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건너뛰기

 

 

 

자연학 실험실

하늘과 바람, 땅에게 배우다

[돌고 도는 돌](1) 응회암, 다채롭게 사는 돌

작성자
기헌
작성일
2024-10-31 23:28
조회
59

   




2023416일 인문세 답사팀이 제주도를 갔을 때 사진이다. 우리는 따뜻한 봄날 제주도 서쪽 해안 수월봉 앞에 서 있었다. 뒤편 언덕에 가로로 선을 그리는 암석층이 보이는데 이것은 바다 쪽에서 일어났던 화산 폭발로 수많은 화산재가 단기간에 쌓여 만들어진 것이다. 화산재가 쌓여 생긴 돌을 응회암(凝灰巖)이라고 부른다. 눈으로 보이는 높이 77m, 길이 2km의 웅장한 수월봉 암석층을 보면서 폭발 당시의 상황을 상상하기는 어렵다. 화산이 폭발하면 거기서 분사되는 용암이나 화산쇄설물이 무엇과 만나느냐, 어떻게 식느냐에 따라 여러가지 돌을 만드는데 그중에서 오늘은 응회암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아보고 우리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알아보자


화산 폭발에 의해 방출되는 가스, 먼지, 돌 등을 산 쇄설물[pyroclastic material, 火山碎屑物]이라고 하고 이것은 입자의 크기에 따라 분류된다. 직경이 작은 것부터 큰 것으로 분류하자면, 직경이 1/16 mm 이하의 세립은 화산진 (volcanic dust), 1/16mm~2 mm 정도의 입자는 화산재 (volcanic ash),  2~64 mm 크기는 화산력 (lapilli),  64 mm 이상의 것 중에서 모가 난 것을 화산암괴 (volcanic block), 둥근 것을 화산탄(volcanic bomb)이라 한다. 화산재와 화산진은 대륙권 상부까지 올라가고, 먼 거리까지 날아간다. 1980년에 미국의 세인트 헬렌스(Saint Helens) 화산이 활동했을 때는 화산진이 2주 동안이나 전 세계로 퍼져 나간 것이 인공위성에서 탐지되었다.   화산탄은 야구공 또는 농구공 크기에서 직경이 수 미터에 이르는 것이 있으며, 타원형·원반형 및 불규칙형 등 모양과 크기가 다양하다 .



화산재 내뿜는 인도네시아 시나붕 화산출처 : https://commons.wikimedia.org/

이 화산은 환태평양 화산대인 ‘불의 고리’에 위치. 1600년 처음 분출한 뒤 400여 년간 잠들어 있다가 2010년부터 다시 폭발하기 시작)


  

화산활동으로 발생하는 응회암은 퇴적암의 한 종류로 분류된다. 응회암은 암질에 따라 유리질응회암(암석의 75% 이상이 유리파편), 결정응회암(주로 마그마에서 연유한 결정 위주로 구성된것), 석질응회암(기존 암석의 파편 위주로 구성된것)으로 분류된다. 응회암의 일종인 용결응회암은 화산재, 부석, 암재가 고온인 채로 두껍게 퇴적될 때 그 하중으로 인한 압력으로 암편이 용결하여 생기는 것이다.


화산이 폭발하여 솟구친 뜨거운 재는 쌓이고 쌓이고 식고 층을 이뤄 응회암이 되었다. 응회암은 사람들에게 집이 되어주고, 구들장을 만들어 주고, 음식을 맛있게 만들어 주는 등 유용한 돌로 우리 가까이에 머문다.맛있게 만들어 주는 등 유용한 돌로 우리 가까이에 머문다. 재로 시작된 응회암의 삶은 그야말로 다채롭다. 



절벽 높은 곳에 있는 요새 마을 우치히사르(터키 카파도키아)


터키 카파도키아는 수백만 년 전의 화산 폭발로 두터운 응회암 지층이 형성되었고, 오랜 세월 동안 여러 차례의 지각변동을 거치면서 지층이 지상으로 노출되었다. 그 후 비와 바람과 같은 대자연의 손길이 오랫동안 부드러운 응회암 지층을 매만지며 지금과 같은 기묘한 암석 군을 형성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동굴 속에 거주 공간을 만들고 삶을 이어왔다.




전남 보성군 오봉산 구들장 채석장.

(구들장을 채취하고 남은 돌들로 석공들이 쌓은 돌탑)


오봉산은 화산이 폭발하고 쌓인 화산재로 층상절리가 발달되었다. 덕분에 이곳의 응회암은 구들장으로 쓰이기에 적합했다. 구들장은 열에 강한 응회암으로 얇지만 오래도록 불과 연기에 닿아도 터지지 않고 공극(孔隙, 토양 입자 사이의 틈)률이 좋아서 따뜻한 공기를 오래 간직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이런 응회암의 성질을 이용한 일본의 특색 음식이 있다.   이시야키 나베石焼는 일본 아키타현 오가시의 전통 요리로 해산물을 냄비에 가열하여 400~800도 정도로 불에 달군 용결응회암을 넣어 뜨거움을 유지한다.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