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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미즘

만물에 깃든 영을 보다 

 

[나무의 신화] 나무, 신에게 이르는 통로

작성자
기헌
작성일
2024-07-03 17:59
조회
155

 

나무의 신화에 따르면 태초부터 인간의 운명은 나무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고대 모든 종교에서 사람들은 나무에 제의를 올렸다. 지역마다 그 종은 다르지만 자연적인 동시에 초자연적인 나무를 하늘과 땅 그리고 지하, 온 세계를 연결하는 중심 기둥으로 우주목宇宙木을 두었다. 우주목은 우주의 구성체와 인간이 우주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설명하고 있는 신화들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고 풍부하며 보편적인 상징이 되었다. ‘왜냐하면 나무는 인간의 의식을 포착할 수 있는 길이요, 우주에 생기를 부여하는 생명의 통로이기 때문이다. 대립되는 두 개의 무한을 서로 연결시키는 동시에 상반되는 의미를 갖는 대칭적인 두 심연인, 뚫고 들어갈 수 없는 어두운 지하의 물질과 접근할 수 없을 만큼 빛나는 에테르가 서로 결합하는 나무 앞에서 인간은 꿈꾼다. 묵묵히 서 있는 나무 줄기에 몸을 기대면 인간은 나무에 동화되어 그 내적인 움직임을 들을 수 있게 된다.’(38)

게르만족의 전승에서 세계에 우뚝 솟은 우주목의 존재를 알 수 있다. 종교적으로 신봉하던 나무에 여장을 한 샤먼이 의례를 행한다. 샤먼의 여장이 의미하는 것은 양성성을 나타내고, 신과 인간의 교류를 상징하는 것이다. 인간의 원초적이고 근원적인 양성적 가치는 분리된 성을 초월하는 힘을 획득하고자 함이다. 이는 양성 상태와 탁월한 명석함 사이에 상관 관계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샤먼은 창조신과 마찬가지로 자웅 동체인 우주목에서 자신들의 신기를 끌어내고 완벽한 힘을 소유하려고 했다. 필요한 힘을 얻은 샤먼은 신들과 소통이 가능해지고 아홉 번의 하늘을 지나는 기나긴 의식에서 무아경에 빠져 상징적으로 우주목에 올라간다.

샤먼들은 결코 자유롭지 않았고, 부여받은 소명을 거부할 수 없도록 운명지어졌다. 샤먼의 임무를 받은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수 없다. 의도적으로 무리에서 괴롭힘을 당하여 의기소침하거나 정신 착란에 빠지기도 한다. 그는 보이지 않는 압박감에서 비롯된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해야만 한다. 일단 샤먼이라는 임무를 맡게 되면 용감하게, 매우 엄격한 도덕적 원칙에 따라 임무를 완수한다. 샤면의 임무 중 하나는 병을 치료하는 것인데, 사람들이 병에 걸리는 이유는 자연적 이유가 아니라 유독한 성분으로 영혼이 상실되었기 때문이다. 샤먼은 이 임무를 위해 신들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데, 이때의 여행이란 엑스터시에 이를 때까지 무고를 두드리며 자작나무를 기어오르는 상승 제의이다. 나무는 신에게 가는 길이 되고, 신에게 가까워진 샤먼은 그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희생양과 제물을 바치며 영혼의 자유를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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