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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인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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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평양의 항해자들] 8장 선단(船團)의 무와(Muwa)에서의 최초 정박

작성자
진진
작성일
2024-11-11 17:48
조회
59


 8장 선단(船團)의 무와(Muwa)에서의 최초 정박

우바라쿠(uvalaku)

우바라쿠(uvalaku)는 대규모의 매우 경쟁적인 쿨라로 소규모로 행해지는 보통의 쿨라(Kula wala)’와 분명하게 구별된다. 우바라쿠는 모든 의례적, 주술적 예식을 철저하게 지키며, 일정한 사회조직을 갖추어서 행해진다. 우바라쿠는 각 지역에서 2, 3년마다 행해지는데, 바이구아(vaygu’a)가 많이 모였거나 특별한 사건이 있을 때, 식량이 남아돈다든가, 전쟁의 원정이 순조롭게 성공한 경우 치러진다.

우바라쿠 원정에 참여하는 카누들은 새로 건조되거나 대대적인 개보수, 도장 장식을 다시 해야 하고, 원정을 시작할 때는 카누의 속도와 질, 미관을 놓고 서로 겨룬다. 돼지도 한 마리 이상을 잡으며, 진수식의 의례인 타사소리아, 카누를 소개하는 의식인 카비기도야, 무와섬에서 의례적인 음식물분배를 행하는 카이구야우(kayguya’u), 원정이 끝나고 바이구아를 과시하고 서로 비교하는 타나레레(tanarere) 등이 빠지지 않고 지켜지진다.

쿨라는 선물을 받기 위한 항해이기에 항해를 나갈 때는 바이구아를 절대 가지고 나가서는 안 된다. 모든 이들이 평등한 출발점에서 원정을 시작한다는 점에서 경쟁적 요소가 존재한다. 쿨라의 교환은 결코 동시에 행해지지 않으며, 선물에는 반드시 일정한 때를 지나 답례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특히 우바라쿠에서는 쿨라의 귀중품을 주는 것이 일체 불가능하다. 타 커뮤니티의 바이구아 선물, 원정 동안 입수한 물건의 과시도 경쟁적으로 이루어진다.

우바라쿠의 우두머리, 토리우바라쿠(toliuvalaku)는 보통 한 지방의 추장이나 우두머리로 모든 의식을 통괄한다. 우바라쿠는 그에 의해 비용의 많은 부분이 조달되는 사업이기에 그에게 신용과 영예를 가져다준다. 한편, 원주민들에게 우바라쿠 참여는 바람이자 의무라는 점에서 중요한 사회적 특징을 지니는데, 이는 부족의 대규모 잔치나 제사의 회합의 모든 경우에서 관찰되는 원리다.

 

무와(Muwa)에서

쿨라 원정대가 처음 정박하는 곳은 불과 몇 마일 인근의 무와라는 커다란 사구이다. 이곳에서 그들은 의례적인 음식물 분배를 거행하고 하룻밤을 보낸다. 원칙적으로는 토리우바라쿠가 이 의식의 주재자이지만, 실질적으로 분배를 담당하는 자는 그의 추종자, 아들들, 남동생들, 인척들 중 많은 부를 소유하고 많은 바이구아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다. 음식물 분배가 이루어지는 동안 토리우바라쿠는 무관심하고 초연한 태도를 유지한다.

원정대의 우두머리는 통상 돼지 몇 마리를 가져온다. 돼지를 거꾸로 매달아 불에 굽고 적당한 크기로 잘라 카누별로 분배한다. 그 외의 준비된 음식들도 카누의 수만큼 쌓아 놓는다. 음식물 분배가 끝나고, 토리우바라쿠가 그 더미들을 둘러본 후 자신의 자리로 되돌아가면, 부하가 각 음식물이 어느 카누의 것임을 외치며 분배가 끝난다. 자신의 몫을 받은 카누집단은 자기들끼리 모여 식사를 하고, 전해오는 쿨라의 이야기들을 나누며 휴식을 취한다.

다음날 아침에는 카누의 속도증진을 위한 몇 개의 주술적 의례가 집행된다. 카누가 뱃머리와 함께 튀면서 날도록 기원하는 카두미야라의 주문, 맨 닻줄과 돛대에 맨 판다누스의 깃발에 비시라 주문, 베바(veva)의 밧줄에 거는 카이쿠나 베바의 주문이 그것이다. 그럼에도 카누의 속도가 느리다면, 보조적 의례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행해진다. 이런 것들마저도 그 효력을 발휘하지 못할 때는, 카누에 관한 어떤 타부가 깨졌다고 결론을 내리고, 토리와가는 자신의 부인들의 소행에 불안을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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