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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일리치 Ivan Dominic Illich

공생의 삶을 생각하다

 

학교 없는 사회 정리

작성자
김현옥
작성일
2024-07-18 17:43
조회
139

가치의 제도화에서 공생적 제도화로 한걸음

                                                                                                                                                                                                                              2024.7.19.김현옥

우리나라에서 국민이 누릴 수 있는 권리와 행해야 할 의무를 헌법에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그것이 국민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를 위한 것인지 아이러니하다. 이에 이반 일리치는 지금 우리가 누리는 각종 제도가 전 지구적 퇴행과 현대화된 가난이 생겨난 배경이므로 이는 물리적 오염, 사회적 양극화, 심리적 무능력을 초래한다고 지적한다. 여기서 현대화된 가난이란 상황을 주도 할 수 있는 힘의 결여와 인간적 능력의 상실이 결합하여 생긴 결과로 본다. 또한 의료, 교육, 복지 등이 서비스 치료의 결과로 정의되면 퇴행은 가속된다는 암담한 모습을 예견한다. 왜냐하면 정신적 필요가 상품에 대한 수요로 바뀌면 가난에 대한 정의도 전문 관료가 멋대로 정한 기준에 맞춰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반 일리치는 기존 학교 교육뿐만 아니라 학교화된 사회를 비판하며 자발적이고도 독립적이면서 상호 연결된 삶으로 이끌 수 있는 탈학교화된 사회를 제안한다.

의무교육인 학교 교육은 동일한 연령대 아이들을 1인 교사의 관리하에 전일제로 시행되는 강제적 교육과정이다. 겉으로 보면 평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서는 무한경쟁으로 열등과 우등을 구분 짓는 등급화로 사회적 양극화를 초래한다. 이런 교육 환경 속에서 내가 무엇에 흥미가 있고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보다는 좀비처럼 주입된 교육을 통해 사회에 필요한 인재 성장을 목표하고 기대하며 제도를 좇는다. 이런 목표를 향한 질주는 오로지 성숙 없는 성장만 가져온다. 그 결과 목표에 미치지 못한 대부분의 개인은 좌절하는 힘만 커지고 무능력한 인간으로 전락했다. 이반 일리치는 이러한 이런 퇴행은 전 지구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는데 학력 중심의 우리 사회에서는 부모 세대들보다 고학력자들이 자립하지 못하고 부모에게 의존해 생계를 유지하는 경우에서도 볼 수 있다.

이반 일리치는 배움은 우연히 얻어지고 배움을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닫고 또 다른 사람의 배움에 기여할 수 있는 그런 형태의 배움을 강조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학교에서 배우지 않은 예기치 못한 일들을 종종 접하게 되며, 그런 우연한 사건 속에서 실패와 좌절을 겪어내며 한걸음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반 일리치는 우리의 시야를 넓혀 줄 수 있고 자발적 이용이 특징인 공생적 제도를 제안한다.

공생적 제도는 스스로 자유로운 행위자로 있으면서 공정이 정한 한도 내에서 선택의 기회를 늘려 준다. 또한 이미 짜인 프로그램에 학습자가 참여하는 형식이 아닌 학습자 스스로가 어떤 배움이 필요한가를 선택하고 목표를 세워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찾아갈 수 있는 경로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반 일리치는 네 가지 경로를 제시해 주는데 교육자료 참조 서비스, 기술 교류, 동료 연결, 전문 교육자 서비스이다. 이를 통해 기대 보다는 희망에 찬 에피메테우스적 인간으로 부활을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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