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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

유덕한 사람은 자유롭다

 

[죽음은 최소한으로 생각하라] 올바른 삶의 방법

작성자
진진
작성일
2024-10-20 22:15
조회
22

스피노자는 에티카에서 자유인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에게 자유란 감정이 이끄는 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제멋대로의 모습이 아니다. 자기 인식으로부터 결정하고 행동하는 내면적 자유’(스티븐 내들러 지음, 연아람 옮김,  죽음은 최소한으로 생각하라』, 민음사, 269). 외부의 실재들로부터 제약을 받지 않는, 외부의 원인들로 인한 정념에 이끌려 행동하지 않고 자기 인식으로부터 행위하는 것이다.

 

인간 본성의 형이상학적 완전성을 상징하는 자유인은 모든 인간이 깨닫든 깨닫지 못하든 궁극적으로 되기 위해 노력하는 존재다. 지금껏 우리가 확인했듯이 자유인의 삶은 우리가 바랄 수 있는 최고의 이다.(같은 책, 271)

 

하지만 자유인의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 평생에 걸쳐 자유인에 도달한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하는 정도로 드물다.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은 도저히 다가갈 수 없는 이상향처럼 여겨진다. 그렇다면 나 같은 범인이 자유인이 되고자 노력하고 정진하는 일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번 시간에 우리는 책의 이야기를 따라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의 결론은 완벽하고 완전한 자유인이 될 수 없을지는 몰라도, 순간의 자유, 그러니까 정념에 이끌리지 않고 나의 인식으로부터 나온 그 한 번의 선택으로부터 자유인을 향한 한 발이 시작될 수 있다는 거였다. 그리고 그 경험은 다음 순간 자기 인식으로부터 나오는 선택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렇기에 궁극적인 자유인이 될 수 없을지라도 순간의 자유인의 경험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이성이 명령하는 대로 인식을 추구하기 시작하면 그의 적합한 관념은 증가하고 그 힘이 더욱 강해져, 마치 자유인처럼 사실상 인과적으로 그의 행위를 지배한다. 외적 의무가 점차 내적 의무가 되어 가는 것이다.(281쪽)


옆에 시험공부를 하고 있는 딸아이를 본다. 놀고 싶고 자고 싶은 정념에 이끌리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은 죽었다 깨어나도 어려워 보이고, 100점은 평생 받아보지 못할 점수다. 그렇다고 여기서 주저앉을 것인가. 이성으로부터 나온 한 번의 선택이 두 번이 되고 세 번이 되어, 언젠가는 자유인처럼 자기 동기로부터 열심히 공부하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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