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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인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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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의 사고] 4장 토템과 카스트

작성자
최수정
작성일
2024-10-21 17:41
조회
22

4장 토템과 카스트

 

2024.10.21. 최수정

 

토템과 카스트는 자기의 생명이 어떤 동물, 식물, 또는 어떤 물체의 생명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사고체계에서 나온다. 연결된 존재로서 제자리에 위치해 있음으로 다른 동·식물이나 생명 증식에 도움을 줄 책임이 있다. 고대인들은 토템과 카스트라는 사고체계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문화에서 제자리에 있을 위치를 정하고 사회의 구조적 체계를 만들었다.

토테미즘에서 중요한 것은 자연종들의 차이처럼 토템부족들 사이의 차이를 여성들의 교환과 음식물의 교환으로 유지부족 간 조화를 이룬다. 반면에 카스트 집단은 직능을 교환하면서 차이를 드러낸다즉 자연영역이 아닌 문화영역으로 교환하면서 차이를 유지한다레비스트로스는 4장에서 토템의 외혼제에서 카스트의 내혼제로의 이행을 보여주며 토테미즘과 카스트는 서로 아예 다른 체계는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토템과 외혼제

여성의 교환과 음식물의 교환은 사회집단의 상호결합을 견고하게 하거나 과시하는 하나의 수단이다여성과 음식물 두 종류의 교환은 같은 유형의 방법들이면서 일반적으로 한 가지 방법의 두 면이다양자는 상호보완적인 관계일 수도 있고 양자택일적 관계일 수도 있다상호보완적 관계일 경우 둘 다 실제적 기능을 수행할 때가 있고한쪽은 기능을 맞고 다른 쪽은 상징적으로 그 기능을 표현할 때가 있다양자택일 관계에서는 둘 중의 하나가 전 기능을 완수하든지 상징적 표현만 하는데 후자의 경우 여성의 교환이나 음식물의 교환이 수반되지 않고서도 일어날 수 있다.

어떤 민족이 토테미즘과 아울러 외혼제를 행한다면 이는 그 민족이 토테미즘에 의해 이미 수립된 사회의 결속을 더 한층 하나의 체계로 강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외혼제는 생리적·사회적 친족성이라는 요인을 통해 토테미즘에 연결되며 범()친족성이 결여되어 있으므로 토테미즘과 대립되지는 않으나 서로 다른 것이다. 토테미즘과 다른 기초 위에 선 일반 사회에서도 외혼제는 이와 같은 역할을 한다.”(180)

과테말라 인디언의 농업에서 원주민의 종자 선택이 대단히 엄격하다는 것과 관련해 이 지역이 농작물 교환하기를 심히 꺼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묘목을 이식할 경우 그와 함께 식물의 정령도 함께 이동하여 원래 있던 토지로부터 사라지고 만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성은 교환 하지만 정령은 교환하지 않는다.

유럽 농민사회는 가까운 친척끼리 지키는 최소한의 외혼규정을 제하고는 엄격한 지역적 내혼제를 행하였다. 도부 섬에서 행해지는 극단적인 내농제(內農制)가 공포까지는 아니더라도 혐오를 수반하며 실행되는 혈통과 촌락 단위의 외혼제에 대한 상징적 보상처럼 보인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내농제는 내혼제로서의 잠재적 성향을 강화한다.

