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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데스콜라 『자연과 문화의 저편』] 3장 대분할(2/10)

작성자
오월연두
작성일
2025-05-04 22:35
조회
45

거북이 잉글리쉬 (매주 월요일 오후 7시 30분 ~ 9시 30)의 번역입니다오선민 선생님이종은 선생님이유진 선생님, 조재영 선생님최경미 선생님최옥현 선생님윤연주가 함께 번역했습니다. 

□ 책의 목차

Ⅰ. 눈속임하는 자연

 1. 연속성의 구성

 2. 야생과 길들여진 것   유목의 공간들 / 정원과 숲 / 밭과 논 / 들과 숲 / 목동들과 사냥꾼들 / 로마의 풍경, 허시니아의 숲, 낭만적 자연

 3. 대분할   풍경의 자율성 / 퓌시스의 자율성 / 창조의 자율성/ 자연의 자율성/ 문화의 자율성 / 이원론의 자율성 / 세계의 자율성 

Ⅱ. 관습의 구조

 4. 관습의 스키마   구조와 관계 / 익숙한 것을 이해하기 / 스키마티즘 / 차이화, 안정화, 유추

 5. 자기와의 관계와 타인과의 관계  식별의 양식과 관계의 양식 / 타자는 나

 

아마도 우리가 알렌 로저에 의해 그려진 장소의 ‘예술화(artialisation)’와 시각의 ‘예술화(artialisation)’ 사이의 구별을 채택한다면, 여기서 우리는 삼중의 발음을 이야기해야 한다. 전자는 기분 전환과 미학적 목적으로, 통상적으로 풍경의 조경 기술을 위한 자연 일부의 재배치를 정의하는 반면, 후자는 풍경을 회화로 재현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1) 세이버리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시골은 영국 풍경이 확실히 아니다. 거의 목가적인 우아함은 의심할 여지 없이 그림 안에 배치한 의도들만큼이나 예술가의 기술에 빚지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 어린 느릅나무들의 작은 숲을, 저기 들판 중앙에 사과나무를, 그리고 또 다른 위치에 집 안마당에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는 나무를 배치했을 때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예술가는 매우 잘 알았다고 말하는 것이 안전하다. 황제의 Landschafts-mahler(풍경화가)는 원근법적인 시야의 전경과 후경 안에 보헤미아의 실루리안Silurian 산의 바위 형성 특징과 그와 동일한 그 지역의 전형적인 시골 거주지의 편성 모두의 재현을 통합하려고 완전히 의도했을 가능성이 꽤 있다. 예술가의 펜에 의해 영향을 받은 야생의 자연과 길들여진 시골 풍경의 결합은 경이로운 장소를 창조했다. 그 경우가 아니더라도, 그 그림의 구성은 자연의 근대적 탄생의 시작을 이 그림 안에서 주목할만하게 재현함을 목격하고 있다는 환상을 만족시키는데 충분히 독창적이다.  

  파티니르와 뒤러의 시대부터 루이스달Ruysdael과 클로드 로랭Claude Lorrain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약 150년의 기간 동안 풍경화는 공간에 대한 절대적인 지배력을 얻었다. 여전히 연극 무대의 세트를 연상시켰던 평면의 연속으로 묘사된 장면은, 원근법적 구성의 인위성을 가리는 균일한 깊이의 인상에게 자리를 내주어서 그것에 의해 화가가 그리는 자연적 장면에서 주체가 빠진 것처럼 보이게 하였다. 인간의 환경을 모두 외형으로 표현하는 이 방법은 같은 기간에 코페르니쿠스의 우주의 탈중심화에서 데카르트의 연장(res extensa)에 이르는 기하학, 물리학, 광학에 의해 촉진되었던 공간을 수학화하려는 움직임과 물론 분리할 수 없다. 파노프스키가 지적했듯이, “17세기의 투영 기하학은… 예술가의 작업실의 산물이다.”2) 선형 원근법뿐만 아니라 현미경(1590)과 망원경(1605)까지 현실을 가시화하는 새로운 도구의 발명은 엄격히 정의된 지각 체계 안에 특정한 요소를 경계 그음으로써 그때까지 알려지지 않은 특이성과 통일성을 요소에 부여해 세계와의 새로운 관계 설립을 가능하게 했다. 시각에 부여된 특권적 지위는 다른 감각기관을 해치면서 자율적(독점적) 지위를 얻는 데까지 확장되어 데카르트적 물리학이 (이 지위를) 착취하게 되었으며 신대륙의 발견과 지도 제작으로 비롯된 알려진 세계의 한계 확장에 의해 선호되었다. 이제 말도 못 하고, 냄새가 없고 만질 수 없는 자연은 생명이 결여된 채로 남겨졌다. 온화한 대자연은 잊혀졌고, 잔인한 계모인 자연은 사라졌다. 남은 것은 복화술사의 인형(더미)일 뿐이었고, 인간은 말하자면 자신을 주인이자 지배자로 만들 수 있었다.* 

