미나리아재비, 수선화, 까마귀 등등. 혹시 그들의 이야기 속에 카이에 대한 소식이 들어 있을까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인어공주의 여정과 게르다의 여정은 많이 달라 보인다. 인어공주는 가 왕자를 살렸고 자신은 의 영혼을 얻어야 하고 왕자는 의 은혜를 알고 를 사랑해야 한다. 바다의 세계에서 땅의 세계로 점프하기 위해 마녀의 극약이 필요하다. 혀를 잃고 다리를 얻어 왕자의 세계로 곧장 들어가야 한다. 인어공주의 여정에 비하면 게르다의 여정은 가성비가 많이 떨어져 보인다. 우연에 우연이 계속 겹치는 길을 나아간다. 카이와의 사랑의 완성(?) 이런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런데 온 우주가 게르다의 길을 돕는다. 맨발로 세상을 헤쳐 나가는 게르다에게는 가슴 속에 맑고 순수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 맑고 순수한 마음이 그녀의 큰 힘이다. 카이를 구해 집으로 돌아가는 여정 또한 아름답다. 게르다는 왔던 길을 되집어 가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집으로 간다.

 

3. 구구단과 기도문, 난로에 데운 동전으로 언 창문을 녹여 보는 세상과 확대경

4. 영원 장미가 피고 지는 모습에서 아기 예수를 보리라

5. 신발

게르다의 출발 : 빨간 새 신발

버찌 정원의 노파로부터 탈출 : 맨발

궁전에서 출발 : 황금마차와 장화

도둑의 딸이 준 털 장화, 도둑 엄마의 벙어리 장갑

핀란드 여자 집에 신발과 장갑을 두고 와서 맨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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