바간다족은 약 40개의 씨족인 키카로 나누어졌고 각 씨족은 공통된 토템인 미지로를 갖고 있었다. 그런데 이 미지로를 먹는 것은 음식물 분배규칙에 의해 금지되어 있었다. 토템 음식을 삼감으로써 각 씨족은 다른 씨족에게 좀더 많은 토템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한다. 바간다족은 각 씨족이 자기네 토템의 소비를 삼감으로써 그 종의 증식력을 유지한다. 바간다 씨족은 주토템말고도 제2의 토템인 카비로가 있다. 따라서 각 바간다 씨족은 두 개의 토템과 음식물 금기와 영토에 의해서 규정된다. 게다가 그들은 왕위나 고관에의 피선거권, 왕비들을 부양할 권리, 왕가의 문장이나 도구 들의 제작과 유지 특권, 다른 씨족에게 특정 음식을 제공할 의례 의무와 기술 분화 들을 이루고 있다. 바간다족의 토템씨족이 카스트의 기능을 갖는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오스트레일리아 토테미즘

오스트레일이라 부족사회와 카스트 사회 간에 적어도 표면적인 유사성이 있다. 각 집단은 전문화된 기능을 갖고 있으며 그것은 전체 공동체에 대하여 필수불가결하고 다른 집단들의 기능과 상호보완적이다. 이 점은 특히 씨족이나 반족들이 호혜성의 원리에 의해 결합된 부족인 경우 더욱 명확하다. 아란다족 북쪽에 인접한 카이티쉬족과 운마체라족에서는 야생곡물의 이름을 딴 토템집단의 영토에서는 누구든지 이 곡물을 채집한 경우 먹기 전에 족장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 각 토템집단은 자기들이 생산한 식물이나 동물을 다른 집단에게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닌다. 와라문가족의 각 토템집단은 특정 동물이나 식물을 증식시켜 다른 집단들이 취할 수 있도록 할 책임이 있다.

일반적으로 토템에 대한 태도는 다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즉 그 토템을 절대로 먹지 않는 집단(그들 자신의 토템이므로), 다른 집단의 중개로 입수된 경우에는 토템을 먹는 집단(모계 토템의 경우),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유로이 먹는 집단이다.

오스트레일리아의 경우에서 보이듯 식물성 식품(여성)과 동물성 식품(남성)의 상호교환을 기초로 한 결혼은 두 카스트제의 소규모 사회와 같은 모습이다. 그러므로 오스트레일리아의 몇몇 부족처럼 토템집단에 변별적인 주술적·경제적 기능을 부여하고 있는 사회와, 브라질의 보로로족처럼 전문가가 알아서 전 집단의 음식물을 금기로부터 해방시키는 기능을 맡은 사회와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 따라서 내혼제 카스트와 외혼제 토템집단에 근본적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있다. 이 두 극단의 유형 사이에 그 중간적 형태도 있다.

이론적으로 함축하는 문제들(외혼제에서 내혼제로 이행)

자연과 문화를 차이점들의 다른 두 체계로 보고 그 사이에 형식적인 유사성이 존재한다고 생각할 때 전면에 나타나는 것은 각 분야에 고유한 체계성이다. 사회집단은 서로 구분된다. 그러나 그것들은 여전히 하나의 전체를 구성하는 부분으로 연대를 이루고 있으며 외혼규정이 다양성과 통일성 사이의 균형된 대립을 융화시키는 수단이 된다. 그러나 사회집단을 사회생활에서의 호혜적 관계라는 각도에서 보지 않고 사회학적 질서와는 다른 어떤 실체와의 관련 속에서 각각의 나름대로 고찰한다면 다양성의 관점이 통일성의 관점보다 우월하게 되리라고 예상된다. 각 사회집단은 다른 사회집단과 더불어 체계를 구성하는 것이 아니고 세습적이라 할 수 있는 어떤 변별적 특성으로 체계를 구성하는 경향을 가질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각 집단의 배타성은 사회 내부의 연대적 결속을 약화시킬 것이다. 각 집단이 멋대로 자연의 모델에서 끌어온 이미지에 따라서 스스로를 정의 내릴수록 사회적인 면에서는 각 집단과 다른 집단과의 연대 유지가 점점 어려워질 것이고 다른 집단을 별개의 으로 생각하게 됨으로써 동생이나 딸을 교환하는 일이 매우 어려워질 것이다.

