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인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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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와 초밥 요리사] 파괴적 자존심과 선한 본성
파괴적 자존심과 선한 본성
2024. 10. 7. 정혜숙
‘자존심’ 나와 타인을 차별하려는 힘 또는 생각. 사회적 환경에서 자존심은 인간을 동물과 구분 짓는 하나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저자 드 발의 말은 자존심을 색다르게 바라보게 합니다. 게다가 동물이라고 자존심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심지어 자존심은 영장류의 집단에서 어떤 개체의 생존를 좌지우지할 정도의 민감한 권력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자존심이 권력 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고도의 자기 확신과 확대 전략이라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래서 일까요 흔히 자존심이 상했다는 말은 누군가 화를 불러일으키고 때로는 복수를 다짐하게 하기도 합니다. 자존심이 상한 개체는 자기 권력에 대한 도전 또는 반항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런 왜곡된 자존심의 자기 확장은 끝을 모르는 것 같기도 합니다. 특히 사회적 정치적 권력으로 작용하기 시작한 영장류의 자존심과 욕망은 스스로 잠재우기 어려워 보입니다. 그렇다고 힘이 세고 자존심이 강한 폭력적인 영장류가 영원한 권력을 보장받는 것도 아닙니다. 힘이 센 개체들로만 세상이 꾸려져 왔다면 지구는 단 하나로 통일을 이루기 위한 경쟁자들의 전쟁터로 일찍이 스스로 자멸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역사적 경험은 생물의 존재 이후로 끝없이 반복되어 왔지만 언제 끝이 날런지 알 수는 없습니다. 특이한 것은 모든 사회적 도전과 변화는 기존의 질서가 자리를 잡아갈때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이런 변화는 자연의 질서나 운행에서 벚어나는 것은 없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끝없이 변화한다는 규칙에는 예외가 없습니다.
인간은 생물과 물질을 연구하며 끊임없이 스스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대부분의 자연속 개체들은 다른 종에게 관심을 두지 않고 살아갑니다. 그게 자연(스스로 그러한 것)의 본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그 사이에서 모든 존재의 이유와 목적을 찾고자 만물을 연구하는 것이 인간이라는 종의 고유한 특성으로 보여지기도 합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수집된 결과와 연구를 기반으로 스스로를 인식, 이해하고 유사 종들과 공유하며 지금까지 생존해 왔습니다.
『원숭이와 초밥 요리사』 ‘가장 친절한 자가 살아남는다.’ 에는 자존심, 이기심 보다는 종의 경계를 넘어선 생명체들의 생존 전략을 매우 인간적인 방향에서 찾고 있습니다. ‘친절한 동물’, ‘친철한 인간’. ‘친절한 의자’, ‘친절한 자동차’, ‘친절한 음식’ 등등. 드 발은 다소 인간의 편의나 생존에 최적화된 ‘친절한’이라는 표현으로 선한 본성, 도덕성을 생존에 유리한 요소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약육강식이라는 야생의 한 가지 자연 생존 방식을 인간사회에 적용해 그 폭력성을 정당화하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것이 아주 효율적인 방법으로 증명되었다고 믿는 사람들도 많아 보입니다. 그것을 맹신하거나 따르지 않지만 자신도 모르게 경쟁에 내몰려 그런 사회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생존을 확인 받기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가기도 합니다. 굳이 친절할 필요가 있을까요? 내가 언젠가 친절을 받기 위해서라도 친절은 필요할 지 모릅니다. 언젠가 받기 위해 계획된 친절은 어떤가요? 그런 친절이 없다면 인간은 홀로 어두운 절망 속에서 살게 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