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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철학 사상

 

 

[일본 철학사상 자료집] 근대 강단 철학 2번째: 교토학파

작성자
오월연두
작성일
2024-11-04 22:59
조회
42

근대 철학의 2번째 시간은 허남린 선생님이 이끌어주셨다. 일본의 전근대에는 불교, 신도, 유교, 민속종교의 사고가 지배했다면 근대에는 진화론, 서양철학, 천황제를 생각하면서 인식의 틀이 다양해졌다고 한다. 이런 사고는 단어, 어휘, 개념을 기반하여 인식과 판단이 이루어지고 행동과 사회의 제도가 만들어지는 결과로 연결된다. 근대가 되면서 닫힌 사회 vs. 열린 사회, 계급 vs. 평등, 독점 vs. 개방, 독점적 이해틀 vs. 다원적 이해틀과 같이 전근대 개념들과 대립하는 개념쌍이 생겼다.

일본 근대 철학의 대표적 철학자는 니시다 기타로Nishida Kitaro다. 니시다 기타로는 있는 그대로 안다고 할 때 어떤 작동 과정을 거쳐 앎이 이루어지는지 알고 싶어했다. 그는 인식론의 토대로서 순수 경험(pure experience)을 연구했다. 순수 경험은 물체가 앞에 있을 때 인위적인 작동 없이 순수하게 대상을 인식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빨강이란 색을 보면서 빨강은 따뜻해라는 인식을 하기 전의 인식이다. 니시다 기타로는 순수 경험은 장소place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했다. 장소는 의식 안에 있는 의식의 현상을 감싸고 있는데 장소를 통해 대상의 물리적 배치가 이루어지면서 인식이 된다고 했다.

A라는 대상이 non-A라는 대상과 대비되면서 의미가 생기는데, ‘A라는 특성과 대립되는 특성이 있다가 작동되려면 그 안에 A와 대립되는 특성을 품는 그릇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장소이다. Anon-A를 연결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이 장소이다. 참된 장소는 작동되는 것 자체도 감싸주는 무엇이 된다.

장소는 그 자체의 자체를 모두 비움으로써 모든 것을 비추기에 여기서 의미의 세계가 생성되고 대상이 분석되고 추상화되는 동시에 관계로 엮어져 있는 대상을 비춤으로써 판단 작용도 일어난다. , 대상에 대한 지식, 감성, 정서(field of consciousness in general)가 생성되고 일어난다.

장소는 그 자체 안에서 그 자체를 비추면서 자기 인식이 일어나므로 주체와 객체의 대립에 대한 의미가 없어진다. 무엇을 안다고 할 때의 앎은 존재(예를 들면 빨강과 비빨강)와 그릇()의 관계에서 생성되므로 대상을 위치시키는 장소를 생각한다면 색 또한 대상이 될 수 있다.

참된 장소는 작동되는 것 자체도 감싸주는 무엇이 된다. 절대 무True nothingness는 존재와 무를 대립시키지 않고 존재와 무를 감싸는 것이다. 절대 무는 부정의 부정으로 상반되는 무의 장소에서 비추어지는 모든 것을 부정한다. 절대무의 장소에 진정한 자유가 있다. 절대적 자유, 절대적 해방. 의식의 가장 깊은 의미가 여기에 있다. 절대 무는 모든 존재를 부정할 뿐 아니라(분별과 의지가 없다) 무 또한 부정한다. 여기에서 어제의 나오늘의 나가 즉각적으로 통합되면서 진정한 자유가 생기고, 그 자체로서 영원하다.

니시다 기타로가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에 질문에 허 선생님은 일본 대학에 철학과가 생기고 그런 식의 사고 훈련을 하게 되었다고 말씀하셨다. 그런 사고를 바탕으로 사회를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니시다 기타로를 포함한 교토학파의 영향에 대한 질문에 이연숙 선생님은 사고 방식을 바꿔놓았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기타로의 사고는 공간에도 나타난다고 하셨다. 일본 신사에는 무지각의 장소인 토리가 있고, 일본집에도 빈공간이 있는데 이는 니시다 기타로의 절대무라는 개념의 영향인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장소는 움직이면서 위치와 관계가 달라지며 장소에 시간 개념도 포함된다고 하셨다. 또한 천황제를 떠받치는, 전쟁에서 청년을 죽음의 세계’, ‘절대무의 세계로 몰아붙이는 동력이 되었다고 하셨다.

시간이 많이 지나 강의 내용 자체가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서양 철학을 그냥 받아들이지 않고 전근대의 다양한 철학 사상을 기반으로 일본 고유의 방식으로 해석하려고 했다는 점이 인상에 남는다. 반면에 조선은 식민시대를 거치면서 해방 이후가 돼서야 다른 사고들을 접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사고의 틀이 제한적이었다. 사고 체계가 인식과 행동을 만들과 사회적 제도와 규범 그리고 문화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고 했을 때 내가 어떤 사고 체계를 전제로 하는지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 같다. 스승님들의 지혜를 들을 수 있음에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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