사회적 이미지와 자연적 이미지는 각각 독립하여 분절적으로 연결되어 있던 것인데, 이 두 이미지는 좀더 세분된 하나의 사회·자연적 이미지가 된다. 자연과 문화의 관계를 인간이 어떻게 파악하느냐는 인간 자신의 사회적 관계를 변형시키는 방법에 달려 있다.

북미 동남부의 무수코기 언어 집단에 속한 여러 부족의 경우 토템집단과 카스트의 중간에 있는 혼합적 제도가 가장 명료하게 관찰된다. 이 제도가 가지는 성격이 내혼적인가 외혼적인가는 불확실하지만 그것도 토템집단과 카스트의 중간이라고 하면 설명이 가능하다.(189)

 

칙카소족(토템집단과 카스트의 중간)

칙카소족은 아마도 씨족의 수준에서는 외혼적이었고 반족의 수준에서는 내혼적이었던 것 같다. 이와 같은 유형의 구조에서 주목할 것은 이 부족의 두 반족은 어쨌든 거의가 상호 적대관계에 가까운 배타성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크리크족의 태도는 각 집단은 자기들끼리의례를 행하지만 거기서 이익을 취하는 자는 주고 남들이었다. 덧붙여 내실행(內實行, endo-praxis)과 외실행(外實行, exo-praxis)은 서로 분리해서 절대적인 정의를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타자에 대한 양분의 관계의 상보적인 관점에서만 정의를 내릴 수가 있다.

칙카소 사회의 어떤 개념적 유형이 있다. 이 사실이 매우 흥미로운 것은 그것이 카스트 사회이며 또 각 카스트의 속성이나 상호관계가 토템집단과 같이 자연종을 부호화 하여 기호화되어 있는 점 때문이다. 게다가 씨족과 그 씨족명의 시조가 되는 동물 사이에 상정된 관계는 고전적인 토템사회에 보이는 관계와 같다. 즉 씨족이 동물의 자손이라든가 아니면 씨족의 선조가 신화시대의 동물과 혼인하였든가 둘 중의 하나이다. 그렇다면 자연의 카스트로 구성되었다고 생각되는 사회, 즉 문화가 자연의 투영 내지 반영이라고 생각되는 사회는 옛날 학자들이 토테미즘의 전형으로 간주한 사회(평지 및 남서부의 부족)나 나체즈족과 같이 북미대륙에서 드물게 순수한 카스트를 가진 사회와의 연결점이 되는 것이다.(191)

토테미즘은 오스트레일리아의 경우와 같이 기능적인 특징을 가진 것과 미대륙의 경우와 같이 여전히 토템 집단의 모델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카스트로서 작용하는 것두 가지이다. 그리고 이 둘의 중간 형태인 혼잡제도를 가지고 있는 집단이 있다.

 

카스트의 본고장 인도

여기서 토테미즘은 카스트와 접촉하여 미대륙의 경우와 대칭적인 변환을 이루게 됨을 보여준다. 즉 자연을 모델로 해서 카스트를 생각하는 대신 문화를 모델로 해서 토템집단을 생각하게 된다.

뱅골 지방의 소수 부족에게 나타난 토템 명칭은 대다수가 동식물의 이름이다. 그러나 남쪽으로 가면서 자연종과 물품·제조물과의 관계 역전이 현저해진다. 마드라스 지역의 직공 카스트인 디반가족의 씨족명은 식물이나 동물에서 차용한 것이 거의 없다. 인도에서는 씨족명으로 사용된 제조물은 토템 식물이나 토템 동물과 마찬가지로 특별한 존경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인도에서는 토템 명칭에 제조물명이 붙는 비율이 높다. 제조물은 즉 직능활동의 제품이든가 그 상징인데, 카스트에 있어서 직능활동은 명확하게 구별되므로, 부족 혹은 카스트 자체에서도 그것이 사회 집단간의 변별적 차이를 표현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미대륙에서는 카스트제의 기본원리가 토템 분류에 전염된 면을 보이는 데 비해 인도에서는 토템 집단의 흔적이 기술적·직업적 발상의 상징체계 속에 기꺼이 용해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토템 집안이 각기 한 종류의 동물이나 식물을 조절하는 책임을 짐으로써 다른 집단에 이익을 준다는 것을 고려해 볼 때, 이 기능 분화는 또 다른 관점에서 직업 카스트의 기능 분화와 닮은 데가 있다. 직업 카스트도 변별적으로 또 집단 전체의 생활과 복지에 필요한 활동을 한다.

