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데스콜라, 『자연과 문화의 저편』 ]1장 연속성의 구성_3번째
거북이 잉글리쉬 (매주 월요일 오후 7시 30분 ~ 9시 30분)의 번역입니다. 오선민 선생님, 이종은 선생님, 조재영 선생님, 최경미 선생님, 최옥현 선생님, 윤연주가 함께 번역했습니다.
Ⅰ. 눈속임하는 자연
1. 연속성의 구성
아추아르인들에게 기술적인 노하우는 한 사람과 다른 사람의 규정된 관계, 즉 사냥꾼, 동물들 그리고 사냥감 게임의 주인들인 영혼들 사이의 관계와 여성들, 정원 식물들 그리고 애초에 배양된 종들을 낳은 신화적 인물 사이의 관계가 번성하는 상호주관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능력과 분리될 수 없으며 그들의 생명력을 보장하기 위해 현재까지 게속되고 있다. 숲과 경작지는 단순히 음식을 생산하는 장소라기보다는, 인간이 날마다 단지 신체적으로 다르고 그들의 언어가 부재하다는 측면 외에 인간과 구별하기 힘든 유혹적 존재에 관여하는 미묘한 사회성의 극장을 구성한다. 그러나 이런 사회성의 형태는 이것이 식물로 향하는지 동물로 향하는지에 따라 다르다. 대부분 시간을 바치는 정원의 주인인 여성들은 그들이 재배하는 식물들을 마치 다 자라날 때까지 확고한 손으로 이끌어야 할 아이들처럼 대한다. 이런 모자 관계는 정원의 영혼인 눈쿠이(Nunkui)가 그녀 자신이 처음에 만든 식물들에게 제공하는 후견권을 명시적으로 본떴다. 반면에 남자들은 그들 영혼의 일부분을 위해서 그들이 사냥한 동물을 처남으로 간주했다. 이것은 상호 존중과 신중함을 요구하는 불안정하고 까다로운 관계이다. 정치적 연합은 일반적으로 혼인에 의한 친족들의 동맹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이들은 또한 오래된 원한에서는 금방 적이 될 수 있다. 혈족이나 혼인으로 맺어진 친족관계는 아추아르인들에게 사회적 계층을 지배하고 서로의 관계를 결정하는 두 개의 상호 배타적인 범주를 구성한다. 그리고 두 범주 사이의 대립은 비인간에 대해 규정된 행위(conduct)로 재생산된다. 여성에게 그들의 식물은 혈족이다. 남성에게 동물은 혼인으로 맺어진 친족이다. 자연적 존재들은 그러므로 실제적인 사회적 동반자가 된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 ‘자연적 존재’에 대한 묘사는 언어적 편의에 불과한가? 인간의 속성 대부분을 동물과 식물에 부여하는 우주론에서 자연에게 자리가 있을까? 생존을 추구하는 바로 그 활동을 생물권의 인간화된 요소와 개별적 짝을 이루는 다양성의 한 형태로 간주할 때, 자연 자원의 전유 또는 변형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어떤 이가 아추아르인들이 거의 손대지 않은 이 숲을, 그들은 어떤 영혼에 의해서 조심스럽게 가꾸어진 거대한 정원으로 간주하고 있는데, ‘야생 공간’으로 묘사할 수 있을까? 베를렌(Verlaine)의 ‘사납고 과묵한 신’에서 천 리그 떨어진 이 곳에서 자연은 초월적인 요소도 아니고 단순히 사회화되어야 하는 대상도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사회적 관계의 주체이다. 자연은 농장 세계의 확장이며, 실제로 자연은 심지어 가장 접근하기 어려운 곳까지도 길들여진다.
아추아르족은 세계에 살고 있는 그 실체들 사이의 차이점을 확실하게 끌어낸다. 그런데 생물과 무생물의 위계질서는 의문의 대상이 되는 존재들의 완전성의 정도나 외모의 차이 또는 각각의 본질적 속성의 점진적인 축적에 기반을 두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불균등하게 분포된 인지적 자질을 이해함으로써 가능하게 되는 다양한 의사소통 방식을 기반으로 한다. ‘인격(persons)’의 범주에 영혼이 부여된 정령들, 식물들, 동물들을 포함한다는 점에서 이 우주론은 인간과 비인간을 구별하지 않는다. 그것은 가능하다고 알려진 정보 교환 수준에 따라 위계적인 순서를 만들 뿐이다. 아추아르 자신들은 분명히 이 피라미드의 정점을 차지한다. 그들은 서로를 보고 같은 언어로 의사소통한다. 아추아르족은 주변에 사는 다른 지바로(Jivaro) 부족의 구성원들과 그들의 방언을 어느 정도 서로 이해할 수 있기에 우연이든 고의적이든 오해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하지만 대화 또한 가능하다. 아추아르족은 공통 언어가 존재한다면, 스페인어를 말하는 백인들, 퀴추아(Quichua) 언어를 말하는 이웃들과 또한 민속학자들과도 만나서 소통한다. 하지만 그 언어의 숙달은 모국어가 아닌 대화 상대자의 입장에서 많은 경우 불완전하다. 즉, 이것은 같은 수준의 현실을 상정하는 두 당사자들의 능력 사이의 일치를 의심하게 만드는 의미론적 불일치의 가능성을 도입한다. 주로 언어학적인 소질에 의해 정의된 ‘완전한 인격’의 영역에서 멀어질수록 더 많은 구별이 강조된다. 예를 들어, 인간들은 식물들과 동물들을 인지하는데, 만약 그들(식물들과 동물들)이 영혼을 소유하고 있다면, 그들 스스로 인간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추아르족이 그들(식물들과 동물들)에게 말할 수는 있지만 그들(아추아르족)의 오래된(anent) 주문 덕분에, 그들은 즉시 응답받지 못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꿈을 통해서만 소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혼들과 특정한 신화적 영웅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그들은(식물, 동물, 영혼, 신화적 영웅들) 그들에게 말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지만, 일반적으로 그들은 원래의 형태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꿈이나 환각을 일으키는 최면의 과정에서만 완전히 관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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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moonse | 2024.06.04 | 0 | 166 |
합리적 이성의 세계는 인간과 비인간 사이에 넘을 수 없는 불연속성이 존재하지만, 아추아르족들에게 식물, 동물은 인격(영혼)을 가진 존재이며 여성들은 식물을 자식 키우듯 하며 남성들은 동물을 자신의 처남으로 여긴다. 아추아르족들에게 자연은 사회적 관계의 주체이다. 그들의 세상은 인간과 비인간이 연속성 안에 놓여 있다. 매우 흥미롭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