  현실의 객관화라는 기술적 차원은, 신성한 창조에 의해 내재적 의미를 부여받은 인간과 비인간의 복잡한 전체성(총체)이라기보다 학자들이 톱니바퀴로 분해할 수 있는 기계로 세상을 표현한 17세기 기계론적 혁명에서 필수적이였다. 로버트 레노블은 이 파열이 일어난 날짜를 갈릴레오의 『두 세계 시스템(체계)에 관한 대화』가 출판된 1632년으로 지정했다, 이때 존재의 본성이나 사물의 본질에 관한 어떤 철학자들의 논쟁과는 거리가 먼, 기계 예술을 훈련받은 기술자들 간의 베니스 아르센 토론에서 근대 물리학이 등장했다.3) 이제 진정 자연의 건설이 시작되었다! 이것은 확실히 사회적이며 이데올로기적 구축이었지만, 또한 시계 제작자, 유리 생산자 그리고 렌즈 연마사 그리고 실험실 실험을 가능케 한 모든 장인들의 전문성 덕분에 실질적인 구축이기도 했다. 그 실험은 새로운 과학의 대상들을 만들어낸 현상을 분리하고 재구축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은 그리하여 현상의 객관화 조건을 망각하는 대가로 자율성을 획득하였다. 이성 덕분에 타인의 경험이라는 어두운 진창에서 해방되고 (타인을) 주관성의 무질서와 연속성의 환상으로 연결하는 고리를 끊음으로써 초월적인 존재로 그려낸 근대성의 “팩티시즘factishes” (브르노 라투르의 편리한 신조어인 faitiches를 빌리자면)이 이제 그 모습을 나타냈다.4) 개인과 세상의 이원론은 이제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 이것이야말로 반대편에 한 쌍을 놓은 우주론의 핵심을 이룬다. 한편으로는, 법에 의해 지배되는 사물들과 다른 쪽에는 그것들을 의미 있는 집합으로 체계화하는 사고가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신체- 지금은 메카니즘으로 간주되는 –와 다른 쪽에는 신이 의도한 대로 그것을 지배하는 영혼이 있다. 경이로움이 박탈된 자연은 이제 어린이 왕에게 제공되었고, 어린이 왕은 자연의 작용을 해체하면서 자신에 대한 자연의 힘을 떨쳐버리고 자신의 목적을 위해 그것(자연)을 노예 삼았다.  

  초기 근대가 인간을 유-무생물의 매트릭스(행렬)에서 해방시킨 이 쾌거는 인류 역사상 이례적인 일로 보이지만, 사실 이 순간은 결국 한 단계에 지나지 않는다. 이 과정은 수년 전부터 진행되어 1세기 반이 지나서야 정점에 이르렀고, 그 무렵(때)까지 각각 고유한 주제와 방법론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은 자연과 문화는 현대 인류학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표시하게 될 것이다. 이 과정은 수년 전부터 진행되어 1세기 반이 지나서야 정점에 이르렀고, 그 무렵(때)까지 각각 고유한 주제와 방법론으로 (지금은) 확고히 자리를 잡은 자연과 문화는 현대 인류학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표시하게 될 것이다. 과학과 철학의 역사가들은 이 시점에서 (근대성의) 긴 성숙 과정을 간략하게 소개하는 것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을 정도로 서구의 이러한 특징에 대해 충분한 학술적 연구를 해왔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내재적 사실성을 부여받은 사물 세계와 다른 한편으로는 자의적 의미의 지배를 받는 인간 세계를 확립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짧은 글을 쓴다면, 자연 개념의 역사에5) 대한 많은 훌륭한 연구들이 주는 인상과는 달리, 자연은 위대한 지성인들과 독창적인 장인들이 결합한 노력 덕분에 자연의 본질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더 낫다, 오히려 그것은 근대성이라는 우주 발생의 토대가 되도록 설계된 특정한 종류의 존재론적 도구로서 조금씩 구축되어왔습니다. 가상의 히바로(Jivaro) 사람이나 중국의 과학사학자의 관점에서 보면 아리스토텔레스, 데카르트, 뉴턴은 비인간의 구별되는 객관성과 그것을 지배하는 법칙을 밝혀낸 인물로 보이기보다는 이 세계의 실재를 분류하고 그것들(실재) 사이에 위계와 불연속성을 세우기 위해서 나머지 인류에 의해서 만들어진 선택과 비교할 때 완전히 이질적인 자연주의적 우주론의 건축가로 보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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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5-06 10:48

    우리가 이리 어려운 책을 읽은 건지, 번역을 한 건지, 번역 잘하시는 분들에게 끌려간 것인지, 까마득하게 느껴지네요. 시각의 특권적 지위를 가능하게 하는 원근법과 현미경, 망원경 등이 대상의 진실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복화술사의 인형을 만드는 일이라니!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가 와르르 무너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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