오스트레일리아를 처음 관찰한 학자가 혼인계급을 카스트로 부른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옳은 일이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하나의 4분족은 다른 4분족을 위해서 여성을 만든다. 그것은 직업 카스트가 자기의 직접적인 노동력이 없으면 얻을 수 없는 물품이나 용역을 다른 카스트에게 제공하는 것과 같다.

사실 직업 카스트와 토템집단은 모두 외실행적이다. 전자는 물품과 서비스의 교환 면에서, 후자는 혼인 교환 면에서 그러하다. 그러나 어떤 경우이든 내실행률은 식별이 가능하다. 카스트는 표면상 내혼적이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집단은 외혼제이지만 그래도 많은 경우 외혼제 내에서 내혼제를 모방한 한정교환의 원칙에 따라 이루어진다. 이는 한정교환을 행하는 집단이 스스로를 폐쇄된 집단으로 여기기 때문이며 내부 교환이 자기를 복제하는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일반교환은 외부에 대해서 보다 개방적이며 구조를 뒤엎지 않고서도 새로운 집단의 편입(혹은 婚入)을 허용한다.

 

직업 카스트와 토템 집단의 공통 특성(자연과 문화의 대립, 혼인교환)

교환되는 여성과 물품 혹은 용역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점이 있다. 여성은 생물학적인 개체이다. 즉 다른 생물학적 개체로부터 태어난 자연의 소산이다. 그에 반해 물품과 용역은 제조물(또는 기술과 제조물을 이용하여 행하는 작용)이다. 즉 기술자에 의해서 문화적으로 제조된 사회적 산물이다. 직업 카스트와 토템 집단과의 사이는 역대칭이다. 이때 구별 원칙은 한 쪽은 문화로부터 다른 쪽은 자연으로부터 취해진 점이다.

그러나 이 대칭성은 이념적 측면에서만 존재한다. 거기에는 구체적 기초가 결여되어 있다. 문화의 경우 직업적 특성은 실제로 다르고 또 상호보완적이다. 그러나 자연의 경우 다른 종의 여성을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외혼제 집단에 대해서는 같은 식으로 이야기할 수 없다. 왜냐하면 직업이란 틀림없이 제각기 다른 사회적 종이지만 여성은 다른 4분족이나 8분족의 출신이라 할지라도 역시 다 같은 자연종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현실이 사람의 상상력에 씌운 하나의 덫이다. 인간은 자연의 질서 가운데서 현실의 다양성을 찾는 것으로서 이 덫에서 풀려나려고 했다. 사람 사이에 상호보완성과 협력관계를 세우기 위해서는 자연계의 다양성이야말로, 분업과 직업의 전문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참고할 수 있는 유일한 객관적 모델이다.

바꾸어 말한다면 사람이 이와 같은 관계를 생각할 때는 자연종간의 관계를 모델로 하여, 동시에 인간 자신의 사회적 관계도 포함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구체적인 다양성의 진정한 모델은 두 개밖에 없다. 한 쪽은 자연면에서의 어떤 종(동식물)의 다양성이고 또 한 쪽은 문화면에서의 어떤 기능의 다양성이다. 혼인교환의 모델은 이 양자 사이에 위치하며 애매하고 불분명한 성격을 갖는다. 왜냐하면 여성은 자연적으로 보면 같은데 문화적으로 보면 다르기 때문이다. 먼저의 견해가 지배적이면(다양성의 모델로서 자연의 모델이 선택된 경우) 유사성이 변별성을 능가하게 된다. 여성이 변별적 존재로 인식됨에 따라 확실히 교환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그 교환은 여성을 근본적으로는 동질적인 존재로 봄을 전제로 한다.

