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인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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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의 사고](3) 후기_시각의 상호성 키우기
시각의 상호성 키우기
세 번의 세미나를 통해 레비–스트로스의 『야생의 사고』를 만났다. 레비–스트로스에 의하면 야생의 사고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문명화된 사고와는 다른 길들여지지 않는 상태의 사고체계를 말한다. 그런데 야생의 사고가 문명화된 사고에 앞선 원시인의 사고체계이자 효율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더 세련됬다는 판단은 ‘자연의 의인화’에 근거한 자의적 편견이다. 야생의 사고는 이항대립의 관계를 기초로 한 분석적이면서 동시에 종합적인 사고체계로 양 방향의 극한까지 진행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양극 간의 조종 능력을 보유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투입 대비 산출 값이 일대일로 대응된다는 효율성을 포괄하기 때문이다. 효율성을 기준으로 한 과학적 사고가 지배적인 산업사회에서 우리는 어떻게 근시안을 벗어날 수 있을까?
레비–스트로스에 의하면 야생의 사고는 예술의 영역에서 오늘날까지 잘 보호되고 있으며, 사회생활 가운데서도 문명화된 사고와 더불어 아직까지 번성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저자는 야생의 사고를 오늘날 문명화된 사고와 공존하며 상호침투될 수 있는 미개척된 잠재적 사고 영역이라 주장한다. 더욱이 저자는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작은 자취에서 짐승이 지나간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 아메리카 원주민의 총체적 사고법이 우리가 자동차를 운전할 때 기계의 미세한 변화를 포착하며 조작하고, 상대 운전자의 눈빛을 해석해서 추월하는 신속한 판단을 내리는 방법과 다를 바 없다고 말한다. 주어진 상황을 예민하게 관찰하고 종합해서 결단을 내리는 분별력은 하나의 연속복합체로 존재하는 우주의 일부분임을 자각하며 자신의 관점을 고집하지 않고 시각의 상호성을 인정하는 태도에서 시작하는 것 같다. 야생의 사고의 능력을 가쳐쳐줄 시각의 상호성과 이러한 관점에서의 효율성의 의미가 무엇일까 더 생각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