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 일리치 Ivan Dominic Illich
공생의 삶을 생각하다
[젠더] 6장 젠더의 역사
[젠더 경계 넘기-금기와 ‘파네’]
터부와 파네는 둘 다 금지를 위미하지만 금지하는 영역이 다르다.
터부는 한 씨족의 남녀에게 모두 해당하는, 외부로부터 위협해 오는 것에 대한 금지이고
파네는 달의 뒷면처럼 이 세상의 다른 절반을 가리킨다. 오로지 상대 젠더의 말, 표정, 행동에 비친 모습을 통해서만 알 수 있다.
파네는 개인의 불행이나 사회적 재난의 시기에 넘나들기도 한다. 신분이 높다면 관습을 뛰어남을 자유가 더 혀용된다.
거의 모든 지역에서 ‘복장바꾸기’ 행사를 하면서 다른 젠더를 조롱하면서 한 쪽 젠더가 너무 강해지는 걸 막으려 했다.
복장 바꾸기는 가장 깊은 신비적 체험을 통해서 젠더의 뿌리를 확인하는 일이었다.(149)
[동성애의 역사]
성적으로 어느 젠더에 끌리느냐로 그 구성원들을 분류하는 사회는 매우 드물다. 르네상스 이전까지는 누군가 남성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작가라는 사실보다 그다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150)
동성애를 진단하려면 이성애라는 규범이 필요했는데, 이는 혼인으로 맺어진 생산 단위를 받아들이게 한 장치가 필요해서였다.
중세 절정기(아마 13~14세기)에 이르러서 교회가 가정에 사목적 돌봄을 제공하면서 토박이 젠더 관습과 교회의 젠더 모델 사이에 갈등이 생겨났다.
이때는 ‘이단’이 많이 생겨났는데, 사람들에게 ‘보편’신앙을 제공하면서도 로마교회처럼 일일이 젠더 통제를 가하지 않는 이단이 인기를 끌었다.
[양심을 발명하다]
남녀 성을 불문한 신자들 모두, 라는 말이 표현되며 남녀 동일 시각으로 신앙 규칙을 적용
속죄의식이 고백성사로 바뀌면서, 고해신부가 신자에게 물어야 하는 지침서가 마련되었다.
이제 새로 만들어진 지침서에는 젠더 규범을 어기는 일이 인간 보편에 있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지역마다 있었던 젠더 규범과 무관하거나 때로는 모순되는 방향으로 규정하는 내용이 점차 들어가게 되었다. (157)
토박이 젠더 문화에서는 여자가 저지르는 간통은 남자가 저지르는 간통과는 늘 다른 종류의 죄였다. 하지만 교회법으로 이제 두 가지는 같은 죄가 되었다.
실정법이 인간에게 내면화되어 다듬어진 것이 양심이라면, 도리는 젠더로 성장함으로써 얻게 된 것인데 이전까지는 도리만으로도 충분히 다스릴 수 있던 사회 속으로 양심이 파고들면서 ‘남자’와 ‘여자’의 상도 변했다.(160)