이와는 다른 관점, 즉 다양성의 문화적 모델을 채택한다면 문화적인 면에 대응하는변별성이 유사성을 능가하게 된다. 여성이 동류로 인정을 받는 것은 제각기의 사회집단 내에서뿐이며 따라서 카스트와 카스트 사이에서는 여성이 교환될 수 없다. 카스트에선 여성을 자연적인 면에서 이질성을 띤 것으로 보고, 토템 집단은 문화적인 면에서 이질성을 띤 것으로 본다. 마지막 차이점은, 카스트가 문화적 이질성을 실제로 발동시키는 데 대하여 토템 집단은 자연적 이질성을 환상으로만 발동시키는 데 그친다는 점이다.(198~199)

문화적 모델에 따라 규정되는 카스트는 문화적 물품을 실제로 교환한다. 그러나 자연과 문화 사이에 상정되는 대칭성에 대해 대가를 감수해야 한다. 카스트 자체가 생물로서의 인간으로 구성되어 있는 한 그것은 자신의 자연적 산물을 자연적 모델에 따라 생각해야 한다. 왜냐하면 여기서 자연적 산물이란 생물로서의 인간에 의하여 생산되고 또한 그것을 다시 생산해내는 여성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성은 자연종의 모델에 따라서 다양화된다. 자연종끼리 교배가 되지 못하듯 여성도 교환될 수 없다. 토템 집단은 이것과 반대의 대가를 치른다. 토템 집단은 자연의 모델에 따라 규정되며 자연의 산물그들이 만들어내고 또한 자기가 그에 의해 만들어지는 여성을 서로 교환한다. 자연과 문화 사이에 상정되는 대칭성은 문화면에 있어서 자연종의 동화를 야기한다. 자연적으로 동질인 여성이 문화적으로 이질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연적으로는 이질인 자연종이 문화적으로는 동질화된다. 결국 문화는, 자연종 모두가 동일한 유형의 신앙과 의례로 규정되어야 한다는 경향을 띠게 된다. 왜냐하면 문화쪽에서 볼 때에 자연종은 인간이 제어하거나 증식시킬 수 있는 공통성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여성을 문화적으로 교환하고 여성은 같은 인간을 자연적으로 영속시킨다. 그리고 인간은 종(동식물)을 문화적으로 영속시키고 그것을 자연의 아()변종즉 상호 대치할 수 있는 음식의 형태로 교환한다. 대치할 수 있는 이유는 그것이 음식물이기 때문이며, 또한 이것은 여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인데, 모름지기 어떠한 여성이나 어떠한 음식이라도 생식이나 생명유지의 역할을 다 같이 담당할 수 있는 한, 사람은 어떤 종류의 음식에 만족하게 되면 다른 음식은 단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업 카스트와 토템 집단, 이 양자는 같은 특성이 역전된 형상일 뿐이다. 카스트들은 기능적으로는 서로 이질적이나 그렇기 때문에 구조상에서는 동질적일 수 있다. 기능의 다양성은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서 상호보완성도 그 현실의 수준에서 성립된다. 그리고 혼인교환은단 동일사회 단위들 사이에서 행해지는기능의 중첩을 나타내게 될 것이다.(중첩에는 실질적 가치가 없다) 토템 집단은 기능상은 실용성이 없고 요컨대 어느 집단이든지 같은 환상을 되풀이하는 데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토템 집단은 구조상으로는 서로 이질적이며 각 집단은 다른 사회적 종의 여성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

참 호혜성은 자연과 문화 양쪽 과정의 맞물림에 의해 성립된다. 자연의 과정은 여성을 통해서 전개되며 남자와 여자를 낳는다. 문화의 과정은 남성이 전개하는 것이며 자연에 의해서 여성이 태어남에 따라 남성은 여성을 사회적으로 규정짓는다.

