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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인류학

두 손으로 도구를 다듬었던 인류의 지혜를 배우자

 

[작은 것이 아름답다] 1부 1~2장 _ 평화와 영속성을 위한 지혜

작성자
진진
작성일
2024-10-30 17:59
조회
103

 

평화와 영속성을 위한 지혜

1. 생산 문제

오늘날 우리는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생각한다. 인류적 차원에서 없어서 못 먹고 못 입는 상황은 없다고 생각하니 말이다. 하지만 작은 것이 아름답다(E. F. 슈마허 지음, 이상호 옮김, 문예출판사)생산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신념이 치명적인 오류이자 환상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오류는 철학적 의미에서 자연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가 변한 것과 연관이 있다고 한다. 과거 자연은 인간의 힘, 영향력이 어찌할 수 없는 경외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근대의 우리는 자연을 정복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한다. 자연에 대한 경외는 이제 과학 기술로 옮겨갔다. 지난 시간 전쟁과 농업에서 살펴봤듯이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생산물은 넘쳐난다. ‘과학 기술의 경이로운 성과에 힘입어 무한한 힘을 갖게 되었다는 환상으로부터 생산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환상이 생겨난 것이다.

슈마허는 왜 생산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것이 왜 환상이라고 이야기할까? 그는 우리가 소득과 자본을 잘못 구분하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단지 발견할 수 있을 뿐, 인간이 만들 수 없는 자본(대체 불가능한 자본)을 마치 소득처럼 취급한다. 언젠가는 고갈되고 사라지고 말 한정된 자본을 소득처럼 생각하기에 자본이 빠른 속도로 소모되어 가는 것을 간과하게 된다. 하지만 근현대 산업 체계에서 인간이 만들어 내는 것은 대부분 대체 불가능한 자본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대체 불가능한 자본을 화석 연료, 자연의 허용 한도, 인간의 본질이라는 세 범주로 구분한다.

우리는 지금 대체 불가능한 자본의 고갈과 새로운 물질에 대한 자연의 무저항력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 문제들을 또다시 문제의 원인으로 해결하려는 방법들을 찾고 있지만, 저자는 이렇게 해서는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한다. ‘평화와 영속성의 관점에서 지금의 상황을 파악하고 새로운 생활양식을 모색해 봐야 한다.

 

2. 평화와 영속성

슈마허는 대체 불가능한 자본으로 화석 연료, 자연의 허용 한도, 인간의 본질, 이 세 가지를 들었다. 우리는 한정된 자원을 마구잡이로 쓰고 풍요로운 생활을 하면서도 우리에게 당면한 에너지 문제나 환경 문제, 노동으로부터 인간성이 소외되는 등의 심각성을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는다. 우리는 살만해질 때까지 이 자본들이 고갈되어 가는 것에 대한 문제를 잠시 보류해 두자고 한다. 언젠가 과학 기술이 해결해 주지 않겠냐고 기대하며 말이다. 하지만 슈마허는 보편적인 번영이 평화를 가져다 줄 수 없다고 말한다. 풍요, 부의 성장 이익은 결국 부자에게, 부국에 돌아갈 뿐이며, 그 이면에는 인간의 탐욕과 시기심이 있기 때문에 결코 평화로운 결말을 가져올 수 없다고 경고한다.

무한하고 보편화된 성장은 있을 수 없다. 지금의 경제학으로는 평화로운 삶을 기대할 수 없다. 그래서 슈마허는 영속성을 위한 경제학을 생각해야 한다고 한다. 여기에서 그가 강조하는 것이 지혜다. 지금의 사회는 물질적 풍요만을 강조하고 추구하며 정신적인 측면을 소홀히 여긴다. ‘지혜의 통찰이란 정신의 영역으로부터 나온다. 이때 필요한 것은 탐욕과 이기심에서 스스로를 멀리하는 일이다.

그가 여기에서 또 강조하는 것이 노동이다. 지금의 노동에는 인간다움이라는 고귀함이 사라졌다. 노동은 단지 돈을 벌기 위한 일, 기계에서 맡겨서 빨리 해치워야 할 일로 여겨진다. 이는 우리가 인간답게 산다는 이미지를 여가를 즐기는 것으로 떠올리는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슈마허는 노동을 인간의 육체와 정신의 선을 위한 신의 섭리에 따라 행해진 것으로 생각하는 철학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노동은 인간과 인간을, 인간과 사회를 연결해주는 일이자 스스로를 인간으로서 가치 있는 존재임을 확인하는 일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 사회의 노동이 재정의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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