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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인류학

두 손으로 도구를 다듬었던 인류의 지혜를 배우자

 

[기술 인류학] 전쟁과 농업(3) 식사, 세계와의 접속

작성자
미자
작성일
2024-10-23 21:33
조회
228

인문공간세종, 2024 기술인류학, 전쟁과 농업(3), 2024.10.24. 미자

 

식사, 세계와의 접속

 

우리는 매일 삼시세끼를 먹는다. 요즘은 아침을 먹지 않는 사람들이 많고 혹은 간헐적 단식이다 해서 세끼를 다 먹지는 않는다. 우리에게 먹는다는 것, 식사는 어떤 의미일까? 우리는 활동하고 살아가기 위해 음식을 먹어야 한다. 나는 출근 전 아침으로 양배추와 사과, 고구마, 방울토마토를 먹는다. 점심은 회사 근처 식당에서 회사 동료들과 저녁은 집에서 간단히 먹는다.

요근래 고기를 자주 먹게 되었는데 먹을 때는 좋았는데 먹고 난 후에는 몸이 무겁고 뭔가 불편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장내 미생물이 평소에 안 들어오던 음식이 들어와서 좀 놀란 것일까? 인간의 장내에는 100조 마리의 세균이 서식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평소에 내 몸 속에 미생물이, 세균이 있다고 의식하지 않는다.

나에게 음식을 먹는 것은 내가 살아가는데 원료를 넣는 행위라고 생각했다. 전쟁과 농업저자 후지하라 다쓰시는 식사는 인간이 생장하기 위한 활동인 동시에 인간의 생태계를 가꾸는 활동이기도 하다고(p.164) 말한다.

내가 먹은 음식은 입속에서 잘근잘근 씹혀져서 위로 내려가고 소장, 대장, 직장을 거쳐 항문을 통해 배변으로 나온다. 음식물은 내 몸을 통과하고 그 과정 동안에 세균은 먹은 것을 분해하고 소화를 돕는다. 이때 세균과 불화(?)가 생기면 영양분을 섭취할 수도 없고 수시로 화장실을 다녀야 하는 심히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렇듯 우리가 하는 식사는 지효성으로 누군가에게 효과를 맡기는 것(p.164)이다. 여기서 누군가는 장내 세균이다. 나는 내가 주도적으로 음식을 먹는다고 여겼는데 그건 수많은 타자들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그래서 저자는 식사란 우주를 몸에 관통시키는 것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장대한 행위(p.163)’라고 보았다. 내가 오늘 먹는 한 끼의 식사는 세상에 내 자신을 맡기는 행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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