카스트제에 있어서 호혜성은 직능 분화에서 나타난다. 그리고 그것은 문화의 면에서 실제로 경험된다. 따라서 동질성은 없어진다. 토템제도에서 사람의 집단과 자연종 사이에 상정된 유사성은 형식적이던 것에서 실질적인 것으로 된다. 진정한 상호성이 다른 형태로 확보되기 때문에 내혼이 가능하게 된다.

그러나 이 대칭성에는 한계가 있다. 확실히 토템 집단은 기능적인 지혜를 흉내 낸다. 그러나 그 기능은 가상적일 뿐이며 더 이상 문화적인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기술이나 문명의 수준에 위치한 것이 아니고 생물학적인 종으로서의 인간에 결여된 자연능력을 가상적으로 획득하는 수준에서 분류된 것이기 때문이다. 또 확실히 카스트에도 음식물 금기에 해당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음식물의 생산보다는 오히려 음식 준비의 면, 즉 문화의 면에서 나타난다.

여성은 자연적으로 보아(해부학적 구조와 생리학적 기능의 관점에서) 교환이 가능하며 문화는 여성에 관한 한 변별의 게임을 자유로이 전개할 수가 있다. 직업은 실제 서로 다르며 또 상호보완적이므로 이것이야말로 가장 진실한 호혜성을 설정할 수가 있다. 각 카스트의 임무는 다른 카스트의 임무와 서로 대치될 수 없으므로 본래는 다른 카스트를 위해 수행하도록 되어 있는 분화된 임무를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단 하나밖에 없는 자연종, 즉 인간에게 제도화된 다양성을 사회적으로 도입하는 것과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동식물 종의 다양성을 사회면에 투영한다는 것은 같지 않다. 동식물 종은 여러 가지가 있는 반면 여성은 한 가지이므로 그것을 구별하는 것이 사회의 의지에 달려 있는 데 비해 동식물은 여러 가지이므로 누구나 그것을 하나로 할 수는 없다는 것, 즉 사람의 의지에 따라 동일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 사회적 관계를 개념화할 때에 이용한 차이의 두 체계 사이에는 대단히 일반적인 면에서 역시 등가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카스트는 스스로 자연종을 묘사하는 반면, 토템 집단은 자연종을 카스트로 묘사한다고 할 수 있다. 카스트는 참 문화를 거짓되이 자연화하지만 토템 집단은 거짓의 자연을 참되게 문화화시킨다. 이런 점에서 사회기능의 체계가 자연종의 체계에 그리고 인간의 세계가 사물의 세계에 각각 대응한다.

북 아메리카에 있는 들소가 인간의 처녀와 결혼하는 신화에서 보여주는 혼인교환은 자연과 문화를 연결하는 매개 기구로서 작용한다. 이 결혼에 의해서 문화적인 구성법이 초자연적이고 원시적인 구성법의 자리를 대신하게 된다. 이러한 동맹은 사람의 힘이 미칠 수 있는 제2의 자연을 만들어내며 그것은 매개적인 성격을 띤다.

토테미즘은  ‘미개성의 언어라는 다분히 형식적인 주장이 지배적이었으나 아주 간단히 변환을 하면 미개성과는 정반대인 카스트제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토템 관습에서는 행동규범이 존재한다. 음식물 금기는  ‘강조’ 표시의 역할을 한다. 외혼제와 음식 금기는 하나의  ‘실천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두 가지 면내지는 두 가지 양식인 것이다. 이 실천은 사회적 활동으로서 밖을 향할 수도 안쪽을 향할 수도 있으며 여러 면으로 여러 가지 부호를 사용하여 나타나지만 언제나 안과 밖이라는 두 가지 방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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