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인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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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와 초밥 요리사](3) 이타적인 행위 – 모성본능
원숭이와 초밥요리사 3부 2024년 10월07일 강박순
이타적인 행위 – 모성본능
몇 주 전 재미난 영상을 보게 되었다. 유튜브 알고리즘에 빠르게 볼 수 있는 1분 미만짜리 ‘쇼츠’이다. 거기에는 강아지 중에서도 덩치가 큰 편에 속한 리트리버가 있었다. 리트리버는 안내견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나 걷기가 불편한 맹인을 안내하는 역할을 해서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 영상 속에는 큰 동물원 안에 늙은 리트리버 있었다. 바로 건너편에서는 덩치가 큰 호랑이 3마리가 건너오고 있었다. 호랑이들이 싸워도 그 옆에는 리트리버가 있었고, 혹시나 호랑이들이 리트리버를 공격하거나, 위협하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했었음에도 놀라운 반전이 일어났엇다.
오히려 리트리버가 더 당당했고, 호랑이들끼리 옆에 있거나 가족처럼 느껴졌다. 알고 보니 암컷 리트리버 안내견은 호랑이들이 태어나자마자 어렸을 때부터 젖을 먹이고 키운 엄마 같은 존재였다. 어떻게 생물학적으로 전혀 다른 종인데도 불구하고, 왜 리트리버는 자신의 희생을 기꺼이 치르더라도 타자를 위해서 애쓰는 모습이 보이는 것일까.
생물학자들에 따르면 ‘혈연도태’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원래 혈연을 위한 희생은 많이 있다. 대표적으로 꿀벌들 집에 외부 침입자가 왔을 때, 그들에게 벌침으로 공격을 한다. 자신의 희생을 치르고 군집을 지키기 위해서이다. 반면에 위에 리트리버와 호랑이 사례처럼 혈연도태라고 설명할수 있는 것일까? 다른 가설은 이렇다. “네가 내 등을 긁어주면 나도 네 등을 긁어주겠다” 라는 것이다. 즉 상부상조, 영어속담에 You scratch my back, I will scratch yours 이다. 프란스 드 발 저자는 여키스 양장류센터 야외사육장에 있을 때, 비슷한 실험을 경험했다고 한다.
침팬지끼리 먹을 것을 나누는 장면을 목격한 후로 이 발상을 시험해보았다. 그리고 그들의 털고르기 행동을 기록하던 중에, 침팬지 A가 오전 중에 침팬지B의 털고르기를 하면 오후 B로부터 먹을 것을 받을 확률이 훨씬 높아짐을 말았다. 이러한 교환 경제에서는 쌍방이 득을 본다. 『원숭이와 초밥요리사』 (저자 : 프란스 드발 지음, 박성규 옮김, 수희재 p.354)
위에 스토리는 분명히 흥미로웠다. 모성본능을 뛰어넘는 것이다. 대부분 모성본능은 자기 자식을 기르는데 있지만, 위에 상황은 그것 이상이다. 당연히 이런 예는 예외적인 사건이라고 볼 수 있지만 말이다. 무조건 모성본능만 있고 당연한 거라 여겼었는데, 그것을 뛰어넘는 다른 모성본능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아닐까. 그러고 보니 프란스 드 발 저자는 문화란 인간만의 고유한 전매 특허가가 아니라는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강조하고 있다. 무조건 하나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 정답이 아니고, 다양하고, 다채로운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