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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안데르센 #5] 진정한 변화

작성자
남연아
작성일
2024-10-23 18:14
조회
85


진정한 변화


주제문: 인간의 변화는 언제 어떻게 일어나는 것일까?


  「빵을 밟은 소녀」에서 못된 소녀 잉거는 구두를 지키려고 어리석게 빵을 밟아 땅속 지옥으로 빠져들어 갔고, 어떤 소녀의 눈물로, 극적으로 회개하여 새가 되어 하늘로 날아오르는 이야기다. 안데르센은 타인의 공감과 사랑이 사람의 참 본성을 깨울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잉거가 어렸을 때부터 못 된 아이임을 강조한다. 잉거의 어머니는 어렸을 때부터 잉거가 앞치마를 밟았다고 말한다. 밟는다는 행위는 세상에 대한 무시와 혐오를 보여준다. 결국 빵을 밟아 잉거는 벌을 받는다. 빵을 밟는다는 것은 엄청난 죄이다. 왜냐하면 잉거가 자신의 욕망에 하늘의 이치를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빵의 위치는 입이다. 하지만, 잉거가 자기 신발 때문에, 입에 가야 하는 빵을 발로 밟아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 빵을 밟고 땅속 깊숙이 쑥 빠져버렸다. 잉거가 지옥에 가서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이 바로 ‘배고픔’이었다. 구두에서 빵은 떨어지지 않았고, 잉거는 그 빵을 보며 더욱 괴로워했다.


구원의 눈물

  안데르센 동화에 누군가의 눈물을 통해 타인의 저주가 풀리는 이야기 구조가 나온다. (눈의 여왕) 「빵을 밟은 소녀」에서 잉거가 지옥 기둥으로 지낸 지 긴 세월이 지났을 때 극적으로 변화하는 순간은 바로 작은 소녀가 할머니가 돼서 흘린 눈물이었다. 잉거의 이야기를 듣고 남들은 모두 ‘사악한 잉거’라고 불렀을 때 ‘불쌍한 잉거’라고 생각했던 유일한 소녀였다. 그 소녀가 할머니가 되어 죽음 앞에서 잉거처럼 혹시 자기도 모르게 하나님의 선물을 밟은 죄를 저질렀을까 두려웠다. 할머니는 기도하며 하느님에게 제발 자신을 버리지 말라고 울부짖는다. 할머니는 천국의 문 앞에 서서 불쌍한 잉거를 위해 울었고, 잉거의 영혼은 예상하지 못한 사랑에 압도당했다. 그 사랑으로 잉거는 자신이 땅 위에서 했던 행동을 돌아보며,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이었다고 깨닫게 된다. 잉거는 한 번도 흘려보지 않는 눈물을 흘렸다. 동화에서도 ‘왜 그녀에게 이런 사랑이 주어졌을까?’라고 질문하지만, 대답은 명확하지 않다. 안데르센은 온 세상 사람들이 ‘사악하다고’ 말하지만, 그 사람 안에 선함을 발견하는 한 명이 있다면 그 사람의 사랑을 통해 회개할 수 있다는 인간의 선함을 보여준다. 소녀의 눈물은 하나님이 어떤 사람도 버리지 않는 사랑을 묘사한다. 하지만, 할머니의 마지막 기도를 보면 자기중심적이다. 소녀는 자기가 잉거처럼 지옥에 갈까 두려워 울었다. 그런 눈물이 과연 ‘사랑’일까?

  안데르센은 소녀의 눈물과 엄마의 눈물을 대조적으로 그린다. 엄마는 울면서 너무 슬프지만, ‘네가 그렇게 될 줄 알았다’라고 말한다. 딸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고, 자신의 슬픔에 빠진 엄마로 묘사했다. 어머니의 눈물을 잉거를 구원하지 못한다. 안데르센이 그린 어머니는 무능하게 느껴진다.


나눠준 빵의 양

  모든 잘못을 회개하고, 잉거는 새로 다시 태어났다. 어두운 구멍 속으로 숨었고, 목소리가 없었다. 새는 하늘을 날며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깨달았을 때 조금씩 어두운 구멍 밖으로 빠져나온다. 추운 겨울 작은 새는 자기가 먹을 것을 생각하지 않고 다른 새를 나누어 주었다. 겨울 내내 나누어 준 빵 부스러기가 밟은 빵만큼의 양이 되었을 때 작은 새에서 흰색 갈매기로 변했다. 자신의 욕심으로 버려진 빵을 세상에 돌려주었을 때 해님 속으로 날아갈 수 있는 거대한 흰 갈매기가 되었다. 안데르센은 회개에 질량보존의 법칙을 적용한다. 파리에게 죄를 저지른 만큼 파리에게 돌려받아야 하고, 빵의 양 또한 잉거가 밟은 빵의 그 양만큼을 나눠줬을 때 갈매기가 된다. 과연 내가 한 만큼 돌려받을 때 변화가 이뤄질까? 미야자와 겐지의 쏙독새의 별이 생각난다. 쏙독새는 세상 새들에게 괴롭힘을 받았지만, 자기 먹이가 되는 생명들에게 죄책감을 느꼈다. 결국 자기 입에 우연히 들어오는 벌레들에게 미안함은 느꼈을 때 쏙독새는 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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