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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인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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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와 초밥 요리사] 문화적인 자연 – 배우고 활용하는 개체

작성자
기헌
작성일
2024-09-30 17:41
조회
28

책을 읽어도 여전히 동물에 대한 선입견을 느낀다. 보노보들이 팔로 눈을 가리는 놀이를 고안했다는 것에 놀라고, 원숭이들이 고구마에 묻은 흙을 바닷물에 씻는 것에 놀라고, 침팬지들이 견과류를 먹기 위해 도구를 사용한다는 것에 놀란다. 놀람의 이유는 동물의 행동에 사람처럼어떤 생각과 의도가 있다는 사실이 당연한 나의 예측을 벗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생각을 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참 궁금하다. 프란스 드 발은 오늘날 행동과학이 필요한 가설을 세우고 예측이 옳은지 아닌지를 입증하는가에 초점을 맞추는데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다. 그는 동물이 어떻게 행동할 것이라는 예상이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부터 새로운 발상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한다. 이에 일본의 영장류학자에게서 그런 태도를 보여준다. 그들은 동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하나하나가 다 다르다고 여기고, 각 영장류에게 이름을 붙이고 개성에 따라 외견과 행동을 이해하고자 한다. 그들은 모든 것이 사회를 축으로 회전하고 그 안에 개체가 존재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영장류들의 혈연관계, 우정, 경쟁, 지위 등을 기록하는 일에 전념했다. 왜냐하면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들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1953년 고시마에서 18개월 원숭이 이모가 흙 묻은 고구마를 바다로 흘러가는 작은 시내에 가서 씻었다. 이 행동은 5년 만에 다른 새끼들과 그 형제자매, 어미들에게까지 습관이 되었다. 원숭이들은 고구마와 바다의 연관을 배우고 활용했다.

사람들은 문화가 인간만의 것이라 말하지만, 프란스 드 발에 따르면 동물에게도 문화가 존재하고 인간과 유사점이나 차이점이 존재할 뿐이다. 그는 유인원들에게 발견된 모방하는 행동으로부터 세련된 문화를 소개한다. 어린 보노보, 프린스 침은 공부하듯 자세를 취하고 한 장씩 신중히 넘기며 책을 본다. 오랑우탄 다비다는 인간의 행동을 모방하여 칫솔 자루를 움켜쥐고, 솔이 있는 쪽을 입 한쪽에 집어넣고 문지른다. 모방은 다른 개체의 행동을 보고서 그와 동일한 목적으로 동일한 행동을 어떻게 해내야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 몸으로 하여금 눈이 본 것을 재현하도록 명령하지 않으면 안된다. 침팬지 집단에서도 동료와 똑같이 행동하고 싶어 일렬로 기둥 둘레를 행진하는 놀이를 한다. 놀라운 점은 서로가 템포를 유지하려고 한다는 점이었다. 그들의 모방은 단순한 따라하기가 아니라 동정심과 친밀함과 같은 동일시의 요소가 있다. 어린 침팬지는 어른이 하는 것을 지켜보기를 좋아하는데 어른에게서 먹을거리를 찾는 방법과 먹는 기술 등을 배운다. 알맹이를 먹을 수 있음을 알면서도 끄집어내지 못하는 안타까움도 경험하게 된다. 그래도 이일을 계속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드 발은 영장류의 사회적 학습은 순응 욕망사회에 속하고, 적응하고 싶다는 충동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어미나 또래 등 특정한 사회 모델이 좋아하는 것을 중요시하는 이 과정을 결합 및 동일화에 바탕을 둔 관찰 학습(Bonding-and Identification-based Observational earning)’, 줄여서 BIOL이라고 정의한다. 습관을 문화로서 학습하려면 타자의 본보기가 필요하다. 어미와 또래 및 기타 호감을 느끼는 동료를 흉내 내는 것, 말하자면 집단에 융화하고 싶다는 바람이 실제적인 학습 과정의 동력이자 주요한 자극이 되었다. 마할레 산맥의 침팬지 집단은 털고르기 하기 전 손톱으로 상대의 등을 몇 차례 북북 긁는 행동을 한다. 이는 다른 집단에게서 발견되지 않는 행동이다. 드 발은 등을 긁는 동작을 옆에서 구경하던 침팬지가 모방했을 가능성과 등을 긁히고 보니 기분이 좋았던 침팬지가 자신보다 우위에 있는 침팬지에게 비위를 맞춰주고 동일한 기쁨을 맛보여주려는 감정이 이입된 통찰의 가능성도 제시한다.

짧은꼬리원숭이속에 포함되는 모든 종이 공유하는 특징이 하나 있다. 그것은 모계의 계층구조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수컷이 외부에서 들어오는 데 반해, 암컷은 태어난 무리에서 평생 나가는 일 없이 어미, , 손녀, 자매, 조카딸 등의 혈연에 근거하여 안정된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하지만 그것은 완전히 선천적인 것은 아니고 계층 배열은 비유전적은 수단에 의해 계승되기도 한다. 드 발은 이를 문화적인 자연이라고 부른다. 인간이 알아채기 어렵지만 영장류가 만들어내는 문화에서, 개체들은 사회적인 배열을 학습하고 획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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