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인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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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평양의 항해자들] 16장 도부 주민들의 시나케타로의 답례방문
16장은 도부에서 시나케타로의 원정에 대한 말리노프스키의 관찰을 담고 있다. 시나케타로 도착하기 전 그가 거쳤던 여로에서 인상적인 몇 장면을 살펴본다. 우리는 1장에서 암프렛트 주민들에 대해 야박하고, 내성적이고, 불친절하다는 평가를 보았다. 그리고 낯선 사람에 대한 적개심으로 여자들은 정글로 달려가 숨었었다. 암프렛트의 쿨라 원정대가 떠나야 할 시점에 방문한 말리노프스키는 못마땅한 이방인이었다. 원정대(남자들)가 떠난 후 남아있을 여자들에 대한 우려였다. 원정대들이 항해를 시작할 때나, 방문했던 마을에서 다시 다른 목적지로 떠날 때 인사말이 없거나 어떤 감정의 내색도 없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문득 시나케타에 방문하는 사람이 약 1000명에 가깝고, 시나케타인도 약 500명에 이른다고 하는데 이곳에서 환대는 어떻게 이루어질까 궁금했다. 서로 볼일 다 마쳤으니 인사 없이 헤어진다는 것이 정 없게도 느껴지면서, 한편으로는 어둠 속에서 두 소년이 사냥개처럼 냄새를 맡으며 다른 부족 카누의 방향을 파악하는 것은 분산된 여러 부족이 강한 정서적 공감대(부족의 경계를 뛰어 넘는 성격inter-tribal character of this institution)를 형성하기 때문이라고 하니 이들에게 유대는 어떤 것인지도 궁금해졌다.
말리노프스키가 쿨라 원정대를 따라가며 하는 말이 인상적이었는데, 관찰을 계속하면 드디어 보이게 되는 순간이 있다는 것이다. ‘어떤 사건에 대해서 내재된 규칙과 기본적인 사상을 미리 알아 둔다는 것은 사회학적인 고찰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특히 대다수의 원주민들이 그 사건과 관여되어 있을 때에는 더욱 그렇다. 그렇지 않는다면 실제로 중대한 사건들이 군중들의 막연하고 우연한 움직임으로 인해서 희석되어 버릴 것이고, 따라서 그 관찰자는 그 사건의 중요성을 놓치게 된다. 분명한 것은, 만약 누군가가 똑같은 현상에 대해서 반복하여 관찰을 계속한다면, 그 현상의 규칙성regularity과 불변성permanence이 포착될 수 있을 것이고, 그 결과 그 현상의 근본적이고도 서로 상관된 특징이 분명히 드러나게 될 것이다.’(4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